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교육재단,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교사 징계 의결 강행”
문명교육재단,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교사 징계 의결 강행”
  • 김연주
  • 승인 2020.04.0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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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중학교 징계위원회가 열린 2일, 경북지역 교육·시민사회단체 회원 50여 명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일 경북교육연대와 문명고한국사국정교과서저지대책위원회는 2017년 한국사 국정 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반대한 교사에 대한 징계 의결 철회를 요구하며 문명중·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명중학교는 2일 오후 2시 30분부터 징계 의결 요구서를 통보받은 교사 세 명에 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심의를 진행했다.

앞서 2월 21일 문명교육재단은 2017년 2월 국정 한국사 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반대한 문명중·고등학교 교사 5명에 대한 교원징계의결 요구서를 통보한 바 있다. 

국정 한국사 교과서 논란으로부터 약 3년이 지난 올해 2월, 징계요구 시효 마감이 임박한 상황에서 문명중·고등학교장 김 모 씨는 연구학교 신청을 반대한 교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2월 말 퇴직했다.

기자회견에서 이용기 전교조경북지부장은 “잘못된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결과 약자에 대한 보복이 곳곳에서 가해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마음 놓고 교육 활동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역사교사 1034명이 문명고등학교의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서명에 참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가 서명 교사 명단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은영지 참교육학부모회경북지부장은 “국정 농단으로 박근혜가 쫓겨나면서 모든 학교가 포기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문명고는 마지막까지 추진했다. 아이들을 잘못된 교육재단에 맡길 순 없다. 참학은 독단적인 학교 재단에 맞서 함께 싸울 것”이라며 문명교육재단의 사과와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2일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문명중·고등학교 이용우 행정실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징계와 관련해서 당사자 교사가 아닌 학교에서 외부에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라고 밝히며, 문명고등학교 징계위원회 개최 일정 또한 “비공개”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전국역사교사모임은 문명중·고등학교 교사에 대한 “부당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서명에 참여한 역사교사 103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2017년 당시 경산에서 역사교사로 재직했던 권기홍 씨(현 김천생명과학고 교사)는 “예비 입학생들이 밤에 학교에 찾아와 촛불을 들고 국정 역사 교과서 반대 집회를 열던 날을 기억한다. 교사에 대한 부당 징계를 막지 못한다면 부끄러울 것”이라며 “(징계를) 반드시 막아 내자”고 말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2일 자 성명에서 연구학교 지정을 추진한 경북교육청과 문명교육재단에 대해 “교육부와 함께 위법·부당한 정책을 교사들에게 강요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지금 재단이 해야 할 일은 징계 시도를 철회하고 학생과 교사들이 온라인 원격학습 준비와 개학 후 교정에서 만날 준비에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7년 국정 한국사 교과서 반대 활동에 참여했던 학부모 문승자 씨는 “옳지 않다고 말만 한 게 아니라, 2달 동안 몸으로 시위한 경험이 엄마로서 자랑스럽다. 아이와 신뢰가 생긴 것 같다”라며 “그때 자퇴한 학생이 두세 명, 전학을 택한 학생이 두 명이었다. 전학 이후에도 철저히 준비해서 원하는 학과에 진학했고, 대학 가서도 행복해한다. 학교생활을 즐기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학부모 조현주 씨는 “교사에 대한 징계를 이해할 수 없다”라며 “문명고가 국정 역사 교과서를 채택하면서 아이가 전학을 했다. 학교가 말 잘 듣는 노예, 충신을 원한다면 전학을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현주 씨는, “함께 공부하고 싶었던 친구들과 같이 졸업을 못 해 아이가 3년 내내 속상해했다. 전학으로 저항한 것은 인생의 큰 사건이었다”라며 “올해 역사학과에 입학해 한국사 강의를 들으면서 그때 옳은 일을 했다는 걸 확인하게 됐고, 역사 인식이 더욱 다져졌다고 했다. 선생님들에 대한 징계 철회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