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침몰하기 전에…” 거리의 사람들
“진실이 침몰하기 전에…” 거리의 사람들
  • 김연주
  • 승인 2020.11.12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와대 광장에서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 씨. 

“대통령이 성역 없는 재수사 명하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내려갈 수 없습니다.

304명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고 나왔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또 희생자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거 하나뿐입니다. 단 한 번도 내 삶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날 희생자들이 살려주지 않았다면 저도 역시 희생자 됐을 것입니다. 그들이 살려준 이유, 그것을 찾고자 7년이나 거리에서 헤맸습니다. 이제는 그 걸음을 멈추고 싶습니다.

생존자로서 그들이 준 삶으로서 제가 누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 그 관련자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그것이 그들이 원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지막까지, 얼마 남지 않은 공소시효 놓치게 된다면 저 역시 생을 마감할지 아니면, 세월호 사건 만큼은 외면하며 살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 청와대 광장 단식 31일째 기자 간담회에서 김성묵 씨 발언.

 

몸을 누일 수도, 천막을 칠 수도 없는 곳에 그가 있다. 세월호 사고 당시 마지막으로 구조된 것으로 알려진 김성묵 씨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10월 10일부터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김성묵 씨는 “세월호 분노로 촛불이 만들어졌다. 국민의 믿음으로 대통령이 되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많은 투쟁이 있음에도 외면하고 있다. 임기 끝나기 전 지금이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주었던 생이기에 생을 걸고서라도 진상규명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약속에 대한 대답을 들을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노란 점퍼 위에 껴입은 몸자보에 적힌 글이다. 매일같이 노란 피켓을 든 사람들이 청와대 광장을 지킨다.

다리를 다쳐 제대로 걷지도 날지도 못하는 비둘기가 1인 시위를 하는 전인숙 씨를 찾는다. 비닐봉지를 열고 모이를 뿌린다. 분수대 광장을 오가는 비둘기 한 마리 한 마리 모두 눈에 익다.  다친 비둘기를 떠나지 않고 항상 곁을 따르는 비둘기 또 한 마리도 함께 모이를 먹는다.

 

10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전인숙 씨. 사진 김연주.

세월호 사고로 숨진 임경빈 학생의 어머니 전인숙 씨는 지난해 9월 13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에게 진실 규명 책임을 묻기 위해’ 1인 시위를 계속해왔다. 전인숙 씨는 “처벌을 위해 반드시 공소시효가 필요한데,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해군, 경찰, 검찰까지 모든 걸 수사하려면 최고 권력자가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라고 했다.

1인 시위에 동참한 고 박수현 학생의 아버지 박종대 씨는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정답을 갖고 있다. 정답지를 내도록 압박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막막한 심경을 토로했다.

 

11월 1일, 겨울비가 내린 날 김천역 광장에서 857회 사드배치 반대 김천시민 촛불 집회가 열렸다. 정진석 씨(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의 제안으로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단식농성에 돌입한 김성묵 씨를 응원하며 촛불 집회 참가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 김연주.

11월 1일 일요일 저녁, 김천역 광장.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단됐던 사드배치 결사반대 김천시민 촛불집회가 다시 열렸다. 

촛불집회가 857회를 맞은 이날 정진석 씨는 가장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라 자작곡 <진실의 빛>을 불렀다. 김성묵 씨가 청와대 앞 단식농성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만든 노래다. 정씨는 세월호 진상규명 대통령직속특별수사단 설치를 요구하며 매주 구미역에서 열리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정진석 씨는 노래공연에 이어서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김성묵 씨의 단식을 지지하는 손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 촛불이 되어 맨몸으로 노숙 단식을 이어가는 김성묵 씨에게 온기를 전해주길 바랐다. 

 

진실의 빛

- 청와대 앞에서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앉아

다시 한번 이 불을 지피네

빛바랜 약속 어지러이 흩어진 여정들

오늘 이 시간 우린 어디로


저기 삼백넷 총총히 뜬 별들

그 가운데 어린 빛들 더 빛나고 있네

우린 포기할 수도 미룰 수도 없네

이 기회를 저 세월에 잃지 않으리


우리 한 사람 또 한 사람

이 자리를 떠나지 않으리

이 눈 속에 살아있는

진실의 빛 밝혀내리라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북도 경산시 박물관로1길 6 재경빌딩 203호
  • 대표전화 : 053-811-5115
  • 팩스 : 053-813-5116
  • 광고문의 : 053-811-511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연주
  • 법인명 : 협동조합 경북미디어센터
  • 제호 : 뉴스풀
  • 등록번호 : 경북 아00279
  • 등록일 : 2013-10-07
  • 발행일 : 2013-10-07
  • 발행인 : 이전락
  • 편집인 : 김동창
  • 뉴스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뉴스풀.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poole@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