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격리치료병원으로 지정된 청도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퇴원하는 모습.

입원 2주째라고 했다. 대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장 모 씨는 22일 오전 9시, 청도대남병원으로부터 “어머니를 모시고 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결과 “음성”이라며, 퇴원할 때 갈아입을 옷도 챙기라고 했다.

대남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19일부터 폐쇄됐다. 폐쇄 이후 병원으로부터 처음 받은 전화였다. 장 씨는 88세 고령의 어머니가 검사 결과 음성이라는 사실에 우선 안도했다.

22일 오전,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대남병원 정신 병동에서 확진자 9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대남병원은 코로나19 격리치료병원으로 전환됐다. 음성 판정 환자에 대한 퇴원 절차는 그에 따른 조치였다.

“병원 폐쇄되고 나서 목요일부터 병원 측과 전혀 통화가 안 됐어요. 군청이나 보건소 아무 데서도 연락 온 게 없어요.”

장 씨의 어머니 신 모 씨는 요추 통증으로 2주 째 청도대남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MRI 검사 등을 거쳐 25일 화요일로 수술이 예정된 상황.

대남병원에서 확진자 한두 명이 나왔을 때만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확진자 수는 순식간에 늘었다. 병원 폐쇄 이후 어머니와 연락이 두절된 이틀 동안은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어머니에게 휴대폰을 미리 챙겨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방호복을 입은 병원 직원들이 출입문 안에서부터 소독작업을 하면 환자 한 명씩 현관문을 나와 차량에 탑승했다. 보호자가 차량으로 환자를 이송하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구급 차량도 대기 중이었다.

병원에 도착해 갈아입을 옷을 일찌감치 전달했지만, 퇴원 시각은 알 수 없었다. 한동안 이어지던 퇴원 행렬이 갑자기 뚝 끊겼다. 병원 측은 환자가 모두 퇴원한 2층 건물 전체에 대한 소독 작업 중이라고 했다. 장 씨의 어머니가 있는 3층의 환자들은 2층 소독작업이 끝난 후에 퇴원한다고 했다.

병원 직원들은 체온계가 든 종이봉투를 건네며 자가 격리 수칙을 퇴원 환자들에게 설명했다. 수술을 받을 수 없게 된 장 씨의 어머니를 포함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고 이날 퇴원한 32명의 환자들은 14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 장 씨는 말했다.

“어머니가 음성이지만 걱정되죠. 청도 화양에서 어머니 혼자 사셨어요. 오늘 아침에 갑자기 병원 연락받고 대구에서 왔어요. 수술 날 며칠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서 막막해요.”

병원 주차장에서 두 시간 넘게 기다린 장 씨는 오후 네 시 반이 되어 승합차 옆자리에 어머니를 태우고 병원을 나섰다.

아들과 연락이 두절된 이틀 동안 어머니 신 씨는 어떻게 보냈을까. 다가올 14일의 시간은 여든여덟 노모와 그의 아들에게 어떻게 기억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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