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점거 농성 20일 차 “우리는 이겨 놓고 싸운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점거 농성 20일 차 “우리는 이겨 놓고 싸운다!”
  • 함수연
  • 승인 2019.10.01 2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접 고용 쟁취! 톨게이트 투쟁 승리!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결의대회

 

28일, 직접 고용 쟁취! 톨게이트 투쟁 승리!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결의대회
2층 복도 점거농성 노동자들 1층 현관 앞에서 함께
2층 복도 점거 농성 조합원들도 현관에 서서 집회에 함께했다.

지난 22일 월요일 오후 2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안에서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었다. 비정규직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선봉에 선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 승리를 위해 투쟁의 강도를 더 높이고, 전국적인 연대를 이어가기로 결의하였다.

태풍이 지나간 날, 마땅히 무엇을 해 줄 수는 없으나 텐트에서 잠을 잔 노동자들이 걱정되어 도로공사로 갔다.

다행히 많은 불편함과 힘듦에도 노동자들은 곳곳에서 텐트와 비바람을 피하고자 막았던 천막, 비닐을 말리고 있었다. 이제 밤 기온도 점점 더 떨어질 텐데 걱정은 꼬리를 문다.

 

태풍이 지나간 날, 농성장에서
소성리 어머님들과 그리고 또 - - -
소성리 어머님들과 그리고 또…

28일 오후 3시 ‘직접 고용 쟁취! 톨게이트 투쟁 승리!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결의대회가 있었다. 오전 시민단체 행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도로공사으로 갔다. 앞장서서 사드 철회 투쟁을 하고 계시는 소성리 우리 어머님들도 앉아 계시고, 원불교 교무님과 낯익은 분들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이 확 다가왔다.

 

“보이지 않는 싸움에서 우리는 매일매일 이기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2층 로비 점거 농성 조합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만나자, 면담하자’라고 6번 이상 문을 두드렸지만, 도공(한국도로공사)은 대답이 없다. 도공은 41명 대법원 승소 노동자들만 고용해서 일방적으로 다른 업무에 배치하기 위해 교육을 하려고 했지만, 조합원들은 교육에 참여하지 않고 다른 조합원 모두 직접 고용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결의를 모으고 있다.

이 결의가 힘이 되도록 연대를 바란다. 청와대 문 앞까지 쳐들어가는 우리 여성 조합원들은 강하다. 깔판, 침낭, 생수, 개인 물품 반입과 요구 등을 이제는 경찰과 협의하지 않겠다. 경찰들은 항상 ‘도공에 물어봐야 한다’며 도공의 허락을 구하는 꼴이다. 이제는 우리 식대로 하겠다. 경찰과 합의 없이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병원도 가고, 개인 물품도 받고 할 것이다.

어제는 여성 조합원을 삐딱하게 서서 쳐다보는 경찰에게 ‘왜 쳐다보냐’했더니, ‘이쁘지도 않은데 왜 쳐다보겠냐’라는 경찰의 말에 4시간 이상 대치했다. 새벽 1시가 되어서 결국 해당 경찰과 경찰서장에게 사과를 받아냈다.”

 

일반노조의 조합원 한 분은 말했다.

”여기는 항상 형광등이 켜져 있어서 밝다. 밖에 나와보니 날씨가 맑고 바람이 참 좋다. 안에서는 매일 주는 대로 하루 2끼 먹고, 자고, 결의대회를 하는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알코올이다. 곧 해결 될 것 같았던 날이 벌써 20일이다.”

공공연대 조합원은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않은 이상한 기자회견에 울분과 격분으로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 많은 어려움, 고통, 슬픔, 희망을 놓고 싶은 그 순간 동지들이 옆에 있어서이다. 이강래 사장은 나이도 많은데 인생 마지막에 가장 좋은 일 하고 여생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 일반노조 조합원이 ”‘사춘기도 못 이기는 갱년기’ 엄마들 못 이긴다. 우리는 이겨 놓고 싸우고 있다”라고 하시는데 울컥했다. ‘진짜로 이겨 놓은 싸움’이리라 나는 생각한다.

경남 일반노조 다른 조합원 분은 ”우리는 임금 올려달라고 한 적 없다. 진정한 노동자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노동자로서 살아가길 원한다. 우리는 한 몸으로 끝까지 갈 것이다. 연대만이 살길이다. 노동자답게 사는 세상 만들자”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박순향 부지부장

마지막으로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박순향 부지부장은 “내 발로 나가지 않는다. 끌려나가지도 않는다. 내 몸 찢어져도 1500명, 찢어지지 않고 손잡고 들어간다. 관이 들어와야 나갈 수 있다”라고 결의 발언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틀 전 26일에도 박순향 님은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게 한 적이 있다.

“내가 나가면 동지들이 힘들어요. 그래서 버틸 겁니다. 지금은 버티는 게 투쟁입니다. 나갈 수 있음에도 나가지 않고 서로 손잡고 울 수밖에 없는 이 서러움 꼭 갚고 싶습니다. 정말 이기고 싶습니다. 동지들 사랑합니다.”

 

안과 밖 노동자들의 연대 인사 나누기
연대 인사를 나누는 안과 밖 노동자들

집회를 마치고 2층 로비 점거 농성 조합원들과 웃으며 반갑게 안부를 전하며 인사를 나눈다. ‘힘내자’, ‘함께 하고 있다’, ‘반드시 이기리라’ 서로 격려도 하면서. 나도 처음으로 그냥 꼬옥 안아주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함께 살고 함께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 감언이설로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려 할수록 도로공사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노동자들은 더 단결하게 됨을 이강래 사장은 알아야 할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또한 알아야 한다.

‘OECD 자살률 1위인 나라’, ‘희망이 없는 나라’가 아니라 “비정규직 없는 나라”로, 그래서 삶이 희망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 데 정부가 나서서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1500명 직접 고용을 해결해야 한다.

 

2019년 9월 28일, 토요일

경찰들이 쳐 놓은 <출입 금지> 노란 끈을 끊어내고 싶은 날

소성리 어머님들 ‘자꾸 눈물이 나서 죽을 뻔’하셨다는 그 말씀에 또 울컥한다

직접 고용 쟁취! 톨게이트 투쟁 승리!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결의대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