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점거 농성 4일차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점거 농성 4일차
  • 함수연
  • 승인 2019.09.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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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내리는 추석 연휴 빗속, 한국도로공사 건물 처마 밑에 둥지를 튼 노동자들과 함께

 

9일, 첫 째날 톨게이트 노동자들 기자회견
△ 9일, 톨게이트 노동자 기자회견
10일, 첫번쩨 문화제
△ 10일, 첫 번째 문화제
11일, 두번째 문화제
△ 11일, 두 번째 문화제
12일, 세번째 문화제. 오늘은 2층에 점거 농성 중인 여성 노동자들이 후문으로 나와 경찰을 사이에 두고 함께 했다.
△ 12일, 세 번째 문화제. 2층에 점거 농성 중인 여성 노동자들이 후문으로 나와 경찰을 사이에 두고 함께 했다.

11일은 지난달 29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요금수납원 노동자 1,500명 모두에 대한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한국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을 시작한 지 4일차 이자 추석 연휴 첫날이다.

9일 점거농성을 시작한 이후 3번의 강제 해산이 있었다. 9일, 첫째 날 20층 도로공사 사장실에서 농성 중이던 노동자 7명과  2층 로비 점거 농성 노동자 중 2명이 연행되었다. 

10일, 경찰이 노동자들을 강제 해산시키려는 과정에서 톨게이트 여성 노동자들은 웃옷을 벗으며 저항했다. 언론과 SNS에서 브래지어만 입은 여성노동자들의 사진이 유포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찢어졌다. 언론과 SNS 등에서는 1976년 군사정권 당시 동일방직 여공들의 반나체 투쟁과 같다며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5.18 광주 민주 항쟁에서 ‘너희는 꼼짝 마라, 저항하면 죽임을 당할 거야’라고 암시하는 듯한, 총을 든 군인들 앞에 남성들이 팬티만 입고 손을 깍지 낀 채 줄지어 엎드린 모습이 떠올랐다. 

얼마나 굴욕적이고 치욕스러운 일인가, 이날 톨게이트 여성 노동자들이 자신의 알몸을 드러내면서까지 강제 해산에 저항한 것은 그만큼 생존권이 절박하다는 외침을 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래 해보자,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우리는 당당히 맞서 이기겠다’라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이날 2층 점거 농성 여성노동자의 물품 반입을 하면서 남성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성 경찰이 옷가지와 생리대를 검열하여 반입했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잠을 자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모포 한 장, 돗자리 한 장 들여보내지 못하게 했다.  

이것은 분명 인권침해이다. 웃옷을 벗고 저항한 여성 노동자를 채증한 직원과 경찰들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층 점거농성 여성 노동자들에게 보낼 옷가지 등 검열
△ 2층 점거 농성 여성 노동자에게 보낼 옷가지 등을 경찰이 검열하고 있다.
강제 집압을 위한 1층 로비 매트설치
△ 강제 진압을 위한 1층 로비 매트 설치
강제 진압에 맞서 대응하는 건물 밖 노동자들
△ 강제 진압에 맞서 대응하는 건물 밖 노동자들
한국 도로공사 잔디에- 노동자들
△ 한국도로공사 잔디에서, 노동자들 

11일, 세 번째 강제 해산을 시도하며 경찰은 1층 로비에 3개의 에어 매트를 깔았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층마다 바리케이드가 있고, 에스컬레이터는 좁았다. 경찰은 2층에서 노동자를 들어 1층으로 던지는 방법으로 강제 진압하려 한다. 이 모든 강제 해산 계획이 경찰들이 알아서 결정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 누구인가?

지난달 29일 대법원은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을 본사가 직접 고용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9일 이강래 사장은 대법원 승소 수납원 가운데 일부 인원만 직접 고용하고, 이들에게 수납업무 대신 현장 조무 직무 등의 업무를 맡기겠다는 내용의 고용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 745명 중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 정규직 고용에 동의한 220명 등을 뺀 나머지 499명에 대해, 고용의사 확인한 후 자회사로 고용하거나 기존과 다른 직군으로 고용할 계획을 밝혔다. 현재 1·2심 재판이 진행 중인 요금수납원에 대해서는 재판을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점거농성은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근로자와 달리 1·2심 소송이 진행 중인 1,047명에 대해 직접 고용을 할 수 없다”라고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도로공사 측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수납원에 대해서만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으로, 이것은 노동자 개인이 일일이 법원 소송을 진행하라는 것이다. 

△ 한국도로공사 건물 처마 밑 노동자들

여성 노동자와 장애를 지닌 노동자를 사지에 몰아 단 하나의 선택지만을 내놓는 시간 끌기 ‘꼼수’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 공공기관의 사장은 범법자가 아닌가. 

대통령의 임명으로 된 공공기관 사장이 이렇게 한다면 자본가들은 도대체 얼마나 더 악랄하고 비열하게 노동자들을 대하겠는가. 수많은 방법을 동원하여 노동착취를 교묘히 하고, 법망을 빠져나갈 것이 뻔하지 않은가.

공공부문 상시고용 노동자는 온갖 이름의 비정규직이 아니라, 직접 고용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

노동자들은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직접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1500명 톨게이트 노동자 직접 고용을 이룰 때까지 농성하겠다는 의지를 매일 3시 집회와 7시 문화제에서 밝히고 있다.

 

톨게이트 노동자즐 대법원 판결 축하 현수막
△ 톨게이트 노동자 대법원 판결 축하 현수막
생존권 현수막

 

2층 로비 점거농성 노동자 300여 명과 건물 밖에서 함께 하는 3~400여 명 노동자들은 오늘도  “직접 고용, 쟁취 투쟁, 결사투쟁”, “우리가 옳다, 직접 고용 이행하라”, “함께 싸우고 반드시 쟁취하자”, “대법원 판결 이행하라”, “1500명 집단해고 문재인 정부 책임져라”, “이강래 사장 나와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점거 농성 첫날부터 도로공사 직원들은 경찰들과 함께 건물 밖 노동자들과 맞서며 “한국도로공사에서 알려드립니다. 본사 로비에 계신 요금수납원들은 현재 공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즉시 사옥 밖으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라는 방송을 했었다. 둘째 날도 그랬다. 

이런 방송은 처음 들어본다. 보통은 경찰 측에서 방송을 하기 때문이다. 매우 불쾌하지만, 노예처럼 복종하는 노동자들 또한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옳다. 1500여 명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힘낼 수 있도록 연대하자.

 

 

2019년 9월 12일 목요일

다행히 저녁에 비는 그쳤지만, 전 날 저녁부터 내린 비에 기온이 뚝 떨어진 날씨.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건강이 지켜지길 바라며, 추석날 행복한 시간 만들기 바랍니다.



추석연휴 동안의 일정 웹자보
△ 추석 연휴 동안의 일정 웹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