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초등 돌봄전담사 총파업 “돌봄교실 공공성 강화하라”
경북 초등 돌봄전담사 총파업 “돌봄교실 공공성 강화하라”
  • 김연주
  • 승인 2020.11.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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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북교육청에서 열린 경북 초등돌봄전담사 총파업대회.

경북지역 초등학교 돌봄전담사 노동자들이 돌봄교실 지자체 이관 반대와 공적 돌봄 강화, 단시간 노동 폐지를 요구하며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는 6일 하루 파업에 나서며 ▲학교 돌봄 지자체 민간위탁 저지·공적 돌봄 강화, ▲돌봄전담사 시간제 노동 폐지 및 시간제 근무로 인한 차별 해소, ▲학교 돌봄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이날 1차 파업에는 경북지역 돌봄전담사 650명 가운데 221명이 동참해 파업 참가율은 34%에 달했다. 전국적으는 돌봄전담사 1859명 중 4902명, 41.3%가 파업에 참여했다. 전체 6천여 개 학교 가운데 파업 참가 학교는 2696곳이다.

6일 경북교육청에서 열린 파업 집회에서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 후보는 “장애인, 노인 돌봄 시설 등 공적 돌봄 영역을 민간위탁 운영하면서 비리와 불법의 온상이 됐다. 지자체로 돌봄 이관은 합법적으로 불법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김태영 후보는 “공적 영역에 있는 돌봄 노동을 지키기 위해 돌봄전담사 노동자들이 돌봄 노동을 포기하고 오늘 이 자리에 있다. 민간위탁은 돌봄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돌봄교실은 학부모가 필요로 해서 국가의 의무로 만들어졌다. 오늘 파업은 돌봄 노동을 필요로 하는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고 파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교육부는 지난 5월 초등돌봄교실 운영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나 교원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입법예고 이틀 만에 이를 철회했다.

정부는 2016년에도 같은 내용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학예의 본질에서 벗어난 보육활동을 교육감의 의무로 강제하는 것은 법률상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 의견을 내면서 무산된 바 있다.

 

경북 초등돌봄전담사 총파업대회에서 발언하는 안명화 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장. 사진 김연주.

교육감이 돌봄교실 등 방과후학교 운영 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인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폐기되자, 이후 돌봄교실 지자체 이관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온종일 돌봄 관련 특별법 의원 발의가 잇따랐다.

은영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경북지회장은 “초등돌봄교실은 학부모 만족도 1위 정책이다. 온종일 돌봄 70%를 학교가 담당한다. 3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라며 “학교 돌봄 지자체 이관은 시장의 논리다.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은영지 지회장은 “지자체 이관을 했을 때 최대 피해자는 학생”이라며 “학생들이 만족하고 학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돌봄전담사 처우개선과 교사 업무 경감이 이뤄져야 한다. 공적 돌봄 강화를 요구하는 돌봄 파업을 지지한다. 파업 불편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학교 돌봄 지자체 이관에 관해 ▲지자체별 예산 차이에 따른 돌봄 교육 불평등, ▲민간위탁 전환으로 인한 공적 돌봄 약화, ▲시설 주체와 운영 주체 분리로 관리 취약, ▲지자체 민간위탁 운영 시 돌봄전담사 고용 불안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안명화 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장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학교 현장을 지키며 성실히 긴급돌봄을 운영했다. 수십 년 동안 교육의 주체라 생각하며 일해왔지만, 아직도 유령 취급한다”고 경북교육청을 규탄했다.

이어, “아이들 눈동자를 보며 일하다 파업을 나온 것은 교육의 주체로 함께 일하기 위해서다. 협의체를 구성해 지자체 이관 막아내야 한다. 교사 업무 경감과 안전한 학교를 위해 상시 전일제를 시행해야 한다. 오늘 파업이 끝이 아니다”라며 2차 파업을 예고했다.

앞서 교육부는 노동조합이 경고 파업을 선언하자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초등돌봄 운영 개선 협의체’를 신속하게 운영하기 위해 안건 등 실무 논의에 착수”했다고 전하며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시도교육감협의회를 비롯해 돌봄노조 및 교원단체 등 각 직능단체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일 경북교육청에서 열린 경북 초등돌봄전담사 총파업대회에 참여한 돌봄전담사 조합원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김연주.

