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월요일 오전 11시, 국회 본청 223호 정의당 원내대표 회의실.

‘비정규직ㆍ청년 노동자와 함께 차별을 해소하겠습니다! 노동·인권 변호사 권영국과 노동활동가, 청년 변호사 입당식’이라는 노란색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여영국 의원, 당 관련자와 권영국,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 이전락 금속노조 포항지부장 등 민주노총 활동가, 변호사, 비정규직 노동자 수십 명이 회의실을 가득 메우고 공동 입당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었다.

거리의 변호사! 노동인권 변호사!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비를 맞으면 싸워온 투사!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과 고통에 비켜서지 않으며 그들의 자유와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 무소속으로 노동해방과 시민혁명을 꿈꿔 온 사람! 권영국 변호사 하면 이름 앞에 떠오르는 수식어들이다. 그래서 이번 입당식에서 단연 눈에 들어오는 이름, 권ㆍ영ㆍ국!

“그가 왜? 정의당에 입당하지?”라는 많은 이의 물음에 그는 입당의 변에서 밝혔다.

“저의 아버지는 광부였습니다. 돌아가실 때도 직업병인 진폐 합병증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선친께서는 거의 평생을 가난하게 사셨지만, 자긍심만은 대단하셔서 힘 있는 강자에게 아부하거나 돈 앞에 자존심을 팔지 않으셨습니다. 선친께서는 선거철이 되면 노동변호사로 활동하던 제게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이 몇 명이냐, 노동자들이 합심만 하면 정치를 바꿀 수 있을 텐데 노동자들이 왜 그러지 못하느냐’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는 노동자가 세상을 바꾸는 주체로 단결해야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의 실존적 경험에서 입당의 첫 이유를 밝히고 있다. 또한, 정의당 입당의 구체적 이유로 이렇게 말했다.

“첫째, 정의당이 노동자‧민중을 온전히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이라는 강령에 부합하도록 노동 중심성을 강화하여 노동자‧민중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기 위함입니다.

둘째, 원내 정치인으로 입성하여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의 최대 피해자인 비정규직, 청년노동자들과 함께 차별과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맞서 싸우기 위함입니다.

셋째, 정의당의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여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정의당이 버렸다고 비판받는 정의를 올곧게 세워내기 위함입니다.”

권영국 변호사는 현재의 정의당이 아닌 다른 정의당을 꿈꾸고 있다. ‘노동 중심성이 살아있는 진보정당’, ‘비정규직과 청년 노동자의 아픔과 고통에 맞서 투쟁하는 정당’, ‘사회적 약자와 늘 함께하는 정의로운 정당’을 만들기 위해 미래의 진보정당 정의당을 만들어 보기 위해 입당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그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노동 정치와 의회정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명확히 밝혔다.

“노동이 자신의 정치세력화에 실패해 있는 동안, 자본은 비정규직을 양산하여 노동에 대한 통제 기제를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자본은 한 사업장 내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차별구조를 만들어 노동자 간의 대립을 부추겼습니다. 자본은 노동시장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영세 자영업자들과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들을 서로 싸우게 했습니다. 그 결과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이 1000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이윤은 위로 올라가 쌓일 대로 쌓여가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갈수록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차별로까지 이어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헌법을 짓밟은 국정 농단 사태에 저항하며 광장으로 나선 촛불 시민들은 불평등한 사회의 대개혁을 요구하며 평등하고 정의로운 시대의 도래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광장의 불꽃이 타오른다고 하더라도 그 불꽃이 정치권력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 한 촛불은 언제든 배반당할 수 있음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민중이 자신을 대변할 정치권력을 갖지 못하는 이상, 광장의 민주주의만으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권영국 변호사는 “구의역의 김 군, 태안화력발전소의 김용균, 톨게이트 노동자, 용산의 철거민, 성 소수자 등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들을 기억하고 함께하는 정의당을 만들기 위해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이 정치적 주체로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의당 입당이 그 작은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라며 입당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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