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화 위원장 사퇴, 전국에서 공론화 중단 요구 이어져
정정화 위원장 사퇴, 전국에서 공론화 중단 요구 이어져
  • 용석록
  • 승인 2020.06.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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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화 위원장 “공정성 담보 어렵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장 사퇴

2020년 6월 26일 오전, 산업통상자원부가 구성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의 정정화 위원장이 사퇴했다. 그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재검토위원회와 지역실행기구가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결정적인 사퇴 배경이라고 밝혔다.

정정화 위원장은 지난 4월 경주 월성원전 맥스터(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증설 여부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시민참여단 구성을 위한 설문 문항을 재검토위 차원에서 만들었는데, 지역실행기구가 재검토위와 상의도 없이 설문 문항을 모두 바꿨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근본적인 취지를 훼손하는 쪽으로 설문 문항을 바꾼 것을 보고 사퇴를 결심했다”고 했다. 이어 지역실행기구 위원 구성의 대표성과 공정성도 문제 삼았다.

정정화 위원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전국공론화의 경우 1차 토론회가 6월 19일부터 예정이었으나, 균형 있는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지 못해 7월 10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경주 월성원전지역실행기구 역시 원전소재지인 경주시 양남면 주민설명회가 3차례나 무산되었고, 시민참여단 모집도 공정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으며, 7월 18일로 예정된 지역 종합토론회도 찬반진영의 균형 있는 토론자를 확보하지 못해 공정한 의견수렴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산업부, 공론화 계속 진행하겠다

시민사회계, 공론화 중단 요구 이어져

산업부와 재검토위는 나머지 재검토위 위원 가운데 호선을 통해 새 위원장을 선출, 공론화 논의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검토위원회는 15명 위원 가운데 위원장 사퇴, 위원 2명 사퇴, 장기간 불출석위원 2명 등 이미 위원회의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팽배하다.

정정화 위원장의 사퇴 소식과 산업부의 입장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전국 시민사회와 탈핵진영, 핵발전소 소재지역과 인근지역 등은 연이어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 논평을 냈다.

 

△ 정정화 위원장 사퇴 이튿날인 27일, 경주시민대책위와 양남면대책위 등 주민 120여명이 시민참여단 사전워크샵 개최를 반대하며 화백컨벤션센터를 봉쇄했다. (사진=경주환경운동연합). / 뉴스풀 편집자 주.

경주,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 해산 요구

시민참여단 워크숍 중단 촉구

월성핵발전소가 있는 경주에서는 ‘월성원전 핵쓰레기장 추가건설 반대 경주시민대책위’가 논평을 내고,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 해산하고 경주지역 의견수렴을 중단하라고 했다.

경주시민대책위는 “정정화 위원장이 밝힌 의견에 많은 부분 공감하며 그동안 짊어졌을 무거운 고뇌에 위로를 보낸다”며 운을 뗐다. 정정화 위원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재공론화를 ‘실패’로 규정하고 ▲박근혜 정부에 이어 또다시 반쪽 공론화,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가 대표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했음, ▲경주지역 시민참여단 모집이 공정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음, ▲산업부가 맥스터 확충에만 급급한 나머지 시민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했음, ▲공론화의 기본 원칙인 숙의성·대표성·공정성·수용성 등을 담보할 수 없게 됐음 등을 지적했다. 그는 개선 방안으로 ▲재공론화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아닌 대통령 직속 또는 국무총리 산하 기구에서 추진해야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재검토위원회는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기구로 다시 구성해야 한다,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도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수 있도록 다시 구성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냈다.

