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성원전 재난대응 훈련 모습.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 월성원전 재난대응 훈련 모습.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할 것 없이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구에 확진자가 대량 확인되면서 전국에서 힘내라고 이어지는 응원의 손길이 고맙다. 자영업자나 영세 상인, 관광업계 등이 겪는 어려움은 얼마나 클 것인가. 하루속히 이런 상황이 종료되길 바란다.

의료진이 감염되거나 병원이 폐쇄된 소식, 확진자가 진료받고 싶어도 의료진과 의료기관이 부족한 상황도 전해진다. 경상북도 청도군 대남병원 정신 병동 확진자 관리는 우리 사회의 재해 약자 대응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대남병원에서는 환자를 1인 격리하지 못했고, 105명 중 10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증 장애인 시설인 경북 칠곡 ‘밀알 사랑의 집’에서도 집단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지켜보면서 한국 사회가 방사능 재난에 직면하면 어떤 상황이 닥칠지 짐작해 본다. 핵발전소 소재 지역과 인근 지역 지자체는 방사선(능) 누출에 대비한 매뉴얼을 수립해 놓고 있다. 몇몇 지자체 매뉴얼을 확인한 결과 재해 약자 대피 방안이나 주민 대피 방안은 현실적이지 않다. 

일례로 울산광역시 매뉴얼은 장애인 수송 수단이 장애인 콜택시 51대, 장애인 대형승합차 3대가 전부다. 울산시 등록 장애인 중 최중증 장애인은 3962명이며, 그중 지체장애인이 556명, 시각장애인 577명, 지적장애인 1208명 등이다. 이 사람들을 누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대피시킬 것인가. 이들도 속수무책 방사선에 노출되는 상황이 되지 않을지 상상만 해도 갑갑하다.

방사능 확산은 바람 방향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실시간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관련 지자체 대응 과정에 확인된 것은 방사능 재난처럼 다수가 한꺼번에 대피할 상황이 아님에도 온라인 시스템 접속이 지연되는 문제도 확인됐다.

코로나19 상황이 하루속히 진정되길 바란다. 아울러 진정 국면과 더불어 인구 밀집 지역을 인근에 둔 한국의 핵발전소 가동은 사회적으로 조명되어야 한다. 재해 약자뿐만 아니라, 인구 밀집 지역 주민 보호가 가능한지 드러내놓고 논쟁되어야 한다. 불안감을 부추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탈핵이라는 목표를 위해서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재난을 대비하자는 취지로 한국의 핵발전 문제를 짚어보자.

 

/ 탈핵신문.

출처 : 탈핵신문 2020년 3월 (75호) https://nonukesnews.kr/1750?category=748491
※ 탈핵신문과 기사제휴로 게재한 기사입니다. ⓒ탈핵신문, 무단 전재ㆍ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