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수성수산 질식 재해 사망 노동자 “故 팜 반 따오” 추모제 열려
영덕 수성수산 질식 재해 사망 노동자 “故 팜 반 따오” 추모제 열려
  • 김연주
  • 승인 2019.09.25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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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 수성수산 질식 재해로 숨진 이주노동자 합동분향소(9월 20일, 영덕아산병원). 사진 김연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질식 산재 사고로 숨진 베트남 노동자 故 팜 반 따오 씨의 죽음을 기리는 추모제가 24일 오전 11시, 사고가 발생한 오징어 가공 업체 영덕 수성수산에서 열렸다.

故 팜 반 따오 씨의 유족은 이날 오전 고인의 유해를 화장하고 추모제에 참석한 후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연대회의(이하 대경이주연대회의), 영덕참여시민연대, 민주노총 경북본부 포항지부,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등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유가족 30여 명이 참석했다.

배우자 황 티 리엔 씨(54세)는 “신랑의 죽음으로 충격이 크다. 너무 억울하다. 사장님은 사과 한마디 없이 합의부터 먼저 하자고 했다.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 올해 3월 생전의 팜 반 따오 씨가 생일날을 맞은 한국인 손주와 함께한 모습. 사진 제공 김지호. 
△ 올해 3월 생전의 팜 반 따오 씨가 생일날을 맞은 ‘한국인’ 손주와 함께한 모습. 손주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챙기는 다정한 할아버지였다고 딸 김지호 씨는 말했다. 사진 김지호. 

故 팜 반 따오 씨는 한국인과 결혼한 딸 김지호 씨가 첫아이를 출산하자 육아를 돕기 위해 2009년 아내와 함께 한국에 왔다. 

사고 전까지 아내와 영덕 축산항 인근 수성수산에서 근무했다.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는 김지호 씨 집을 방문하여 손주들을 만나고 사과 수확 등 농사일을 거들었다고 한다. 

김지호 씨는 “큰 아이가 10살, 둘째가 5살이다. 아이들이 할아버지를 무척 좋아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큰 아이가 첫날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향년 53세인 고인은 한국에 오기 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100㎞ 떨어진 항구도시 하이퐁에서 살았으며, 대형 선박의 조타수로 일했다.

 

△ 24일 수성수산에서 열린 故 팜 반 따오 씨 추모제. 사진 김연주. 
△ 추모제에서 발언 중에 오열하는 유가족(고인의 여동생).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는 배우자 황 티 리엔 씨. 유족들은 “안전장비가 없어 네 명의 노동자가 숨진 게 이해되지 않는다. 앞으로 일할 사람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개선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통역 박은주(사진 맨 오른쪽).

추모제에서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애도를 표하며 “노동자의 노동 권리를 위해 민주노총이 활동하고 있지만, 기업주의 살인은 막지 못했다. 고 팜 반 따오 씨와 유족분들은 한국을 떠나지만, 더는 억울함이 없도록 지역의 단체들과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26일 오후 2시부터 포항근로자복지회관에서 경북 동해안 지역 수산물 가공 업체 사업주를 대상으로 질식 재해 예방 교육을 한다. 교육 참가 대상 업체는 160여 곳으로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고용노동부포항지청 산재예방지도과는 “수산물 가공 사업장을 대상으로 영덕에서 발생한 질식 재해 사망 사건을 알리고, 산재 사고 예방을 위해 교육을 시행한다”라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관련하여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수성수산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조만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 24일,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박정민 변호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수성수산을 방문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16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이 게시한 현수막. 고용노동부는 매년 2회, 상ㆍ하반기에 E9, H2 비자 고용허가 노동자가 근무 중인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실시한다. 포항지청 관할 지역에는 1200여개 사업장이 있으며, 사전에 선정된 사업장으로 공문 발송 후 방문한다. 수성수산의 사례처럼 사업주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만 고용한 경우는 지도점검 대상이 아니다. 사진 김연주. 

근로개선지도1과 정현경 팀장은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 준수와 관련해서 두 차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임금 대장을 확보했다. 수성수산 사업주와 노동자 측의 주장이 서로 달라 예상보다 수사가 길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덕경찰서는 수성수산 사업주의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를 조사 중이다. 26일 오전 11시에는 수성수산 사업주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가 있을 예정이다. 

최선희 대경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민변(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23일, 영덕 이주노동자 질식 재해 사건 법률 대응을 위해 TF 팀을 구성했다. 오는 10월 4일 ‘업무상 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건으로 사업주를 형사고소하고 영덕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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