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짧은 소정근로시간과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으로 택시노동자들은 더 많은 수입을 위해 장시간 운전, 과속 운전을 해야 했다. 사고 시에 차량 수리비, 차량 유류비 등을 업체에서 택시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했다.

택시노동자들은 경산지역 택시업체가 법을 지키도록 관리감독을 하라고 촉구하였지만, 경산시는 들어주지 않았다.

택시노동자들이 11월 파업을 시작하자 경산지역 택시업체는 직장폐쇄와 휴업을 신청했다. 택시노동자들은 12월 16일부터 전면 파업을 철회하고 복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택시업체는 복귀하겠다는 택시노동자에게 ‘임금소송 포기, 퇴직금 중간정산 등’ 노동자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은 동의서 작성을 강요했다.

택시업체가 요구한 동의서 서명은 신체 포기 각서를 쓰라는 것과 같다고 택시노동자들은 말했다.

 

▲경산 한 택시업체가 파업을 철회하고 복귀 한 노동자에게 받은 임금소송, 퇴직금 포기 동의서
▲ 경산 한 택시업체가 파업을 철회하고 복귀를 희망하는 노동자에게 임금소송 포기, 퇴직금 중간정산 동의서 서명을 요구했다.
▲경산시청 안에 점거 농성을 사수하고 있는 택시 노동자들.
▲ 경산시청 안에서 점거 농성을 사수하는 택시 노동자들.

택시노동자들은 경산시와 노동청에 강력하게 항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31일 오전 10시쯤 경산시청 현관 출입을 통제하는 로비 점거 농성을 시작하였다.

오후 2시에는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경산시청과 노동청은 제대로 의견을 들어주지 않았고, 경산시청에서 새해를 맞이하였다.

이미 시청 안에서 점거농성 중이라 들어가지 못했고, 안에 있는 20여 명 택시노동자를 위해 시청 밖에서 점거 농성을 사수하였다. 

 

▲추운 날씨에 커피, 어묵을 준비하고 있는 동지들
▲ 택시노동자들이 추운 날씨에 커피, 어묵을 준비하고 있다.

추운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려고 커피, 어묵국을 준비한 동지들, 택시노동자 투쟁을 응원하며 대전에서 온 학생, 택시노동자와 시청 밖에서 농성장을 지키는 사람들….

한 택시노동자는 “오전에 감기 때문에 잠깐 병원에 갔다 오니 택시노동자들이 시청 안에 들어갔다”고 하면서, 밤에는 날씨가 엄청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농성장을 지켰다. 그리고 “밖에 추운 날씨에 투쟁하는 열사가 되겠다”라고 했다. 온몸에 핫팩을 붙이고 하신 말이 기억이 남았다.

지난 12월 23일, 경산시청 앞에서 열린 사업주처벌 촉구를 위한 집중집회가 생각났다. 택시노동자들이 투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생계를 어떻게 유지하는지 궁금해서 같이 왔던 동지께 물었더니, “임금 없이 농성한다”고 하였다. 

이날 경산시청과 협의에 갔다온 대림택시 분회장의 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였다. 강하고 근엄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슬픈 표정이었다. 그리고 경산ㆍ대림택시 노동조합 조합원과 소속이 다른 택시노동자들이 있었다. 생계가 달린 문제인 만큼, 협의 결과가 기대 만큼 나오지 않았을 때 실망스러움과 답답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해가 갔고, 그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한해 마지막 날이자 점거농성 첫날은 그때보다 더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서로서로 동지들을 챙기는 분위기였다. 

 

▲경산시청 앞에서 점거를 사수하는 동지들
▲ 31일 밤, 경산시청 점거농성장을 지키는 동지들.
▲밤늦게 사수하고 있는 동지
▲ 날씨가 추워져서 바람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밤늦게 사수하고 있는 동지
▲ 밤늦게까지 경산시청에서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조합원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