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장애인 시설 ‘인권유린 가해자 장인’ 대표이사로 승인
경주시, 장애인 시설 ‘인권유린 가해자 장인’ 대표이사로 승인
  • 박재희
  • 승인 2019.09.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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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투단, “장애인시설 인권 유린 해결 의지 없는 경주시 규탄 및 탈시설·자립 생활 권리 보장 촉구 기자회견” 개최
경주시, 대책 논의 정책협의에 시설 대표자 포함… 공투단 측 거센 항의로 ‘거주시설 배제한 협의’ 하기로

 

참여자들이 경주시청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중인 모습

경주시가 인권유린 사태로 논란을 빚은 H시설 대표이사로 가해자인 전 원장의 장인을 승인하자, 시민사회가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9월 23일, 420장애인차별철폐경주공동투쟁단(이하 공투단)은 경주시청 앞에서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해결 의지 없는 경주시 규탄 및 탈시설·자립 생활 권리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여자들은 경주시가 폭행 가해자이자 인권유린 사태의 책임자인 전 원장과 인척 관계에 있는 자를 대표이사로 승인하고, 거주시설 대표를 ‘탈시설·자립 생활 정책협의’에 포함한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배예경 공동대표는 “정부와 사회는 시설에서 장애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관심이 없다. 운영진이 재산 축적 도구로 활용하는 수용시설을 민간에 위탁하면서 책임을 다한다고 착각할 뿐”이라며, “우리는 좋은 시설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기다리라고만 하지 말고, 지역사회에서 같이 살기 위한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한종혁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경주는 5곳의 시설 중 벌써 3곳에서 심각한 인권유린이 벌어졌다. 경주시에서 시설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권한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조치하거나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경주시는 장애인이 시설로 가지 않아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왼쪽부터) 배예경 420경주공투단 공동대표, 한종혁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권영국 경북노동인권센터 변호사

권영국 경북노동인권센터 변호사는 “경주에서 수차례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사태가 발생했고, 여기에는 지자체의 매우 막중한 지도와 감독의 책임이 따른다”며 “모든 것을 수사의 문제로 돌린다면 경주시는 도대체 왜 존재해야 하는가? 이미 확인된 인권유린 항목만으로도 조치를 취했어야 마땅하다”고 규탄했다. 

권 변호사는 “범죄를 저지른 자의 친인척을 대표자로 승인하고, 배우자를 사무국장으로 두는 것은 족벌체제를 내버려 두는 꼴”이라며 경주시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공투단은 시설 대표자가 포함된 정책협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종한 공동대표는 “경주시가 공투단과 약속한 탈시설·자립 생활 정책협의에 시설 대표자를 포함했다. 우리는 시정되어야 할 대상이 협의위원으로 포함된 정책협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대로 된 탈시설 정책 논의가 진행되고,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을 때까지 모든 수단을 강구해 투쟁을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김종한, 오정욱 420경주공투단 공동대표

오정욱 공동대표의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공투단 측은 “새로 취임한 대표이사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해산해야 할 이사회에서 추대한 인물이다. 시설 운영진과 친·인척이라는 점에서 이미 정당성이 없다. 경주시는 기존 이사회를 해체하고 퇴출했어야 마땅했지만, 대표이사 승인으로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경주시는 중재자가 아니다. 범죄 시설에 책임을 묻고 사태를 해결해야 할 주체”라 꼬집으며 “산적한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현안 대책과 지역사회 자립 생활 정책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책임 있는 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이행할 의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투단 소속 단체와 공공운수노조 경북지역지부, 공익제보 후 해고된 당사자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당초 2시에 예정되어 있던 정책협의는 경주시가 시설 대표자를 협의 성원에 포함하자, 이를 거부한 공투단 측의 항의로 무산되었다. 

경주시 복지지원과 장애인복지팀 관계자는 “다음 주 월요일, 경주시청 복지지원과 관계자들만 참석하는 정책협의를 다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참여자가 '가두는 것은 복지가 아니다! 장애인탈시설 자립생활대책 즉각 마련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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