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0 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투단 기자회견 사진 박재희<br>
△ 420 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투단 기자회견 사진 박재희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이하 420경산공투단)은 4월 28일, 경산시청에서 ‘420 장애인 차별 철폐 경산지역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420경산공투단은 ▲장애인 수용정책 폐지 및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권리 보장,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활동 지원 서비스 권리 보장, ▲보호작업장 폐쇄 및 노동권 보장, ▲의사소통 권리 보장, ▲이동권 보장 및 공공성 강화, ▲긴급재난 대책 마련을 경산시에 요구했다.

김종한 420경산공투단 공동대표는 “경북 경주에서 비리 문제와 인권침해로 수용시설의 3곳이나 인권유린 났고, 2명이 사망했다. 집단 수용시설 대상 전수조사를 위해 경주시청에 예산 확보를 요구해왔는데 추경예산을 확보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더불어 포항에서는 경북 최초로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예산이 통과되었다”고 전하며 “코로나가 12월부터 화두가 되면서 코로나로 집단 수용시설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체감한다. 장애인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가 65세 미만으로 제한돼있어 (65세가 되면) 노인요양원에 갈 수밖에 없다. 노인요양원에서도 집단 감염이 있었지만,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경산에서도 협의와 투쟁을 통해 활동지원서비스 공적 운영 강화를 위한 공론화로 나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왼쪽부터)김종한 420경산공투단 공동대표, 김호균 경산녹색당 운영위원장
△ (왼쪽부터) 김종한 420경산공투단 공동대표, 김호균 경산녹색당 운영위원장

김호균 녹색당 운영위원장은 “생존권이나 인권은 차별해서 안 된다. 그런데 경산시는 지역사회의 사람들로부터 분리하는 장애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세상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공정할 수 있는 사회구조가 되어야 한다. 어떤 대책이 장애인을 위한 것인지 의견을 나누고 가장 합리적이며 정당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형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얼마 전 활동 지원서비스 갱신을 앞두고 조사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조사원이 전화로 ‘옷을 입을 수 있냐?’, ‘장애는 나아졌냐?’고 물었다. 활동지원사가 퇴근하고 나면 화장실에 가고 싶어질 것 까봐 저녁을 먹지 못하고 있는 저한테 장애가 나아졌냐고 물어봤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지만, 어쩌면 코로나 이전부터 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동떨어진 채 시설이나 가정에서 살아왔다”라며 “코로나보다 무서운 것은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는 요구가 지자체로부터 외면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요구한다. 장애인들도 장애를 증명하는 삶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시민임을 증명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가능하도록 경산시에 요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윤해수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활동 지원이 없이는 혼자 움직이지도 못하고, 외출도 못 한다. 혼자서 앉지도, 먹지도 못하는 제가 심야에는 혼자 있어야 한다. 저와 비슷한 최중증장애인이 많다. 저녁 9시에 활동지원사가 퇴근하면, 밤중에 소변줄이 막히거나, 호흡곤란이 와서 목숨이 위태롭게 홀로 자포자기로, 아침에 활동지원사가 오기를 기다리는 장애인들이 있다”라고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윤해수 소장은 “아무도 살려달라고 외치지 않으면, 존재감이 없이 사라질 뿐이었다. 현재 포항에서는 활동 지원 24시간 생존권 투쟁을 위해 장애인 당사자들의 굳은 결심으로 4월 7일부터 포항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어제 (27일) 포항시청에서 하반기부터 활동 지원 24시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처음으로 경북지역 중 포항에서 실시하게 되었다. 많은 분과 노력과 함께 힘써 준 덕분이다. 비록 3명의 예산이지만 24시간 활동 지원이 모든 장애인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외칠 것이다.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이경형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윤해수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김연주 공공운수노조 장애인활동지원지부 대경지회 사무장
△ (왼쪽부터) 이경형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윤해수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김연주 공공운수노조 장애인활동지원지부 대경지회 사무장

김연주 공공운수노조 장애인활동지원지부 대경지회 사무장은 “얼마 전 선거가 끝났다. 투표일에는 선거투표소까지 장애인에게 차량 운행을 지원하면서, 장애인콜택시 24시간 운행에는 관심이 없다. 장애인이 자립 생활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장애인콜택시 운행과 저상버스가 도입되어야 하지만 경산시는 1년 동안 방치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시설 집단 수용 문제와 관련해 “오늘 28일 기준으로 244여 명이 코로나로 죽었다. 그러나 100명, 200명은 기억하지만, 그 이후 죽음은 숫자로 언급될 뿐”이라며 “청도 대남병원에서 사망했던 분이 몸무게 42kg였다. 정상 체중에 미달한 상태로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 죽음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이 사회에서 대규모 폭력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대한민국이 모범적으로 코로나19를 막았다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자가격리로 ‘확찐자’가 되었다고 농담도 한다. 우리가 시설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적절하게 효과적인 자가 격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라며 코로나19로 시설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고, 시설 강제 수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420경산공투단은 경산시청 장애인복지과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후 경산시와 정책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산시지회, 공공운수노조 장애인노동조합지부, 대림·경산택시분회,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북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대구지부 등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 및 정당에서 40여 명이 참석했다.


 


※ 매년 4월 20일은 국가와 정부가 지정한 ‘장애인의 날’로 올해 40번째를 맞이한다. ‘장애인의 날’을 제정한 전두환 정권은 ‘복지국가’라는 명목으로 시민들을 강제로 연행해 시설에 격리하고, 각종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롯하여 지금도 분리와 배제, 수용의 역사가 ‘복지’라는 이름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단 수용 및 분리 정책이 얼마나 지역사회와 괴리되어 있는지, 장애인 소수자에게 폭력적인 위험을 몰고 있는지를 알리고 장애인 수용정책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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