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설요한 동료지원가를 기억하며
故 설요한 동료지원가를 기억하며
  • 아리
  • 승인 2019.12.1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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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서울지방노동청, 故 설요한 동지 추모 분향소.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12월 11일 서울지방노동청, 故 설요한 동지 추모 분향소. 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故 설요한 동지는 1995년생 뇌병변장애인이었습니다. 그는 올해 4월부터 ‘중증 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 사업’에 참여하여 동료지원가로 활동했습니다. 

월 60시간 노동에 임금 659,650원. 한 달에 4명, 연 48명의 중증장애인 참가자를 발굴하고, 참가자 1명을 5회를 만나 취업 지원 상담을 해야 합니다. 실적을 못 채우는 경우 기관에 임금을 반납하는 열악한 노동조건이었습니다. 

故 설요한 동지는 40명의 중증장애인 복지 일자리 참여자를 발굴해 실적을 채웠고, 320개나 되는 서류를 만들며 과도한 업무와 실적에 대한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12월 5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습니다.

故 설요한 동지의 죽음을 보면서, 저 또한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슬펐습니다. 현재 장애인 공공 일자리는 시급제, 계약직입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문제성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저를 포함하여 모든 동지가 느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장애인 공공 일자리의 ‘저임금과 과한 노동시간’이 문제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중증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급급하여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정부로부터 위탁을 받으면서 성과와 실적 위주 사업 운영에 동조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하여 우리가(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단체 등) 성찰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상 현재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정부의 보조금으로 사업 운영이 되다 보니 실적과 성과 우선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복지 일자리 장애인이 무리한 실적과 과한 업무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故 설요한 동지 기사를 통해 1건 당 20만 원으로 책정된 임금에 320개나 되는 너무도 많은 서류를 보면서, ‘우리의 성찰이 없이 과연 정부로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이 듭니다. 

저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단체가 노동자에게 부과하는 것들이 정부와 다르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故 설요한 동지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센터에서도 장애인복지 일자리로 일하고 있는 동지들이 있습니다. 공공 일자리로 참여하면서 최저임금이 안되는 임금과 수당을 받고, 상여금이나 연차 등이 없는 것이 장애인의 노동 현장입니다. 이러한 노동 현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동지를 잃게 되는 현실을 만들지 않을까…. 

그래서 저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위탁하지 않고, 정부가 직접 공공 일자리를 운영하며, 노동자들을 월급제로 전환하는 노동 현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전에 우리도 故 설요한 동지의 죽음을 함께 기억하면서 다시 한 번 더, 민관에 위탁하는 방식들의 이러한 문제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성찰이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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