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에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삼척은 지난 37년간 핵시설을 세 번이나 막아낸 탈핵투쟁의 성지이다.
이제 삼척은 포스코가 짓고 있는 삼척석탄화력을 막아내기 위해 또다시 투쟁에 돌입하였다.
오늘도 삼척석탄화력을 막아내기 위해 삼척우체국 앞에서 108일째 피켓시위를 하고 있으며, 삼척 맹방해변에서 78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또한, 청와대 앞에서 29일째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탈석탄 투쟁은 단지 건설을 반대하는 차원이 아니라 석탄화력 건설과 가동으로 인하여 삼척 주민의 삶의 터전이 훼손되고 파괴되는 것으로부터 삶의 터전을 지켜내고자 하는 당연하고도 숭고한 생존권 투쟁인 것이다.
기업은 공장을 짓고 돌려서 물건을 생산하여 인류 생활을 윤택하게 하면서 그 대가로 이윤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발전소는 전기를 만들어서 국민의 생활을 편리하고 안락하게 한다. 현대 문명은 전기 문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기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러나 전기가 아무리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전기를 만드는 모든 발전 방식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생태환경을 근원적으로 훼손하는 핵발전소와 석탄화력은 배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생존의 토대인 생태환경을 잃는다는 것은 생명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편리하고 편안하게 사는 것도 중요한 가치이지만 생명이 살 수 있다는 전제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석탄화력은 지구온난화의 직접적 원인인 이산화탄소 최대 배출원이다. 석탄화력을 줄이지 않고 지구 온도 1.5도 상승 억제, 탄소중립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기후위기에서 벗어나야 지구에서 생명이 살 수 있는 생태환경이 유지되는 절박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세계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탄소중립은 선언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전력설비 평균 가동률이 54.7% 이하로 우리나라는 발전소가 부족한 나라가 아니라 이미 과잉인 국가이다. 수년 내에 석탄화력은 재생에너지보다 KW 당 생산단가도 역전되어 경제성 면에서도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7조 원의 공사비를 투입하여 1GW급 규모의 핵발전소와 같은 규모인 총용량 7GW의 7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그중에 용량 6GW 6기의 석탄화력발전소는 이명박 정부에서 허가한 민자발전소로 건설되고 있으며, 총괄원가보상제에 의하여 건설과 운영이 보장되어 국민의 막대한 부담의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삼척에서는 포스코에서 2기 총용량 2.1GW 규모의 석탄화력을 4.9조 원의 예산으로 건설 중에 있다.
현재 삼척석탄화력 건설로 인하여 명사십리 국보급 맹방해변이 망가졌으며, 발전소 반경 5km 발전소 주변지역에 시청을 비롯하여 삼척 시내 대부분이 포함되어 매일 1만 7천 톤의 석탄을 태우는 굴뚝 밑에서 석탄 연기 마시며 살아가야 할 위험에 처했다.
바다는 망가지고 주민들은 석탄 연기 마시며 죽어가고 지구는 기후위기로 지구 생명이 위험해지는데 오로지 석탄화력 짓고 운영하는 대기업인 삼척의 포스코, 강릉의 삼성, 경남 고성의 SK만 막대한 이득을 얻는 반생명적이며 반시대적이고 비경제적인 신규 석탄화력 건설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가 특단의 조처로 이제까지 공사비를 정부가 매몰비용으로 물어주고라도 퇴출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택이며 삼척 주민을 살리고 우리나라 국민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길이다.
지금은 석탄화력을 폐쇄할 때이지 신규로 지을 때가 아니다.
글 _ 성원기 강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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