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재채취법’ 이제는 바꾸자, ‘골재자원보호법’으로!
‘골재채취법’ 이제는 바꾸자, ‘골재자원보호법’으로!
  • 김신애
  • 승인 2020.05.23 2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재 불법 채취 더 이상은 안 된다

 

5월 22일, 중장비ㆍ덤프 회원들이 울진군에 체불금 지급을 위한 중재를 요구하며 피케팅을 진행했다.
5월 22일, ‘(주)중장비ㆍ덤프 회원’들이 골재 채취 업체의 체불금 지급에 대한 중재를 울진군에 요구하며 피케팅을 진행했다.

지난 5월 6일 ‘울진군 기성면 골재 채취 운송료 및 인건비 체불’ 사건이 현대 HCN 방송에 보도되었다. 방송에 의하면 업체 대표가 잠적하면서 덤프트럭과 중장비 차주 50여 명이 5억 5천만 원에 달하는 운송비와 인건비를 받지 못했으며, 업주의 과도한 불법채취가 있었으나 울진군의 관리 감독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골재 불법 채취로 인한 민원에 대한 기사들이 확인된다. 전국적으로 드러나는 실태이고, 오래도록 근절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골재(해상, 육상, 하천)는 우리들의 중요한 자연자산이고 유한한 자원이다. 이를 개발하는 것은 관련 산업의 수요에 충족하고, 공익의 목적에 맞게 사용되어야 한다. ‘골재채취법’에 의해 허가와 채취, 복구까지 엄정하고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이번 ‘울진군 기성면 골재 채취 운송료 및 인건비 체불’과 관련해서 이들은, 복구 계획에 따라 토사가 농지에 복구된 것이 아니라 “발파석이 복구토로 사용되었다”라고 증언하였다. 

터널 공사, 신도시 건설, 철도 공사, 방파제 공사 등 대규모 국책사업과 석산 개발과정에서 나오는 발파석은 그 사용처가 폐기물법에 따라 관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발파석이 복구토로 불법적으로 매립되거나 부적절하게 판매되고 있어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폐기물법에 따라 발파석을 적법하게 처리하지 않고 불법 매립하거나, 복구토로 헐값이 팔아넘기는 것이다. 국책사업에서부터 발파석을 매장하거나 복구토로 이용하는 불법적 관행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나 지자체의 관리 소홀과 직무유기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5년마다 ‘골재수급기본계획’을 세워 골재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20년 국내 건설투자 전망치(253조 원)’ 및 10억 원 당 골재 투입량 등을 토대로 올해 골재 수요를 234,773천㎥로 추정하고, 내년도는 247,118천㎥로 계획하였다. 

골재 수급은 지역별 자체 공급을 원칙으로 하되, 부족분은 인근 지역으로 반·출입이 가능하다. 그래서 강원도 동해시는 2019년 레미콘 출하량과 2020년 건설투자 전망과 비교하여 공급이 과다하다고 판단하고, 공급 제한을 공지하기도 하였다. 

경북 영덕군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남정면 석산 개발과 허가권 취소를 두고 지역주민과 갈등을 일으켜 행정기관이 난개발과 자원 보존을 위해 골재 채취와 석산 개발에 대해 철저한 규제를 하고 있다. 영덕군의 골재 채취 행정 세부지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채취 면적은 진입로, 야적장 포함해서 7,500㎡, 허가량은 30,000㎥ 미만 
▲ 허가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허가 후 기간 연장은 불가 
▲ 토지 복구계획서를 토지주에게 열람 후 날인을 받아 제출 
▲ 골재장은 사람이 거주하는 건물로부터 직선으로 100m 이상 떨어진 곳, 인근 지적경계에서 5m 이상 이격 거리 유지 
▲ 지질조사서를 제출해야 하며, 조사 심도는 골재 채취 심도 이상으로 함
▲ 폐기물을 위해 기계식 세륜 및 세차시설 설치 의무 
▲ 채취금지 기간을 설정하여 농번기(3~5월) 및 휴가철(7~8월) 사전 안전대책 및 반출 제한 
▲ 복구비는 복구 예산서에 반영하며 산정 단가는 당해 경상북도 건설공사 설계 기준 및 건설공사 표준 품셈에 근거하도록 함 
▲ 모니터링 골재 채취 및 반출은 골재채취장에 32배속 이상 CCTV 설치(24시간 녹화, 업체 비용 부담) 후 시행. CCTV 문제 발생 시 작업을 중지하고 수리(업체 비용 부담). 무단으로 CCTV 내용 삭제(전원 차단) 금지. CCTV 내용이 녹화되지 아니할 시 4분당 덤프 1대 반출로 규정하고 처리. CCTV 고장 시 즉시 담당자에게 연락. CCTV에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여 군청과 연결 
▲ 토량 확보와 토취장은 골재 채취 허가 기간보다 6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하고 골재 채취 허가량의 1.5배 이상 토량 확보
▲ 복구 토지관리까지 상세하게 지침 적용


