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나 계급갈등이 제대로 구현된 로맨스 영화라니!

 

1. 잭 런던과 그의 소설 <마틴 에덴> 이야기

 

잭 런던(Jack London, 1876~1916)은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의 일원이다. <야성의 부름>, <강철 군화> 등 지금은 고전에 반열에 오른 장편 소설과 <불 피우기>, <생명의 애착> 같은 명작 단편을 남겼다. 원래 가난한 가정환경 때문에 유년시절 공장에서 일하고 청년기에 금광 붐이 일었던 클론다이크 지역에서 몇 년간 골드러시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후 인기작가로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가혹했던 노동환경에 대한 기억은 그의 작품세계 속에 사회개혁과 반자본주의적 성향을 간직하게 했다.

 

원작자 잭 런던
원작자 잭 런던

<강철 군화>는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한 미래인이 우연히 과거의 기록을 발견하면서 사회 변혁 과정에 대해 회고한다. 국내에 처음 소개될 당시 ‘소설 자본론’이라는 카피가 붙을 정도로 러시아 혁명도 일어나기 전에 미래를 내다본 역작이다. 단편 <강한 자들의 힘>에서도 보수적 작가들의 저작을 비판하는 선동적 내용을 담았을 정도이다.

하지만 잭 런던은 노동과 빈곤 문제에 관심은 깊었으나 노동자 운동이나 조직 활동에 대해선 부정적이었으며, 특파원으로 동아시아(당시 조선에도 다녀가 견문기를 남겼다) 주재 활동 후 인종차별주의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자신은 작가로 성공해 부를 쌓았으며, 다작을 위해 신문기사를 표절하거나 무명작가를 활용하는 등 모순적인 행보도 꽤 많았다.

 런던은 1907년 자신이 설계한 요트를 타고 아내와 세계 일주 항해를 떠났다. 건강 악화로 2년여 만에 항해를 끝내지만, 이 항해 기간 중 반半자전적 소설, 『마틴 에덴 Martin Eden』 을 집필해 1909년에 출간한다.

본 작품은 저자가 작가로 성공한 후 겪은 사고의 변화 과정을 엿보게 하는, 잭 런던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저작으로 꼽힌다. 작가를 대변하는 인물인 주인공 마틴 에덴은 여러 고생 끝에 성공한 작가로 부유한 부르주아 가문의 여성 루스와 만나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자신의 출신과는 한참 차원이 다른 상류층 문화에 매혹되지만, 출신 계급 문제로 인한 갈등 때문에 회의감에 빠지고, 사랑에 실패해 자살로 생을 마치는 비극적 인물이다.

실제 잭 런던의 짧은 생에서 『마틴 에덴』 이후 말년에는 <강철 군화>를 쓰던 시절의 정치·사회적 활동 대신 회의주의로 도피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잭 런던을 이해하는 데 『마틴 에덴』 은 ‘결정적 찰나’인 셈이다.


2. 피에트로 마르첼로의 영화로 재해석된 『마틴 에덴』

1909년에 출간된 고전이 한 세기를 훌쩍 넘긴 2019년,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피에트로 마르첼로에 의해 영화화된다. 원작의 배경인 20세기 초 영국 계열 귀족적 문화가 상류층에 뿌리내린 북아메리카에서 20세기 전반기의 이탈리아로 무대를 옮긴 영화판 『마틴 에덴』은 성공하고 싶은 노동 계급의 청년이 부르주아 계급의 여성과 사랑에 빠지면서 그 문화에 매혹되고 다른 한편으론 모순을 증오하는 이중적 면모를 고스란히 재현한다.

사회운동과 계급투쟁이 벌어졌던 이탈리아의 격동적 면모, 원래 시대 배경에서 좀 더 시간이 지나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에 의해 세계대전의 소용돌이로 휘말려 들던 ‘전간기’의 풍경 등 어떤 지점에선 20세기 후반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배경을 영화 속에 담아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마틴 에덴’ 역을 맡은 루카 마리넬리가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원작 소설에 못지않게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 <마틴 에덴>은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에서 격찬을 받은 후 1년이 지나 극장 개봉을 맞이했다.