돌봄전담사 파업으로 초등돌봄교실 운영과 관련한 협의체 구성 논의의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돌봄전담사 시간제 노동 폐지와 교원 업무 경감 등 공적 돌봄 강화와 맞물린 학교 돌봄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까지 나아갈지는 미지수다.

노동조합은 안정적인 돌봄교실 운영과 돌봄전담사 노동권 보장, 각종 임금 차별 해소를 위해 1일 노동시간을 현행 4시간 혹은 5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경북지부에 따르면 경북지역 돌봄전담사 650여 명 가운데 1일 4시간 근무 노동자는 500여 명에 달한다. 돌봄전담사는 단시간 시간제 근무로 분류되어 연 40만 원을 지급하는 맞춤형 복지비를 제외한 각종 수당(장기근속수당, 가족수당, 명절휴가비, 식대 등)을 근무시간만큼 비례 적용해서 받는다.

경북지부가 올해 9월, 경북지역 돌봄전담사 388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기 중 근무시간 외 초과근무시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7.9%로 나타났다.

돌봄전담사가 필요로 하는 초과노동 일수는 한 달 평균 20일 이상 47.2%, 11~20일이 15.8%였다. 한 달 평균 출근일수 22일에 비춰보면 초과노동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3.1%는 근무시간 전과 후 모두 초과근무가 발생한다고 답했다. 시간 외 근무 발생 시간은 하루 1시간 이상~2시간 미만이 42.3%, 2시간 이상이 19%로 나타났다. 반면, 초과근무수당을 받는다고 답한 돌봄전담사는 34.1%에 그쳤다.

대다수의 돌봄전담사들이 계약서상의 근무시간 보다 실제로는 더 일하지만 시간 외 근무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이 실태조사에서 드러난다.

노동조합은 “초등돌봄교실 담당 교사가 열심히 학생을 가르칠 수 있도록 돌봄 업무는 돌봄전담사가 하겠다”라며 “돌봄전담사 시간제 노동을 폐지하고, 상시 전일제 8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미애 경북지부 돌봄분과장은 “코로나19로 모두 힘들고 지친 한 해지만 초등돌봄이 왜 상시전일제가 되어야 하는지 절실히 느낀 한 해였다. 노동자를 소모품 취급하는 교육청, 교육부에 너무 화가 난다”며 “돌봄을 파업으로 내모는 지자체 이관 즉시 중단하라. 노동이 존중받는 학교, 학부모와 학생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돌봄교실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 어떤 점이 어렵고 어떤 점을 잘 해결해나가야 하는지 다 파악해서 운영해야 해요. 이렇게 하려면 준비 시간이 걸려요. 공문이 오면 그때그때 처리해야 합니다. 돌봄교실 문 열기 전 준비 시간과 마친 후 마무리 시간이 꼭 필요하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해야 해요. 아이들과 있는 시간만 돌보는 시간으로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수당 똑같이 받아야죠. 돌봄노동자는 천사 아닙니다. 이슬만 먹고 살 수 없어요. 돌봄노동자의 1년은 8분의 5입니까. 밥은 8분의 5만 먹어야 합니까. 가족수당 8분의 5만 받아야 합니까. 명절수당으로 8분의 5만큼 제사상 차려야 합니까.

된장에 고추 박아 놓듯이, 예산 없다는 원론적인 핑계, 이제는 우리도 이제는 다 압니다. 제대로 돈 만들어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게, 학부모들이 편안하고 맘 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게,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돌봄전담사가 안전하게 자부심 갖고 일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상황이 서로에게 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교육부·교육청·교원·돌봄전담사·학부모가 함께 조금만 더 심층 있게 논의한다면, 이 벽 무너뜨리면 함께 이 고민을 건너갈 수 있는 다리 만들어집니다. 이 다리로 함께 행복하게 건너갈 수 있는 돌봄교실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가 그 주체입니다.”


- 돌봄전담사 파업 집회에서 최선애 조합원 현장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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