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교육의 다양성과 평등성
고등 교육의 다양성과 평등성
  • 유병제
  • 승인 2020.11.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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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와 문명의 지속에 따라, 인간의 특성 때문에 인류 사회가 정보를 축적하여왔고, 기록에 의해 정보 축적은 가속화되어 왔다. 그에 따라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은 에너지의 사용을 증진하여,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물산의 풍부 속에서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을 향유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하고 무분별한 에너지의 사용으로 기후의 위기 속에서, 코로나 사태가 야기되었고,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의 불균형과 에너지 사용의 불균형으로, 인류 사회가 많은 부분에서 상당한 위기에 봉착하였다. 일부 생명과학자들은 인류 종의 멸종과 인류 문명의 대단절을 경고하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특정 부분에서는 그 위기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하다.

생명과학에서 다양한 유전자 풀을 갖고 있는 종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종으로 정의된다. 이 정의를 인류 사회로 원용하면, 다양한 생각과 사상을 함유하고 있는 인류 집단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사상과 문명은 인류 역사 속에서 교육을 통하여 전달되어 왔다. 현재의 사회 체계 속에서는 고등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이 다양한 문명의 전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의 다양한 대학 체계가 무너지면 다양한 문명의 전달은 붕괴할 것이고, 사회는 건강성을 잃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 대학은 아주 심각한 위기를 대면하고 있고,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한국의 대학 사회는 붕괴할 것이고, 이에 따라 한국 사회도 붕괴할 것이다. 이를 막는 방법은 정부가 다양한 대학들을 인정하고, 대학들은 다양성을 갖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여야 한다. 다양한 대학을 인정한다고 해서, 비리로 얼룩진 한국 사립대학의 재단들을 인정한다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비영리 법인인 대학 재단들이 비리로 얼룩지는 것을 방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하여야 하며, 대학을 퇴출할 것이 아니라, 비리 재단을 퇴출해야 한다.

대학이 다양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학 거버넌스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학교의 장을 재단이나 정부가 임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로 선출된 사람이 학교의 장으로 취임하는 것이 대학 거버넌스 자율성의 기초다. 선출된 학교의 장은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학교가 처한 환경에 알맞은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고, 이것은 대학 교육의 다양성을 높일 것이다. 대학 교육의 다양성이 증가하면, 사회는 보다 건전한 체계로 전환될 것이다.

집단의 인재 풀을 넓힐수록, 그 집단은 다양한 사고와 활동이 가능하다. 국가의 인재 풀을 넓혀야 다양하게 변화되는 국제 사회에 적응하고, 다분화되는 우리나라 사회를 건전하고 올바르게 이끌 수가 있다. 국가 인재 풀을 넓히기 위해서는, 고등 교육의 기회는 모든 국가 구성원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제반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 어떤 국민도 고등 교육을 제공받을 기회에서 제외되어서는 안된다.

고등 교육과 대학은 공공재다. 고등 교육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대학과 고등 교육이 공공재이면, 이를 유지하는 비용은 당연히 공공에서 부담하여야 한다. 고등 교육의 비용을 사적 영역으로 놓아둘 수는 없다. 고등 교육의 비용을 공적으로 부담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쉬운 방법은 정부가 재정 지원을 통하여 대학 재정을 책임지고, 대학 교육을 무상으로 하는 방법이다. 대학 교육이 무상으로 이루어지면, 경제적인 이유로 고등 교육을 포기하는 국민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되고, 국가의 인재 풀은 그만큼 다양해지고 넓어져서, 국가는 건전하게 유지될 것이다.

 

유병제 _ 대구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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