 

영화 <마틴 에덴> 포스터 이미지


2_1. 오랜만에 접하는 대하 서사의 향연


“EPIC” 영화란 표현이 종종 쓰이곤 한다. 단어의 뜻만 살펴보면 ‘서사시’, ‘웅대한’, ‘영웅적인’ 등의 의미가 있다. 그에 걸맞게 역사적 사건이나 신화적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거대하고 웅장한 이야기와 장면들을 선보이는 영화들이다. <대부>나 <킹덤 오브 헤븐>,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들을 떠올리면 되겠다. 만화를 기반으로 한 마블 유니버스의 영화들은 이런 ‘에픽’과 ‘코믹스’의 경계에 서 있는 셈이다. 신화적인 비장미와 장대한 서사성을 강하게 띠는 <블랙 팬서>나 <토르 : 라그나로크> 같은 경우엔 꽤나 ‘에픽’에 가까운 편이고, 그냥 무적 영웅이 악당을 때려잡으면 거리가 멀어지는 식이다.

<마틴 에덴> 은 원작과 영화 공통 배경인 20세기 전반 격동의 시대 배경이 사랑과 성공에 목마른 주인공의 연애담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오랜만에 만나는 고전적 에픽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는 크게 3개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배움은 부족하지만 잘 생기고 재능 넘치는 노동계급 청년이 우연한 계기로 부르주아 가문의 교양 넘치는 엘레나와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발견하고, 주변 이웃이나 또래 친구들과는 다른 삶에 도전하고 시련을 겪는 과정이 초반부를 장식한다. 이 시기의 마틴 에덴은 한국 영화 <더 킹>에서 동네 건달로 힘깨나 쓰던 아버지가 검사에게 모욕당하는 걸 보고 일진에서 서울대 법대 진학을 결심하는 조인성의 원형에 가까운 면모를 보인다.

엘레나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마틴 에덴은 마치 지식을 빨아들이듯 책을 읽고 또 읽는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글을 쓰면서 작가의 길을 꿈꾼다. 하지만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선원과 공장 노동자의 일상에서 지식을 익혀갈수록 마틴 에덴은 사회적 모순과 빈부격차에 대한 분노 또한 체계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그의 글은 나날이 격렬해지고 사고방식 또한 과격해진다. 엘레나는 자신의 배경을 이용해 마틴 에덴이 학교에 다니고 좋은 직장에 자리를 잡아 자신과의 사랑을 이루기를 원하지만, 마틴 에덴은 엘레나와의 결합을 꿈꾸면서도 자신이 써 내려간 글의 내용을 엘레나가 받아들이기를 원한다.

가난한 작가의 길에서 수십수백 편의 원고가 게재를 거부당해 반송되는 긴 세월을 지나 마침내 그의 글은 잡지에 투고되고 신문에 실리며 점차 주목받는다. 두 연인은 마틴 에덴의 성공을 기뻐하지만, 그 글의 과격한 내용과 사회 변혁을 요구하는 주제 때문에 오히려 엘레나의 가족은 마틴 에덴을 꺼리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독학으로 재능을 쌓아가는 착한 청년으로 그를 대우하던 엘레나의 가족은 이제 위험한 사상을 가진 급진 작가로 마틴 에덴을 경계하고, 엘레나에게 헤어지길 종용한다. 마틴 에덴 또한 자기의 글과 사상을 엘레나가 이해해 주길 원하고, 엘레나는 자신이 나고 자란 환경 때문에 그런 마틴 에덴의 요구가 부담스러워진다.

 

"마틴 에덴" 영화 스틸 이미지
영화 마틴 에덴 스틸 이미지

엘레나를 배려해 부르주아 가문의 파티에 참석해 수모를 당하거나 불쾌한 경험을 하는 와중에 마틴 에덴은 루스 브리건딘이라는 스승이자 멘토 격인 급진적 지식인을 만난다. 루스(이 이름은 원작에서 영화의 엘레나의 자리를 차지한 인물과 동명이다)는 마틴 에덴을 전위적 문화예술 현장부터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과 독립 언론 활동에까지 폭넓은 공간에 초대하고 그의 지적 욕구를 치열한 논쟁으로 북돋운다.

중반부로 들어선 영화 속에서 마틴 에덴은 루스와 교류 속에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 관여하고 시대의 정치적 격랑 한복판에 놓인다. 파업 현장에서 연설해 보수적인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등장하고, 엘레나의 가족은 물론, 그가 외상을 긋던 식품점 주인에게도 ‘사회주의자’로 낙인찍힌다. 냉대와 차별에 상처받은 마틴 에덴은 더 격렬하게 엘레나 가족을 공격하고, 엘레나와의 균열은 점점 커져만 간다. 결국, 폭발하고 만 마틴 에덴의 분노가 두렵고 이해 불가능해진 엘레나는 그와의 결별을 선언한다. 그리고 스승 격인 루스 브리건딘과의 작별을 겪으며 청년 시절 마틴 에덴의 순수함은 상처받고 부서지고 만다.

