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공식품 검사 건수의 5%에서 세슘 검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부터 9년이 지나면서 1차 생산물인 농수축산물 외에 가공식품에서도 방사성 물질 검출이 늘어나고 있다. 2018년에 가공식품 검사 품목 3534건 중 2.5%에서 세슘이 검출되었고, 2019년에는 6675건 중 5.0%에서 세슘이 검출되었다. 가공식품에서 세슘 검출이 1년 새 두 배 늘어난 원인으로는 후쿠시마현 농수축산물 소비를 늘리려는 일본 정부의 정책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야생육, 농산물, 수산물 순으로 검출률 높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농수축산물 방사능 오염 실태를 조사했다. 이는 일본 후생노동성이 공개한 ‘2019년 농수축산물 방사성물질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것이며, 검사 항목은 방사성물질 세슘(CS-134, CS-137)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하면 농수축산물 모두 후쿠시마현 포함 주변 8개 현의 세슘 검출량이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2019년 농수축산물과 가공식품 등의 방사성물질 검사 품목 가운데 야생조류와 동물이 44.4%로 세슘 검출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뒤를 이어 농산물 17.4%, 수산물 7.4%, 가공식품 5.0%의 세슘 검출률을 보였다.

 

농산물 : 두릅, 고사리, 죽순 높게 오염

농산물 가운데 가장 높은 세슘 수치를 보인 것은 두릅이다. 두릅은 검사 건수의 68%에서 세슘이 검출되었고, 이바라키에서 생산된 두릅은 기준치의 6배인 630베크렐(Bq/kg)이 검출되었다. 고사리도 두릅과 그 같은 양의 세슘이 검출됐으며, 죽순도 550Bq이 검출됐다.

쌀에서도 세슘이 검출되고 있다. 후쿠시마산 쌀에서는 77Bq의 세슘이 검출되었으며, 이는 기준치 100Bq에 가까운 양이다.

 

버섯류 : 100% 검출률 비중 높다

버섯은 방사성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어서 매우 높은 검출률과 세슘 오염이 나타났다. 금빛송이버섯 등 많은 품목이 조사한 검사 건수 100%의 검출률이 나왔고, 세슘 기준치인 100Bq보다 2배에서 6배까지도 세슘이 높게 검출됐다.

높은 오염을 보인 야생 버섯의 상당수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지역인 야마나시현, 니가타현 등을 원산지로 하고 있어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이 후쿠시마현은 물론이고 동일본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산물 : 송어 100%, 미국 매기 94% 세슘 검출

수산물 가운데는 곤들매기와 산천어, 잉어, 브라운 송어 등이 방사성물질 검출률이 높다. 브라운 송어의 경우 검사한 4개 표본 모두 세슘이 검출되었고, 미국 매기는 33개 표본 중 94%인 31개에서 세슘이 검출됐다.

송어와 붕어, 농어, 감성돔 등 세슘이 20베크렐 이상 검출된 어종은 20종에 달한다. 이는 민물고기와 해수어 모두 포함된 것이며, 방사능에 오염된 제염토가 폭우나 태풍 등으로 인해 강으로 흘러간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을 세우고 있어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은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현재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 8개 현의 수산물의 세슘 검출률은 8%로, 수입 허용 지역 0.4%보다 20배나 높게 방사성물질 오염도가 나타났다. 이는 여전히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의 세슘 검출 빈도가 높다는 걸 증명한다. 이 수치는 지난해 9배보다 오염도 차이가 큰 것이며, 8개 현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적절하다는 평가다.

 

축산물 

일본 정책이 소고기의 경우 방사능 검사를 해야 출하할 수 있으므로 농수축산물 전체 품목 중 가장 많은 검사가 진행되었다. 그 가운데 0.1%의 소고기에서 세슘이 검출되었는데, 검출량이 높은 표본 상위권이 모두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중 하나인 이와테현에서 나왔다.

 

 

야생육 : 멧돼지, 기준치보다 100배 높게 오염

축산물은 다른 농수산물 품목에 비해 낮은  검출률을 보이나, 야생육은 상황이 다르다. 멧돼지고기는 기준치의 100배에 해당하는 세슘이 검출됐다. 반달가슴곰 고기와 사슴고기, 곰고기, 산꿩고기 모두 기준치보다 높게 방사성물질에 오염됐다. 특히 반달가슴 고기는 검사 표본의 93.8%가 세슘에 오염돼 있었으며, 곰고기는 89.7%가 오염돼 있었다.

 

 

“일본 정부, 검출 한계치 강화해야”

일본 정부는 현재 방사성물질 검사를 대부분 검출 한계치가 25Bq/kg인 측정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25Bq 미만은 측정이 불가능하다. 반면, 한국 정부는 1Bq/kg 미만의 값도 측정 가능한 고순도 게르마늄 분석기를 사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쌀의 경우 빠른 검사를 위해 스크리닝 검사법을 적용해 50Bq/kg 이상만 검출 가능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출된 방사성물질 오염도는 검출 한계치를 낮추면 더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식품 안전성 확보하려면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거나, 적어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하지만 지속해서 방사능 검사 품목을 줄이고 있다.


가공식품과 도쿄올림픽 대책 필요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3월 10일 환경운동연합 1층 회화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와 같은 일본산 농수축산물 방사능 오염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일본산 식품 방사능 검사를 강화해야 하며, 특히 원산지를 확인할 수 없는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후쿠시마산 농수축산물을 공급할 경우 필연적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공급될 수밖에 없다며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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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용석록 탈핵신문 편집위원


출처 : 탈핵신문 2020년 3월 (75호) https://nonuke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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