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북피플퍼스트대회가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조력자 등 3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구미 선산청소년수련관에서 열렸다.

하태연 경북피플퍼스트대회 준비위원장은 여는 말에서 “이번 대회의 주제는 ‘참정권’이다. 지난해 선거 때 어려운 글로만 적혀 있어 힘들었다”며, “오늘 6명이 ‘참정권’을 주제로 발표한다. 내년 선거는 쉬운 공보물, 쉬운 투표용지로 발달장애인도 투표를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칠곡군에서 참가한 성혜정 씨는 주제발표에서 “이제 투표권이 생겨 내년 선거에서 첫 투표를 하게 된다”며, “더 이상 장애인이라고 해서 차별을 받지 않고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혜정 씨가 주제발표 하는 모습
김창훈(울진), 손혜란(안동), 문병한(문경), 최재열(영천) 발표자는 “발달장애인도 선거운동원이 되어 보는 경험을 갖자”, “글씨만 있는 투표용지를 바꿔야 한다”, “투표장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그림을 통한 안내와 수어 통역, 점자 안내문이 필요하다”, “참정권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남들에게 쉬운 일이지만 내가 하면 어렵다. 이것을 알아줘야 한다”라며 장애인의 실질적 참정권 보장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자유발언에서 사회의 차별적 시선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예쁜 시선은 우리의 에너지다”, “우리 모두 우리 집 귀한 자식입니다” 등 다양한 의견들을 이야기했다.
 
오후에는 피플퍼스트 준비위원회에 참가한 18개 자조모임별 활동 소개와 자조모임에서 준비한 장기를 뽐내는 시간을 가졌다. 대회는 참가자 모두가 함께 하는 디스코파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외에도 무대에서는 난타공연과 태권도 공연, 댄스팀의 축하공연이 열렸고, 행사장 밖에서는 포토존, 그림 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진행됐다.
 
흥겨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참가자
난타공연을 보며 즐거운 참가자들
피플퍼스트(People First)는 1974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자기권리주장대회에서 한 발달장애인이, 사람들이 자신을 가리켜 ‘정신지체’로 부르는 것에 문제 제기하며 “I wanna be known to people first.(나는 먼저 사람으로 알려지기를 원한다)”고 한 데서 유래했다. 이후 발달장애인의 자기 권리 주장대회를 ‘피플퍼스트대회’로 이름 붙이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대회를 주최한 경상북도장애인부모회(회장 김신애)는 “경북에서는 2017년부터 시작하여 올해 3회째를 맞았다. 발달장애인 스스로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발달장애 관련 활동가들이 함께 만들어 왔다”며, “앞으로도 발달장애인의 목소리가 지역사회에 알려질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전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지난 4월부터 경북피플퍼스트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각 지역 조력자와 활동가들이 함께 대회를 준비했다. 경상북도 구미, 경주, 김천, 경산, 울진, 칠곡, 안동, 상주, 포항, 문경, 영천 등 18개 발달장애인 당사자 자조 단체 회원 26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경북피플퍼스트(People First)대회는 발달장애로 인해 사회와의 소통이 단절되고, 사람으로서의 자기 삶에 대한 의사결정을 제한하려는 사회로부터 ‘당당한 시민’으로, ‘사람’으로 불리길 원하는 발달장애인의 “외침의 장”으로 역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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