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점거 농성 8일 차, “우리가 이긴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점거 농성 8일 차, “우리가 이긴다”
  • 함수연
  • 승인 2019.09.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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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5일 차) 한가위 합동 차례와 15시 집회, 19시 문화제
14일(6일 차) ‘비정규직 이제 그만’ 14시 집회, 19시 문화제 그리고 또 그날 밤엔 무슨 일이
15일(7일 차) 15시 집회, 20시 민주노총 문화제
16일(8일 차) 10시 민주노총 기자회견, 19시 문화제

 

농성장 꾸미기 활동
‘이길 때까지 싸운다’

대통령이 임명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대법원판결을 올바르게 이행하지 않는 것은 근무 태만이 아닌가?

‘시작은 공평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한국도로공사 사장 이강래를 파면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요금수납원 도로공사 직원이 맞다”라는 대법원판결 이행, 곧 직접고용을 해야 함에도 법을 깡그리 무시하는 처사는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인가.

특히 정부는 공공기관에 자회사를 두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병폐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자회사라는 것이 도대체 어디에서 온 말이며 무엇을 위한 회사라는 것인가? 

톨게이트 노동자 중에 장애를 지닌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이번 점거 농성장에 들락거리며 알게 되었다. 장애인 노동자에게 대법원판결이 난 노동자들을 다른 업무(환경미화, 풀 뽑기 등)에 배치한다는 것 자체가 당사자에게는 퇴사하라는 압박으로 들릴 수밖에 없으므로, 장애 인권 차원에서도 문제 제기를 하고 싶다.

 

한가위 합동 차례
한가위 합동 차례
한가위 합동 차례 지내기-건물 안 노동자들
한가위 합동 차례를 지내는 건물 안 노동자들
저녁 문화제
저녁 문화제

12일(4일 차) 노동조합에서 2층 로비 점거농성자들과 건물 밖 연대 노동자들이 함께 좀 더 의미 있고 마음을 달래는 한가위를 맞이하도록 ‘전을 부쳐볼까?’, ‘송편을 빚어볼까?’ 여러 경로로 알아보았으나, 너무 많은 인원으로 준비가 어려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김천에 사는 나로서 도움이 못 되어 아쉬움과 미안함이 가득했다. 이 날 노동자들은 조별 토의를 하며 마음의 시름을 달래기도 했다.

13일(5일 차)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한가위 합동 차례를 지냈다. 차례를 지내면서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 딸에게서 온 편지글을 읽고 눈물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결단코 질 수 없다”, “꼭 이겨서 여기를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합동 차례를 지냈다고 건물 안의 소식을 전해 주었다. 

저녁 문화제에 인천에서 엄마를 응원하러 왔다는 딸이 “엄마 지고 오면 현관문을 열어 주지 않겠다”며 “꼭 이기고 집으로 돌아와야 해”하고는 엄마에게 응원의 노래를 불러 주었다.

 

비정규직 노동자 이제 그만 결의 대회
비정규직 노동자 이제 그만 결의 대회. 출처 노동과 세계
저녁 문화제
저녁 문화제

14일(6일 차) ‘비정규직 이제 그만’ 2시 집회에서는 전국에서 연대 온 동지들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며 결의를 모으는 글귀가 도로공사 곳곳에 나부끼고 있었다.

후문에는 한가위를 지내고 연대 온 노동자들과 밖에 잠과 오랜 투쟁으로 몸이 안 좋았던 노동자들이 다시 속속 모여 건물 후문에는 보이지 않던 많은 텐트가 쳐져 있었다.

저녁 7시 문화제에는 전국에서 온 연대자와 노래로 연대하는 공연 노동자들이 있어 즐거웠다. 질기게 투쟁에 임하겠다는 노동자들의 흥이 모여 손에 든 휴대전화 불빛은 더욱 빛났고, 멋지고, 아름다웠다. 

그런데 그 날 저녁 7시 문화제가 끝나고 늦은 밤 또 한 번 강제 해산 시도가 있었고, 점거농성자들은 서로를 엮어 의지하며 아주 잘 버텨내어 자리를 지켜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속속 연대하는 노동자들의 텐트
속속 연대하는 노동자… 후문 쪽에 새로 생긴 텐트들
도로공사 정문에도 텐트를 치고 투쟁!
도로공사 정문에도 텐트를 치고 ’투쟁!‘
자회사 말고 직접고용관련 현수막
‘자회사 말고 직접고용’ 현수막
늦은 저녁 강제 해산 시도에 대한 저항
강제 해산 시도에 대한 저항

15일(7일 차) 나는 사드 배치반대 김천 촛불 일정으로 저녁 8시 민주노총 투쟁문화제에 참석하지 못할 것 같아서 조금 일찍 도로공사에 들렀다. 건물 유리와 벽, 문, 정원 등에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목소리와 염원들이 더 많이 붙여져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투쟁문화제 사진은 다른 분에게 부탁해서 전해 받았다.

16일(8일 차) 오전 10시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톨게이트지부 박순향 부지부장과 충북지역본부장 조종현, 민주일반연맹 이양진 위원장,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의 연대 발언이 있었다. 

대부분의 발언 내용은 
7년 투쟁 끝에 직접고용 대법원판결이 났다. 이것은 하급심을 진행 중인 노동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 법률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그러므로 이강래 사장은 1500여 명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는 것이 옳다. 강제진압·폭력진압 멈춰라, 문재인 정부가 책임져라, 이강래 사장이 다른 업무에 노동자를 배치하는 것은 또 다른 억압이고 협박이다, 일일이 대법원판결을 받아오라는 태도를 폐기하고 대화와 교섭에 나서라 등 이었다. 

이후 노동자들은 피케팅을 하며 거리선전을 위해 인도에 섰다. 노동자들의 대법원판결을 이행하라는 것은 매우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며 이강래 사장이 정규직 직접고용을 한다면 노동자들이 이렇게 할 이유가 없다. 

 

민주노총 기자회견
민주노총 기자회견
기자회견 후 행진
기자회견에 이어 행진
기자회견 후 거리 선전전
그리고 거리 선전전
저녁 문화제-사드배치반대김천 촛불의 천사들
저녁 문화제 - 사드배치 반대 김천 촛불의 ’천사‘들

마지막 한 명까지도 걸어 나가지 않겠다는 노동자들은 목숨을 건 것이다. 마지막 한 명까지 끌려 나오면 청와대로 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진 적도 있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공정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이 직접고용 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6일 저녁 7시 문화제에서 사드 배치반대 김천 촛불의 ‘천사’들이 문화제의 시작을 여는 율동으로 ‘바위처럼’을 자기들 방식대로 보여주며 웃음을 선사하였다. 노동자들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율동 ‘처음처럼’을 하나 더 하게 되었다. 이 모습을 본 건물 안 노동자 한 분이 감사하고 고맙고 너무 이쁘다며 용돈을 건네주시기도 했다. 

이것이 힘겨운 투쟁에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힘이 되길 바란다. 이어 노동자의 노래와 발언이 이어지고 또 그렇게 연대와 연대를 이루어가며 노동자가 이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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