그리고 영화는 이제 몇 년이 지나 당대의 작가로 성공하고 명성이 자자해진 마틴 에덴을 조명하며 후반부로 향한다. 이 유명 작가는 끊임없는 기행 속에 자기 파멸적인 허무주의 면모를 드러낸다. 여전히 급진적인 글을 다방면으로 써내지만, 그 속에는 세상에 대한 조롱과 냉소가 가득하다. 글의 내용이나 배경과는 무관하게 세상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고 마틴 에덴은 연예인처럼 떠받들어진다. 그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사회에 자리 잡지만, 그의 입장과 정반대에 있는 이들조차 마틴 에덴을 예우하고 활용하려 할 정도의 위상 속에 갇힌 존재가 되었다.

혼란과 허무에 빠진 마틴 에덴처럼 그가 속한 세상도 광기와 전쟁을 향해 치닫는다. 그는 다시 찾아온 엘레나와 만나지만 헤어진 연인은 다시 이어지지 못한다. 그리고 전쟁을 막지 못한 세계에서 마틴 에덴은 그 폭력적인 상황을 견딜 수가 없다. 영화는 그렇게 결말로 치닫는다.


2_2. 정교하게 재현된 시대의 풍경


계급의 격차를 극복하려 했던 마틴 에덴과 엘레나의 격렬한 사랑은 그 신분의 한계를 끝내 돌파하지 못했고, 두 연인의 파국은 고스란히 당대 이탈리아-넓게는 서구사회 전반-의 정치·경제·문화 상징들을 끌어와 전시하는 풍경 속에 장대하게 펼쳐진다. 미학적 실험으로 주목받던 다큐멘터리에서 출발한 감독은 장기를 살려 영화의 절반 가까운 분량을 영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와 연결되는 당시 시대 배경을 풍성한 아카이브 자료 영상에 할애한다. 다양하게 활용되는 이 기록 영상들은 매 순간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대사와 행동에 시대 고증과 연상 효과를 절묘하게 살려내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이 효과는 놀라울 정도다.

20세기 전반 자본주의 모순 속에서 이탈리아의 남부와 북부 간 지역 격차가 극명하게 조명되는 현장을 담은 노동자와 빈민가의 풍경, 사회운동의 현장들, 영화 속 인물들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표정의 당대 인물들이 아카이브 영상에 가득 담겨 있다. 어떤 장면은 직접적인 해설의 기능을, 다른 장면은 직접적인 연결보다는 관객에게 상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촉매로 작용한다. 책의 텍스트로 설명되던 원작과 영화 속 시대 배경이 이런 효과적인 기록 영상 활용을 통해 시각적 간접 체험의 향연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영화는 다양한 예술 요소와 경향이 종합적으로 이뤄진 산물이라는 감독의 신념이 확고하기에, 정답을 주기보단 다양한 해석의 장을 열어두는 마음 씀씀이가 느껴진다.

원작자인 잭 런던 자신이 20세기 초반 격동의 시대에 사회개혁을 꿈꾸고 실천을 시도했던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회주의나 노동운동 조직과는 거리를 두던 실제 정치적 입장이 투영된 주인공의 사상적 견해도 영화 속에서 주요하게 다뤄진다. 잭 런던은 마르크스 이후 사회주의에서 꽤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노동자 계급(프롤레타리아트)에 의한 아래로부터의 변화보다는 ‘강자’ 혹은 ‘초인’의 각성에 의한 방식을 선호하고 신봉했다. 이는 영화 속에서도 종종 언급되는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이라는 사상적 경향을 통해 지속적으로 설파된다. 원작에 추가해 당대 이탈리아 특유의 생디칼리즘이나 아나키스트 전통에 대한 묘사 또한 상당히 구체적으로 포함되어 있어, 20세기 전반 서구 사상사와 사회운동 주요 입장들을 어느 정도 사전에 숙지하고 영화를 본다면 정말 흥미롭고 학구열을 북돋는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

 

2_3. 작품의 한계와 변용에 대한 상상


『마틴 에덴』 은 앞서 설명했듯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의 시대상과 의식을 반영한 작품이다. 거기에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에 가까운 만큼 원작자인 잭 런던의 한계와 비판점 또한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여성 서사가 주목을 받고 인권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럴 테다.