경주시민대책위는 “우리는 이러한 의견에 공감하며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의 즉각 해산 및 경주지역 의견수렴의 중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산업부가 결단하여 27일 있을 경주지역 150명 시민참여단 사전 워크숍부터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월성원전지역실행기구는 27일 경주 보문단지에 있는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을 앞두고 있다. 경주시민대책위는 2020년 6월 27일 오후 2시 규탄 결의대회를 예정한 만큼 행사가 강행되어 불필요한 마찰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울산, 대책없는 임시시설 증설 반대

“재검토 논의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울산에서는 ‘월성핵쓰레기장 반대 주민투표 울산운동본부’가 2020년 6월 26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 재검토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은 우리의 안전과 생명이 걸린 문제”라며, 울산시민들은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을 영구처분장 대책도 없이 증설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6월 26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 재검토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용석록
△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6월 26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 재검토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용석록

울산주민투표운동본부는 민간주도 주민투표를 통해 5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 투표자의 95%가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설에 반대한다며, 정부가 울산시민들의 주민투표 결과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울산주민투표운동본부는 주민투표 결과를 들고 6월 1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울산 주민투표 결과를 수용해 월성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건설을 백지화할 것,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엉터리 공론화 중단하고, 반쪽짜리 핵발전소 소재지역 지역실행기구를 해산할 것, ▲정부는 대통령 책임하에 전 국민 의견수렴을 위한 사용후핵연료 논의 기구를 다시 구성하고, 제대로 된 사용후핵연료 처분 정책을 재수립할 것 등을 요구한 뒤 청와대에 요구서를 전달했다.

 

전국 탈핵단체, 재검토위 해산 요구

“재검토위 위원 전원 사퇴하길”

전국 연대단체인 ‘고준위핵폐기물 전국회의’는 2020년 6월 26일 오전 성명서를 배포하고,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해산하고, 재공론화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정화 위원장의 사퇴를 무거운 마음으로 환영하며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평가한다”며, “우리는 이번 위원장 사퇴를 계기로 현재의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해체되고 새롭게 설계·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준위핵폐기물 전국회의는 월성핵발전소 피해 지역임에도 의견수렴에서 배제된 울산지역 주민들이 반발하여 민간주도의 울산북구 주민투표를 진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며, 월성핵발전소 소재지인 경주시 양남면 주민들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시민참여단 모집에 대한 공정성 논란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태가 이렇게까지 오게 된 책임은 누구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있다며, 정부가 전국단위 공론화는 물론 경주지역 실행기구가 추진 중인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공론화를 실패로 몰아간 산업부가 더이상 공론화를 주관토록 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 책임으로 독립적인 기구를 구성해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2020년 6월 26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새롭게 첫 단추를 채울 것을 당부한다며,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는 탈핵과 민주적 원칙을 전제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는 논평을 내고 산업부의 폭주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며, 책임자 처벌과 재검토위원회를 해체를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문제 해결에 나서라”

국회, 류호정 의원도 기자회견 열어

국회에서도 정정화 위원장 사퇴 이후 류호정 의원(정의당, 산자위)이 2020년 6월 26일 오후 1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류호정 의원은 이에 앞서 6월 25일 현안지역인 경주와 울산을 방문한 바 있다.

 

△ 류호정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농령이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사진 =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
△ 류호정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농령이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사진=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

류호정 의원은 경주와 울산을 방문하여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더니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공론화 작업 똑바로 하라”고 지적했으며, 주민을 무시하고, 갈등만을 유발하는 일방통행 방식의 의견수렴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류 의원은 의견 수렴과정에서부터 배제된 울산 북구에서는 주민 쌈짓돈으로 주민투표를 진행해 맥스터 건설 반대 94.8%라는 결과가 나왔고, 경주에서는 주민설명회가 세 차례나 무산되고, 경주시민대책위는 오늘로 44일째 경주역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산업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그동안 산업부는 일방적인 공론화 진행으로 지난 1년 동안 찬반 갈등만 증폭시킨 채 어떠한 성과도 얻지 못했하며, 시간과 세금만 낭비한 산업부가 이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늦었지만 제대로 된 공론화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산업부가 아닌 대통령 책임하의 독립적인 기구를 구성하고, 이해당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하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책무가 문재인 정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글 _ 용석록 탈핵신문 편집위원


출처 : 탈핵신문 2020년 6월 https://nonuke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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