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부지에 늘어나는 고농도 오염수,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처리수(또는 삼중수소를 포함한 물)’라고 부르며, ‘해양 방출이 제일 현실적’이라는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방침을 어업 관계자를 비롯한 시민들 반대에도 밀어붙일 전망이다. 지난 4월 2일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정부의 ‘해양 방출’ 방침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탈핵신문은 일본 비영리 환경단체 FOE-Japan이 작성한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오염수 Q&A’를 번역·정리해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 글쓴이 주

 

그림 출처 FOE-Japan

일본 정부가 ‘처리수’라고 부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로 녹아내린 핵연료 데브리(덩어리)를 냉각하기 위해 주입한 물과, 핵반응로 건물 및 터빈 건물 내에 유입된 지하수 등이 섞이면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말합니다.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장치(ALPS)로 정화처리를 거친 후 부지 안의 탱크에 저장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12일 기준 오염수 보관 탱크 수는 979기, 오염수량은 119만㎥입니다. 

 

‘오염수’에는 어떤 방사성물질이 포함되어 있나요? 

탱크 내 오염수에는 도쿄전력 계산으로 약 860조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초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장치로 정화 과정을 거치면 삼중수소를 제외한 모든 방사성물질은 제거할 수 있다며, 다핵종제거장치로 처리한 오염수를 ‘삼중수소수’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2018년 여름 각종 언론사가 삼중수소수에는 요오드129, 루테늄106, 스트론튬90 등 다양한 방사성물질이 제거되지 않는 채 기준치를 초과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지난 2020년 3월 24일에 발표된 도쿄전력 자료에 따르면, 현재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의 약 70%에서 총 62개의 방사성 핵종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 농도는 배출 기준의 최대 2만 배를 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삼중수소란 무엇인가요? 우리 몸에 안전할까요?

수소의 동위원소인 ‘삼중수소’는 양자 1개와 중성자 2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반감기는 12.32년이며, 베타 붕괴를 거쳐 헬륨으로 바뀝니다. 삼중수소는 우주선이 지구 공기와 부딪칠 때 생성되며 자연계에서 물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핵실험과 핵발전소로 인해 증가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가 물과 같은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사람과 생물에 농축되는 일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 삼중수소가 유기화합물을 구성하는 수소와 자리를 바꿔, 먹이사슬을 통해 농축될 가능성, 2) 삼중수소가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인 수소와 자리를 바꿀 때 체내 반감기가 길어져 가까운 세포에 영향을 주는 가능성, 3) DNA를 구성하는 수소와 자리를 바꿀 시 삼중수소가 헬륨으로 괴변해 DNA가 파손될 가능성 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해양 방출 말고 다른 방법은 정말 없나요? 

일본 정부는 2022년 여름쯤에는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부지 안에 새로운 탱크를 더 설치할 공간이 없어진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고 해양 방출이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민간 싱크탱크 ‘원자력시민위원회’를 중심으로 일본 시민사회는 ‘대형 탱크 저장’과 ‘모르타르 고체화 처분’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대형 탱크에 보관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대형 탱크 저장’ 안은 10만㎥ 크기의 돔형 지붕 및 수봉식 탱크를 설치해 오염수를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탱크를 설치할 곳은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안의 약 800m×800m 면적의 부지입니다(그림2). 그곳에 약 20기의 대형탱크를 설치하고, 기존 탱크 보관부지에도 차례로 대형탱크를 재설치하라는 것입니다. 대형탱크를 설치하면 향후 추가로 발생할 오염수(하루에 150㎥) 약 48년분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대형탱크는 석유 비축 등으로 많은 경험이 있고, 현재 사용 중인 오염수 탱크보다 훨씬 튼튼합니다.

 

그림 출처 FOE-Japan

‘모르타르 고체화 처분’이란? 

‘모르타르 고체화 처분’은 미국 사바나 강 핵시설에서 오염수를 처분하기 위해 사용된 방법으로, 거대 콘크리트 용기 안에서 오염수를 시멘트와 모래로 모르타르 고체화해 반지하에 처분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의 좋은 점은 방사성물질이 해양으로 방출될 위험성을 거의 100% 차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고체화해도 반감기에 따라 방사성물질은 감소하기 때문에 콘크리트와 모르타르가 열화하더라도 안전성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야 하는 만큼 용적 효율은 약 1/4로 줄어듭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800m×800m의 부지 면적을 확보한다면 향후 18년 동안 발생할 오염수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삼중수소에 대한 일본 국내 규제는 어떻게 되어 있나요?

일본 정부의 삼중수소 환경 방출 농도 기준은 1리터당 6만 베크렐입니다. 그리고 현재 ‘서브드렌’ 과 ‘지하수 바이패스’와 같은 지하수 유입 방지 장치에서 발생하는 물을 바다로 방출할 때의 삼중수소 농도 기준은, 부지 주변 피폭 선량 법정 한도(1밀리시버트/년)를 고려해 1리터당 1500베크렐입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2차 처리해서 삼중수소 외 방사성물질을 대부분 제거한 후, 이를 해수로 500~600배 희석해 리터당 삼중수소 농도를 1500베크렐까지 내린 다음, 약 30년에 걸쳐서 바다로 방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번역, 정리 _ 오하라 츠나키 탈핵신문 편집위원


출처 : 탈핵신문 2020년 5월 (77호) https://nonuke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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