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들은 7월 20일 경북 최초로 24시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시행된 포항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당사자와 담당 공무원을 만났다.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한 지 두 달이 지났는데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당사자 A씨(뇌병변장애) : 저는 활동 지원 없이는 혼자 움직이지도 먹지도 못합니다. 특히 한 번 넘어지면 대소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 그런데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고 나서는 야간에도 제가 가고 싶을 때 화장실을 갈 수 있고, 여러 위급상황이 생겨도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고 느껴지니 불안한 마음이 없어져서 일상생활에 안정감과 편안함이 있어 정말 좋습니다. 활동 지원 24시간은 중증 장애인들에겐 목숨과도 같아요.

 

▲활동지원사가 야간시간에 뇌병변 장애인의 체위변경을 지원하는 모습. 사진 출처=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지원사가 야간시간에 뇌병변 장애인의 체위변경을 지원하는 모습. 사진 출처=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당사자 B씨(근육장애) : 저는 야간시간에 통증으로 인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하루에 한 끼로 생활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매일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가 24시간 활동지원을 받은 이후 가장 기본적 욕구인 식사도 하루에 두 끼 이상은 먹을 수 있고, 피곤하면 잘 수 있다는 게 그 어떤 금은보화보다 좋았습니다.

당사자 C씨(척수장애) : 24시간 활동지원을 받기 전 저의 삶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활동지원사와 어머니의 도움 없이는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24시간 활동지원을 받으면서 소변 주머니가 막히거나 자다가 변을 보는 경우 등, 무슨 일이 생겨도 활동지원사 선생님이 대처를 해주실 수 있어서 정말 안심이 됩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장애인 당사자 분들은 “중증 장애인들이 24시간 서비스를 받게 된 것은 더없이 기쁘지만 아직도 포항에 24시간 서비스가 절박하게 필요한 분들이 많이 있다”며 “그런 분들도 우리와 똑같이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포항시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포항지역에는 약 13명의 최중증 독거 장애인이 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시행된 24시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 7명을 제외한 6명에 대해 포항시는 2022년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포항지역 24시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시행 두 달여를 맞은 9월 23일, 포항시 담당 부서 공무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활동지원 24시간 시행의 취지와 의미는 무엇입니까?

포항시: 장애인 활동 지원서비스는 중증 장애인에 대해서 신체 활동 지원, 가사 활동 지원, 사회활동 지원을 하는 국비 지원 사업입니다. 1일 최고 16시간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증 장애인 중에서 와상 또는 호흡기를 착용하는 독거 장애인은 야간시간에도 체위변경이나 긴급사항 발생 시 돌봄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중증 장애인의 위급상황 시 안전 확보와 자립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당사자분들이 포항시 정책으로 인해 이전보다 안전하고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런 소식을 포항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포항시: 2020년 하반기부터 시행하는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경상북도 시·군 중에서 포항시가 최초로 7명에게 시행하고 있는데, 당사자분들이 제도 시행 전 불안했던 야간시간이 제도 시행 후 안전하고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때 담당 공무원으로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됩니다.

 

24시간 장애인활동지원을 시행하기까지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포항시: 비장애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중증 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사업시행이 늦어졌습니다. 서비스 지원 대상자 확대 요구에 따른 포항시 해당 부서 간 견해 차이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경상북도와 포항시 관련 부서, 시의회 등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역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포항시: 24시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중증 장애인의 자립 생활 향상에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시민들의 우려가 불식되도록 장애인 당사자, 활동지원사 및 수행기관, 그리고 시민들이 이 제도가 올바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포항시청 정경   출처: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포항시청 전경. 사진 출처=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힘들게 일상을 살아가는 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시행은 ‘충분히 노력하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장애인의 생존권을 포항시가 인식하고, 장애인이 지역에서 시민의 한 주체로 가까워지는 데 첫발을 내디뎠다. 

지금 현재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꼭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재난 상황과 같이 일상을 살아왔다. 활동지원 24시간은 이러한 측면에서 여러 대안 중 하나이다. 앞으로 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는 길에 더 많이 소통하고, 함께 고민해 나가는 포항시로 발전해나가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 제도는 중증 장애인의 안전한 일상이 목적이긴 하지만 요즘같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시기에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의 경제발전에도 기여하는 선순환적인 의미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24시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시행은 포항지역 장애인 당사자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포항시 모두가 노력한 성과로 큰 의미가 있다.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중증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는 정책을 포항에서 시작하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하고 경북 최초로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시행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

 

 

글 _ 송정현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소장

정리 _ 황우성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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