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지역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선 28일, 진량우체국 앞.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려고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경북도는 29일 08시 기준 코로나19 경북지역 확진자 수가 439명이라고 발표했다. 확진자 수는 전날 8시 기준 389명보다 50명이 증가했다. 

특히, 경산시 확진자 수는 124명으로 29일 청도군 감염자 수(126명)에 육박했다. 신규 확진자수는 전날(8시 기준)보다 30여 명이 늘었다. 주요 감염 원인으로는 신천지교회 62명, 기타가 62명이다. 경산지역 자가격리자는 1143명이다.

신천지교회를 통한 감염은 대구시의 사례처럼, 병원이나 시설 내 감염과 달리 지역사회 전파력이 높게 나타난다. 

21일 감염병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시와 청도군은 27일, 마스크 104.5만 개가 무료로 공급됐다. 

또한, 기획재정부는 28일 발표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에서 대구시와 청도군에 마스크 700만 장을 무상 공급한다고 밝혔다.


28일, 공적 유통 마스크 판매 시작… “공급량 턱없이 부족”

한편, 28일 경북지역 우체국 228곳과 하나로마트 308곳 등 공적공급처에서 마스크 판매가 시작됐다. 

마스크 총 501.1만 개 중 125.5만 개가 28일 경북대구지역에서 판매됐지만, 수요보다 공급 물량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경북도내 읍·면지역 우체국에서는 1인당 1세트(5장)씩, 총 70세트를 판매했다. 가격은 1세트 4000원이었다.

경산시 진량읍 진량우체국을 찾은 이주노동자 A 씨는 “번호표를 받지 못해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며 동료와 빈손으로 돌아갔다. 

시민들은 오전 11시부터 우체국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고, 오후 1시 30분부터 번호표 배부가 이뤄졌다. 2시경 판매가 종료됐다.

마스크를 사지 못한 한 시민은 “사람을 살리려는 거냐, 죽이려는 거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우체국 창구에서는 끊이지 않고 판매 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진량우체국 측은 “기존 업무에 마스크 판매와 민원 전화 폭증으로 정말 정신이 없다. 국장 포함 창구 근무 인원이 3명이다. 우편물이 가장 많은 월요일이 걱정”이라며 “민원 전화만 받는 인원이 따로 있었으면 한다”라고 토로했다.

 

마스크 판매 개시 시각인 28일 오후 2시, 마스크 구입을 못한 이주노동자들이 빈손으로 우체국을 나왔다. 
경북지역 마스크 공적 판매가 시작된 28일, 경주시 노서동 하나로마트는 마스크를 공급 받지 못해 판매가 다음날로 미뤄졌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마스크를 사려고 방문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이어졌다.

마스크 물량 부족 해소를 위해 정부 차원의 공적 공급이 이뤄진 첫날, 경북지역 판매처 곳곳에서는 판매 지연이나 안내 부족, 조기 판매 종료 관련 민원이 쏟아졌다. 동 단위 우체국에서 팔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헛걸음한 시민들도 있었다.

​​​​​​경북도 보건정책과 담당자는 “경북도가 질병관리본부에서 받은 마스크 13만 개는 경북 25개 보건소와 3개 의료원, 선별진료소 등으로 모두 공급됐다. 취약계층이나 일반 시민에게 배부하는 것은 시·군 지자체에서 구매가 이뤄진다”며 “기업에서 후원받은 마스크 7만 장 역시 보건소와 자가격리자, 의료진에게 우선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공적 판매 첫날, “번호표 못받아 이주노동자 마스크 구입 못해”

취약 계층도 ‘2019년도 미세먼지 마스크 수령자’는 “마스크 지급 제외”

경산시는 2월 21일 3만 5천 장, 26일 1만 5천 장 등 총 5만 장의 마스크를 읍면동 주민센터에 전달했다. 그러나, 감염병 특별관리구역인 대구ㆍ청도와 인접하고, 확진자가 계속 증가 중임에도 취약계층에 대한 마스크 공급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취재결과 나타났다.

확진자 30명 이상이 발생했던 경산시 사동·계양동·삼풍동 등을 관할하는 동부동주민센터는 2월 시청으로부터 전달받은 마스크 4600장 가운데 현재까지 3000장을 취약계층(기초생활 수급·차상위계층)에 1인당 5매씩 배부했다. 

동부동 전체 취약계층 인원을 묻자 신종식 총무팀장은 “담당자 연차로 인원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미지급된 나머지 1600장은 주민센터에서 보관 중이다. 주민센터가 문을 닫는 주말 동안은 마스크를 배부하지 않는다. 

주민센터 측은 “마스크 지급 안내는 ‘직접 방문해서 찾아가라’는 내용으로 취약계층 주민에게 문자 공지했다. 일일이 전화 연락은 못 한다”라며 “물량 부족으로 전체 주민들에게 무료로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동부동주민센터는 지난해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를 받은 취약계층 2000여 명은 이번 2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남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등 대학생 주거지역과 아파트 단지, 세무서 등 관공서가 위치한 동부동은 29일에도 확진자 2명(사동)이 추가됐다.

28일, 경산시청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오늘부터 소량으로 우체국·하나로마트 등 공적 판매처에서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다. 시장으로 많이 풀릴 것”이라며 “경산시에서 취약계층 외에 마스크 무료 배포 계획은 없다. 시장을 통해 구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산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B 씨는 경산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청와대 청원 서명에 동참했다고 밝히며, 경산이 확진자가 굉장히 많아 졌다. 대구에서 마스크가 풀릴 때 경산도 나눠줄 줄 알았다. 비상사태에 대한 준비 없이 경산시는 정부만 바라본다. 민선시장이 할 일이 뭔지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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