울진군은 2019년 9월 골재 채취 지침을 개정해서 준설선 채취 및 해양 반출 금지를 적용했으나 여전히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골재 채취에 대한 민원과 불법이 수시로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첫째는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골재채취법’의 문제이다. 둘째는 불법을 저질러도 엄벌하지 않는 판결이다. 마지막으로 ‘행정 감독 소홀’과 ‘비리 유착 의혹’이 그것이다. 

이번 기회에 울진군은 이권과 관련한 인·허가 비리의 종식과 자원 보존을 위한 행정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또 의사결정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여 담당자가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관행과 비리의 개연성을 원천 차단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골재채취법’이다. 골재채취법은 ‘골재(骨材)의 원활한 수급(需給)과 골재 채취에 따른 재해(災害)를 예방하기 위하여 골재의 수급 계획, 골재채취업의 등록 등 골재 채취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함으로써 골재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과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 한다라는 목적으로 제정된, ‘발전’이 우선인 법률로 볼 수 있다. 

골재 채취는 주변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여 지역주민, 환경단체, 지자체 간의 갈등이 발생하고 바다 골재 채취 경우 어족자원 파괴, 해양 환경 파괴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바다의 경우 해안선 전체의 침식과 변형을 만들었고, 방파제 설치와 국가항 건설로 환경 훼손이 매우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골재채취법은 개발 중심, 산업 발전을 위한 법률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데 정반대되는 개념의 법률이다. 사람이 살면서 집을 짓고 도로를 놓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모두의 공공재, 유한자원으로 생각하고 엄격한 규제와 관리, 계획 운영으로 쉬이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건설 투자업의 규제 또한 엄격하게 추진되어야 마땅하다. 더불어, 시민의 건강한 생활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환경보존법, 환경영향평가법, 해양환경관리법, 산림보호법, 자연환경보전법 같은 법률처럼 골재채취법을 ‘골재자원보호법’으로 전면 개정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을 제안해본다. 또 지자체에서 우선 자연보호를 위해 조례나 행정행위 처리 지침을 꼼꼼하게 제정하여 불법이 일어날 수 없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복구토 덤프에 싣는 작업사진
△ 삼달석산에서 복구토를 덤프차량에 싣고 있다. 사진 제공 = 덤프차량 기사.

2010년 국토부의 ‘울진지역 골재자원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울진지역은 산림자원을 제외한 하천과 육상 골재 부존량이 부족하여 7~9년 후에는 고갈되리라 예측하였다. 이런 보고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간 울진군은 아무런 행정계획이나 조치 없이 골재 채취를 허가하여 울진군 자원을 훼손하고 있었던 것이다. 울진군은 2013년 3천여만 평의 넓은 산림이 국내 최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제는 자연환경 훼손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골재 채취와 관련해서 시민의 감시와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이번 울진군 기성면 불법 골재 채취와 관련해서는 과다 채취, 복구토 사용, 폐기물처리법 위반, 인근 동해선 공사에서의 발파석 사용 여부 등 여타 골재 채취 사건과 다를 바 없다. 울진군청은 이전에 채취 허가된 사항에 대해서도 전면 조사하고, 골재 채취 업주들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기후 위기가 인간에게 어떻게 복수하는지 코로나19로 명확하게 확인하였다. 자연은 이제 인간을 너그러이 봐주지 않는다. 우리가 자연을 두려워하고,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때라고 본다.

 

글 _ 김신애 울진사회정책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