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집배노조 경북본부 주최로 열린 ‘일방적 집배 인력 배치 철회 및 집배업무강도 폐기! 경북우정청 규탄 기자회견’. 사진 김연주.

15일, 전국집배노조 경북지역본부는 경북지방우정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 구조조정 중단과 집배업무강도(집배부하량산출시스템) 폐기, 정규인력 증원을 촉구했다.

노동조합은 “2019년 총파업 철회 이후 업무환경 개선 노사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며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 52시간제가 시행된 이후 인원 충원은커녕 정규 직원이 퇴직한 자리조차 채워지지 않아 고통받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경북우정청은 정규 집배원이 빠진 자리를 특수고용 신분인 위탁 택배원·농어촌 소포 전담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충원하지 않고 감원시키고 있다”며, 이로 인해 “현장 집배원의 불안감과 노동강도는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집배노조에 따르면 지난해만 우체국 집배노동자 18명이 사망했다. 경북우정청 집배원도 2명이 숨졌다. 집배원 과로사를 계기로 발족한 <집배원노동조건개선추진단>은 2018년, 정규직 2천 명 증원을 우정사업본부에 권고했지만, 현재까지 비정규직 집배원 750여명 채용에 그쳤다. 

최승묵 전국집배노조위원장은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이 퇴직·병가·퇴사해도 현장 인력을 즉시 충원하지 않았다. 적정 인원을 배치해야 하는 사용자 의무를 저버렸다”며 집배노동자 인력 증원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어, “최근 5년 동안 100여 명의 죽음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집배부하량산출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전 과정을 초 단위로 계산하고, 2시간에 15분으로 책정된 휴게시간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며 “부하량에 미달한 시간만큼 인력 축소를 시도하며 현장을 과도하게 쥐어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0년 우정사업본부는 ‘적정 집배 인력 운용’ 및 ‘집배원의 업무 평준화’를 목적으로, 집배원의 업무 수행 과정과 배달 환경 등에 따른 집배원 개인별, 우체국별, 지방 우정청별 업무량을 산출하는 집배부하량산출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2016년 말부터 집배부하량산출시스템을 집배 현장에 도입한 이후에도 초과 근무시간 미산정 및 무료 노동 관련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졌다. 

2018년 감사원은 우정사업 경영관리 실태 감사보고서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직접 작업 시간’과 함께 “생리적 욕구 해결 등을 위한 ‘여유시간’과 안전사고 예방·건강관리 등을 위한 ‘휴식시간’ 등을 집배부하량산출시스템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최영홍 집배노조 경북본부장.

최영홍 집배노조 경북본부장은 “경북청은 노동시간을 초 단위로 수치화해 집배원 194명이 남는다고 한다. 7월부터는 집배원 재배치를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한다”라며 “구조조정 근거로 활용되는 집배업무 강도 시스템을 폐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영홍 본부장은 “함께 힘을 모아 죽음의 집배 재배치를 막아내자. 경북이 선봉에 서길 고대한다”고 호소했다.

집배노조는 15일부터 전국적인 투쟁지침에 따라 1인 시위와 피케팅 등 전국 동시다발 선전전에 돌입했다. 집배 인원 재배치 철회와 집배 정규 인원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7월 상경 투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우 집배노조 경북본부 동대구지부장은 “현장에서 코로나19 병균 배달부로 냉소 받기도 했다. 하루 수십, 수백 통에 달하는 긴급생계자금 등기를 배달하는 집배원들이 현장에서 마스크를 끼고 쉼 없이 달릴 때 우정사업본부는 무엇을 했나”라며 “우리도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란 자부심으로 일했다. 그러나 경북청은 인력 재배치와 구조조정으로 그 자부심을 무너뜨렸다. 우정본부와 경북청이 변할 때까지 노조 지침에 따라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결의를 밝혔다. 

 

▲집배원의 부하량 산출 방식. 이미지 출처: 2018 우정사업 경영관리 실태 감사보고서(우정사업본부 제출 자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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