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에 무방비 상태인 핵발전소
자연재해에 무방비 상태인 핵발전소
  • 용석록
  • 승인 2020.09.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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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태풍 마이삭과 10호 태풍 하이선은 동해를 따라 북상, 고리와 월성, 울진핵발전소에 모두 영향을 끼쳤다. 갈수록 기후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돼 핵발전소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9호 태풍 마이삭과 10호 태풍 하이선은 동해를 따라 북상, 고리와 월성, 울진핵발전소에 모두 영향을 끼쳤다. 갈수록 기후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돼 핵발전소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핵발전소가 자연재해 앞에 맥없이 가동 중단됐다. 역대 태풍은 주로 동해안을 끼고 있는 핵발전소 안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태풍과 폭우, 폭염 등 점점 잦아지는 기상이변에 대비해 핵발전소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조속한 탈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호 태풍 ‘마이삭’으로 9월 3일과 4일 부산의 고리핵발전소 1·2·3·4호기와 신고리핵발전소 1·2호기가 소외전원이 모두 상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발전소 외부전원이 끊기자 이들 6기 핵발전소 모두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되었다. 신고리 3·4호기는 가동이 중단되지는 않았으나 변압기 정전이 발생하고, 신고리 3호기의 터빈 건물 지붕 일부가 파손됐다. 이들 발전소 외부전원이 상실된 정확한 원인은 9월 14일까지 정확하게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송변전 설비 이상, 염분 유입 등이 원인이라고 일부 발표했다.

9월 7일에는 10호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경주에 있는 월성핵발전소 3호기와 4호기도 가동이 중단됐다. 2호기는 7일 오전 8시 38분, 3호기는 9시 18분경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 그러자 한수원은 원자로 출력을 감소시키며 가동을 중단시켰다.

이어 경북 울진의 한울핵발전소 1·2호기에서는 7일 오후 5시 45분경 방사선 경보가 발생했다. 한울1·2호기 액체 방사성폐기물 증발기에서 방사선 경보가 발생한 것이다. 14일 현재 한울 1·2호기는 정상 가동 중이며, 한수원과 원안위는 방사선 외부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핵발전소 소외전원 상실 사고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핵발전소는 소외전원 상실에 대비해 호기별로 비상디젤발전기 2대와 대체교류발전기, 1MW급 소형 이동형 발전기를 갖추고 있다. 또 부지별(본부별)로 3.2MW 급 이동형 발전차량을 갖추고 있다. 비상디젤발전기는 자동 기동이 가능하고 대체교류발전기는 운전원이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태풍으로 핵발전소 사건·사고가 다량 발생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고 원인을 사업자와 규제 당국에만 맡기지 말고 외부조사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태풍에 대비해 한수원이 사전에 원자로 가동을 수동 정지하지 않은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핵발전소가 태풍으로 일시 정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고리 2회가 국지성 호우로 순환펌프실이 침수되면서 원자로가 정지했고,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고리 1~4호기와 월성 2호기가 정지되는 사고가 있었다.

 

부산·울산 핵발전소 안전대책 강화 요구

핵발전소 조기 폐쇄와 조속한 탈핵 촉구

△탈핵부산시민연대가 9일 오후 2시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탈핵부산시민연대)

9월 3일과 7일 연이은 태풍으로 핵발전소 사건·사고가 국내 핵발전소 26기 가운데 10기에 걸쳐 발생했다. 이에 따라 부산과 울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핵발전소 안전대책 강화와 조기 폐쇄 등 조속한 탈핵, 투명한 정보공개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사고 열흘이 지난 14일까지도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태풍 마이삭으로 고리원자력본부의 모든 핵발전소가 가동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9월 3일 즉시 성명을 낸 데 이어 9일 오후 2시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조속한 탈핵을 촉구했다. 이들은 태풍이 시작된 날부터 악몽과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며, 부산시에도 대책을 촉구했다.

부산시는 원자력안전조례를 통해 핵발전소의 사고 위험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임무를 명문화했음에도 이번 폭우와 태풍 관련해 부산 시민들에게 어떤 정보도 알리지 않고, 현장조사나 사태 파악에도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이어 이들은 핵발전소 피해 상황을 시민들이 직접 확인하고, 원인과 후속 조치 상황이 올바로 확인되고 이행될 수 있도록 민관합동 진상조사단 구성을 요구했다.

 

원안위에 안전대책 강화 요구 공문

울산시에 외부조사위 구성도 촉구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9월 3일과 4일, 7일 연이어 세 번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9월 10일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공식 간담회와 안전대책 강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핵발전소 안전성 강화를 위해 ▲소외전원 상실에 대비한 비상발전 설비 강화, ▲다수호기 안전성 평가 실시, ▲지자체 핵발전소 재가동 동의권 법 개정, ▲방사능 누출에 따른 <행정기관 대응 매뉴얼> 외에 <시민행동 매뉴얼> 제작과 배포 의무화, ▲기후 위기에 따른 안전설비 강화와 방사능 누출 사고 대응 매뉴얼 강화, ▲테러 방지를 위한 핵발전소 설비 강화 등을 요구했다.

탈핵울산행동은 언론사에 배포한 3일 성명에서 기후 위기는 폭염과 태풍으로 핵발전소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정부에 월성 2·3·4호기와 고리 2·3·4호기 조기 폐쇄 결단을 촉구했다. 4일은 고리 3·4호기 소외전원 상실이 추가로 발생하자 “6기 모두 소외전원 상실한 초유의 사태”라며 핵발전소 안전기준 강화를 촉구하고, 시민 알 권리를 위해 핵발전소 사건 사고 문자 알림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7일에는 월성 2·3호기마저 터빈발전기 이상이 확인되자 울주군과 울산시가 나서서 외부조사위원회 구성에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당, 에너지정의행동 등도 논평을 내고 기후위기 시대의 핵발전소는 또 다른 위험일 뿐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조속한 정부에 조속한 탈핵을 촉구했다.

 

 

글 _ 용석록 탈핵신문 편집위원


출처 : 탈핵신문 2020년 9월 (81호) https://nonuke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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