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이나 커피숍을 건축할 때 장애를 가진 시민의 존재는 왜 지워지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울진에서 살고 있는 황두레라고 합니다. 올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상을 제약받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사람들의 소식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저는 독자분들에게 코로나 이전부터 일상을 누리기 어려웠던 울진군 장애인의 현실을 전하려고 합니다.

울진군에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뇌병변 장애인이 들어갈 수 있는 음식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울진군 죽변면 같은 곳에는 커피숍이 매우 많습니다. 사람 만나러, 관광 왔다가, 차 한잔하러 지역 주민분들이 애용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저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뇌병변 장애인입니다. 저도 다른 사람과 만나서 차 한잔하면서 이야기하고, 행복을 나누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울진군의 현실입니다. 저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말이죠.

울진군에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동차량인 ‘특별교통수단’이 7대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2대가 더 도입되었지만, 울진군 전체 교통약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기에 7대의 차량은 턱없이 부족할 뿐입니다.

울진군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음식점이나 커피숍이 없어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지 못하고 누리지 못해 마음이 아픕니다. 그저 주말이 되면 사람도 만나고 이야기도 나누는 평범한 일상이 왜 저에게는 가능하지 않은 것일까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이동도, 갈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아서 늘 집에만 머무는 것이 울진군의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마음이 아프고 화나는 것은, 음식점이나 커피숍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경사로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도 이 세상에서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음식점이나 커피숍을 건축할 때 장애를 가진 시민의 존재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납니다.

그리고 경사로가 있다고 해도 안에 공간이 좁아서 휠체어를 움직일 때 너무 불편합니다.

어쩌면 코로나 이전부터 장애인들은 이미 ‘집’에만 머무르기를 강요받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누군가는 싸워야만 주어지는 평범한 일상을 위해 외쳐봅니다.

 

장애인도 당당하게 살고 싶다!
장애인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
장애인도 많은 것을 누리면서 살고 싶다!
장애인도 자유롭게 살고 싶다!

 

 

글 / 황두레 울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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