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 자신을 되돌아보며 내 자신을 알아보는 시간”
“홈스쿨링, 자신을 되돌아보며 내 자신을 알아보는 시간”
  • 김채현
  • 승인 2020.11.03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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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발달 지체·장애 위험 유아의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인의 특성에 적합한 교육내용·교육 방법을 선정하여 제공함으로써 장애영·유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유아특수교사 김채현입니다.

남들과는 달리 조금은 특별했던 저의 학창 시절을 글을 통해 여러분들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어렸을 적, 시골의 자그마한 초등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사교육이라고는 일주일에 두 번 피아노 과외받는 것이 전부였지만 공부를 못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초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사교육의 중요성을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시골 소녀가 시내에 있는 중학교에 입학해서 본 장면은 너무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입시학원에서 미리 선행학습을 하고 온 친구들과 그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에서 아무것도 모르던 저는 질문할 때마다 수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선생님께 혼나고 그게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 혼나는 것은 저의 일상이 되어버렸죠.

질문해도 가르쳐주지 않는 선생님들과 이해하기 어려운 수업으로 인해 공부를 포기하니 자유는 얻었지만, 성적을 잃어야만 했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주는 친구와 상처를 받는 친구를 보는 것도 힘이 들었지만 말리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저 가만히 보고 있어야 하는 학교에서의 생활은 속을 끙끙 앓게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 시스템과 맞지 않는다 생각되어 2012년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학교를 나와 친구들과 함께 걸어가던 길을 혼자 걸어가기 시작했답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자유를 즐기며 베짱이처럼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이렇게 지내다가는 학교를 당차게 그만두고 나온 이유가 없더라고요. 또 미래를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나기도 했고요. 그래서 미래를 위해 부지런히 의미 있는 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했답니다.

하지만 정해진 일과 속 맡은 일만 하면 되었던 학교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탓에 혼자서 계획하고 실행을 한다는 게 처음엔 너무 두려웠었어요. 제가 다녔던 학교에서 처음으로 자퇴를 한 케이스였고, 홈스쿨링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을 때라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신감도 없고 저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부모님께서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어 차근차근 계획하고 실행해나갔고 동생도 홈스쿨링을 시작했고 함께 공부도 하고 자원봉사, 여행, 밴드부 활동 등을 함께 하면서 혼자였으면 외로웠을 홈스쿨링을 보람차고 재미있게 하며 보낼 수 있었답니다.

평소에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대학생 멘토링 선생님들과 공부하고 자기 계발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며 꿈을 그려나가다 시험 한 달 전에는 검정고시학원에서 열리는 특강을 들으며 검정고시 준비에 매진했어요.

그렇게 16살이 되던 해인 2013년 4월, 중학교 졸업 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2015년 4월 18살에 고등학교 졸업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대학교 사이트에 들어가 입학전형을 하나하나 살펴보았습니다. 저에게 맞는 전형들을 찾아보면서 수시 준비를 시작했지만 두려웠어요. 1년 이른 대학교 입학 때문도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지냈던 시간이 적었던 저에게는 큰 고민이었거든요.

19살에 입학하기 때문에 동기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많이 걱정됐었는데 막상 입학하고 나니 걱정과는 달리 그 누구보다 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학교생활을 했다고 생각해요. 3년 동안 학회 임원으로 또, 농인 친구들로 인해 사용하게 된 수어를 청인 친구들이 재미있게 대화를 통해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수어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제가 학교생활을 하며 하고 싶었던 것들을 모두 이룬 것 같아요. 홈스쿨링을 통해 얻은 독립심과 집단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능력은 대학교 생활을 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저는 홈스쿨링을 선택한 것에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고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 해도 지금과 같은 선택을 할 거 같아요.

홈스쿨링은 단점이 없냐고요? 아니요, 당연히 있죠. 학교에 있었더라면 만날 수 있는 친구들도 시간이 안 맞아 만나지 못하니 외롭죠. 그나마 저는 연년생 동생과 함께했으니 이 정도일 거지만 만약 혼자 홈스쿨링을 했더라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요. 또 홈스쿨링은 부모님의 의견도 반영하겠지만 결국 내가 결정하고 내가 내린 결정이 미래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에는 큰 부담감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홈스쿨링과 학교 둘 중에 무엇이 옳고 틀리는지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학교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니까요. 누군가가 저에게 “둘 중 뭐가 좋을까요?”하고 물어보면 저는 “모르겠어요”라고 대답을 해요.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약이었던 것이 다른 사람에겐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홈스쿨링을 고민하고 있다면 미래를 생각했을 때 무엇이 더 도움이 될지, 나를 지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는지, 자기 일을 책임지고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결정했으면 좋겠어요.

그저 언니로서 누나로서 말해주자면 나의 인생은 내가 그려나가는 거라 말해주고 싶어요. 누군가 나의 인생을 책임져준다면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아무도 나를 책임져주지 않아요. 어릴 때는 어리니까 용서가 되지만 어른이 되어 발을 딛는 현실은 실수 하나하나가 마이너스가 되는 곳이더라고요.

지금 여러분이 하는 공부, 숙제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되돌아보며 내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며 자신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요? 사람들이 왜 명품을 선호할까요? 비슷한 디자인에 저렴한 것들도 많은데 말이죠. 흔히 보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건이 아닌 한땀 한땀 정성 들여가며 만들기 때문에 손도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들기 때문이겠죠. 누군가에 의해서 결정되는 삶보다 실패하더라도 내가 결정한 삶을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넘어지면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면 되는 거니까요.



ⓒ김채현

 

 


※ 이 칼럼은 <학부모신문>에 최초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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