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투쟁 영상 기록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문자로 받은 사람들이 있다. 구미공단에 있는 아사히글라스라는 일본 외국인 투자기업에서 하청노동자로 일했던 노동자들이다. 2015년 6월 말 해고를 당한 그들은 그냥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공장 앞에서 보란 듯이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을 시작한 지 7년을 맞이하고 있다.

출근하는 차량을 바라보면서 아사히글라스의 부당해고와 불법파견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 한 남자에게 다가갔다. 공장으로 출근하는 차량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물었다.

“우리 마음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 보고, 우리가 이겨서 현장으로 복직하게 되면 같이 일하게 될 텐데, 그때는 저 사람들도 우리랑 같이 노동조합을 해서 우리 권리 좀 제대로 찾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 너머 공장을 향한 눈빛은 이긴다는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의 지난 6년의 투쟁은 아사히글라스 자본의 실체를 폭로하고, 불법파견을 밝혀냈다. 노동부, 검찰, 재판부도 아사히글라스의 파견법 위반을 인정했지만, 아사히글라스는 한국 정부의 어떤 명령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2021년 현재 22명의 노동자가 남아서 투쟁하고 있다. 공장의 담벼락을 넘어, 투쟁하는 노동자가 있는 곳이면 전국의 어디라도 연대해왔다. ‘비정규직 이제 그만 공동투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현장으로 복직하겠다는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파견법을 위반한 아사히글라스가 형사 처분을 받게 만들겠다는 포부도 있다. 기업이 중간착취를 일삼는 구조를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 비정규직을 마음대로 쓰고 버리지 못하게 엄중한 잣대를 세우는 게 비정규직 철폐 투쟁이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라 여긴다.

그리고 민주노조 깃발을 움켜쥐고 당당하게 현장으로 복직하겠다는 결의로 오늘의 아사히비정규직지회 투쟁은 내일을 향한다.

 

영상 촬영·편집·글 / 기록노동자 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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