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별 이야기] 천체망원경 만들기에 도전하다
[좌충우돌 별 이야기] 천체망원경 만들기에 도전하다
  • 김용식
  • 승인 2020.02.0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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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하게될 천체망원경의 원리와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김도현 별아띠천문대장
△ 천체망원경의 원리와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김도현 별아띠천문대장

“천체망원경 만들어 보실래요?”

별 보기를 배우던 중 들려온 이야기다. 직접 만든 천체망원경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으나 쉽게 도전하기 어려웠던 터라 망설임의 시간이 길었다.

그러던 중 ‘이번에 만드는 천체망원경은 개기일식 해외 원정 관측에 가져갈 수 있게 만든다’는 얘기가 전해왔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이미 천체망원경 만들기에 빠져들었다.

천체망원경 만들기가 시작됐다. 경남 산청 별아띠천문대가 망원경을 만드는 공방이다. 천체망원경 제작에 도전한 사람은 야간비행님, 야호님, 별님, 해요님 등 다섯이다. 작업 시작부터 첫 관측까지 보통 6개월 정도 걸린다 했다. 한 달에 한두 번씩 연수와 제작이 이어지는 일정이다.

 

△ 완성될 천체망원경의 모습. 이미지 출처 김도현.

첫날, 만들려는 망원경에 대한 공부가 시작했다. 이번에 만든 천체망원경은 12인치 돕소니언이다. 뉴튼식 반사망원경을 존 돕슨 씨가 사람들이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존 돕슨 씨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하여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망원경을 설계했다. 특허출원 권유를 물리치고 제작 과정을 공개하면서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제작할 내용대로 설계가 진행되고, 목판 재단이 완료되었다. 초겨울 날씨에도 땀이 나도록 사포질이 이어졌다.

반사거울은 따로 주문하고, 거울이 오기를 기다리며 사포질한 목판을 이어 붙이고, 나사를 박아 외관을 완성을 해야 했다.

이음 부분에 접착제를 바르고, 나사못의 위치를 찾아 ‘나사선’ 내기에 하루해를 꼬박 보내는 날이 이어졌다.

트러스를 꽂을 나사선 만들기 순서가 되었다. 열심을 내고 있는데 천문대장님이 드릴 척(drill chuck)이 부러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건넨다. 한없이 설기만 하던 작업이 손에 익어가네 하는 순간, ‘뚝’하며 드릴척이 부러지고 말았다. 순간 모두가 얼음.

천문대장은 “조심하시라니까...”하고 말이 없다.

두 개뿐인 드릴 척으로 서로가 번갈아가면서 작업하는데, 하나가 부러진 것이다. 두 개 중 하나가 부러졌으니 작업은 한없이 더디게 진행되었다. 

겨울이 깊어지면서 외관 작업이 마무리되고, 색칠을 마지막으로 초반 작업이 끝이 났다. 이제 반사거울이 오면 거울을 받쳐줄 상자와 받침대 외관을 완성하고, 트러스를 제작하고, 접안부를 마무리하는 순으로 진행될 것이다. 

 

△ 한없이 이어지는 사포질
△ ‘좌충우돌 천체망원경 만들기’

대만에 주문한 야간비행님의 거울이 먼저 도착했고, 영국에 주문한 거울은 소식이 없다. 거울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제나저제나 소식이 없자 부질없는 칠 작업만 한 번, 두 번, 세 번 하는 사이 처음의 색은 간 곳이 없고 처음과 다른 외관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봄은 깊어만 갔다.

더 이상 반사거울 도착을 기대하지 않고 잊어버릴 무렵, 반사거울 도착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일이 많아지는 때가 되니 날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야호님은 7월 칠레에서 있을 개기일식을 보겠다며, 부지런을 내어 6월 초 망원경을 완성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한두 번 빠졌더니, 이번에는 천문대장님과 일정이 안 맞는다. 여름 내내 한번 만나고, 9월이 되어서야 주경 받침대와 고정 기둥을 세우고 거울을 앉혔다.

중반부를 지나 마지막으로 가는 시점에 접안부를 완성해야 한다. 포커서, 탐색경 거치대를 부착하니 제법 망원경 같다. 마지막 연수에서 트러스를 자르고, 연결 쇠를 만들어 꽂은 후 트러스 코팅을 하고, 부경을 붙이고 나니 만들기가 끝이 났다.

광축을 조절하고 어둠이 들기를 기다려 달을 탐색경에 넣고 접안부를 살피니 지나온 1년이 유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설계와 준비부터 끝까지 만들기 연수를 이끌어준 천문대장님, 좋은 생각으로 가볍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망원경 제작을 알려 주신 야호님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준 별님 등 모두가 망원경을 완성하기까지 도움 주신 분들이다.

완성 이후 제작 과정의 어려움을 얘기하니 “그래도 해봤잖아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래도 해보고 싶은’ 사람은 천체망원경 만들기에 도전해 보길 권한다.

 

△ 완성한 천체망원경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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