 

영화 마틴 에덴 스틸 이미지

주인공 마틴 에덴과 멘토 격의 좌파 지식인 루스 브리건딘의 캐릭터가 나누는 복잡다단한 면모와 우정과 비교하면, 마치 무협지 속 영웅호걸 주변의 여성들처럼 대상화되거나 정형화된 캐릭터로 비치는 엘레나와 마르그리뜨 묘사에 거부감을 보일 수도 있다. 영화 속에서 마틴 에덴이 두 계급 사이에서 표류하고 방황하는 주체적 개인을 형상화한 데 비해 엘레나는 부르주아 계급의 전형이자 상징으로 ‘규격화’된 인물이며, 마틴 에덴이 엘레나와 헤어진 뒤 그의 곁에 자리 잡은 마르그리뜨 또한 엘레나의 대척점에 선 존재로만 규정하는 한계는 당연히 지적될 만하다.

엘레나는 머리로는 점진적인 개혁을 수용하고 극우적인 폭력과 강압에 동의하지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자기 출신 계급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는 자유주의적 부르주아 지식인에 가까운 존재이며 마틴 에덴에게는 그가 자신의 원래 출신 계급을 초월해 지적 탐구와 사회적 성공을 꿈꾸게 했던, 마틴 에덴이 바라고 꿈꾸던 ‘거의 모든 것’의 아이콘 같은 존재다. 그렇기에 개성이 풍부할 수가 없다.

마르그리뜨는 마틴 에덴이 달려가려 하는 존재인 엘레나와는 반대로 마틴 에덴이 달리다 지칠 때 그를 돌보는 역할을 맡는다. 마틴 에덴과 엘레나 커플이 서로 가까이하려 하지만 자석처럼 밀어내는 관계였다면, 함께 곁에 있음에도 마르그리뜨는 사회적 활동에서 마틴 에덴의 파트너가 될 수 없는 존재로 그친다. 영화는 원작의 여성 인식 한계를 그대로 그려냈다. 원작을 파괴하기보다는 그 한계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려는 감독의 의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리라.

 

3. 영화적 재미와 지적 호기심의 성공적 조화

<마틴 에덴>을 흥미로운 시대상을 벽지로 삼은 장대한 로맨스 영화로 보건, 영화 속에 담긴 풍성하고 방대한 수준의 배경을 보물 찾기 하듯 해석하고 토론하는 지적 훈련의 교육용 자료로 삼건 근래 등장한 대중적으로 소개되는 영화 중 이만한 ‘대작’은 찾아보기 힘들다.

본 작품은 가능한 극장 스크린에서 보길 권한다. 물론 세계적으로 격찬과 호평을 받은 대작임에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얼어붙은 극장가에서 얼마나 접근성이 확보될지 걱정스럽긴 하지만, <마틴 에덴>은 탄탄한 지적 배경과 격정적 이야기 구조가 거의 동등하게 균형을 이루고 서로 상승 호환 작용을 펼치는 근래 정말 찾기 드문 ‘에픽’물이다. 이 영화에 흥미와 호기심이 생긴 이라면 좀 더 발품 팔아 영화 품평을 나눌 지인들과 함께 제대로 된 시청각 효과가 보장되는 빵빵한 극장에서 보시길 간곡히 권한다. 이 영화는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작품 정보


마틴 에덴 Martin Eden


이탈리아·프랑스, 드라마·로맨스·멜로, 2019

2020.10.29.(개봉 예정), 129분, 12세 관람가

감독 피에트로 마르셀로

주연 루카 마리넬리

출연 제시카 크레시, 데니스 사르디스코, 카를로 세키, 빈첸소 네모라토, 마르코 레오나르디


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2019) 볼피컵-남우주연상

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2019) 토론토 플랫폼상

57회 뉴욕영화제(2019) 초청(메인 슬레이트)

24회 부산국제영화제(2019) 초청(오픈 시네마)

31회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2020) 초청(포커스 온 이탈리아)

43회 예테보리국제영화제(2020) 국제경쟁

43회 포틀랜드국제영화제(2020) 초청(장편영화)

64회 다비드 디 도나텔로 어워드(2020) 각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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