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강행복한집 인권유린 사건’ 2심 판결이 남긴 것
‘혜강행복한집 인권유린 사건’ 2심 판결이 남긴 것
  • 박재희
  • 승인 2021.01.1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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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가해자 전 원장 정 씨, 2심에서도 실형 선고… 경북지역 첫 사례
탄압 버티며 가해자 실형 이끌어낸 공익제보자는 벌금형, 시민사회 “공익제보자의 노력과 고통 외면” 비판

 

‘혜강행복한집’ 인권유린 사건에 대한 2심 선고가 내려졌다. 혜강행복한집은 경주에 소재한 정원 30명 규모의 장애인시설로, 시설 운영진들의 거주인 폭행, 보조금 및 후원금 횡령, 공익제보자 탄압 등 인권유린 문제가 지속된 곳이다.(▷관련 기사: 혜강행복한집 1년 만에 또다시 폭행사건, 시민사회 “즉각 폐쇄” 촉구)

 

지난해 10월, 대구지법 경주지원 앞에서 열린 혜강행복한집 1심 선고 발표 기자회견 ⓒ420경주공투단

14일 대구지방법원 제1형사부(남근욱 부장판사)는 거주인 폭행 가해자이자 인권유린 사건 주도자인 전 원장 정씨에게 「장애인복지법」 위반과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420장애인차별철폐경주공투단(이하 공투단)은 성명을 발표하고, 혜강행복한집 2심 판결의 의미와 과제에 대한 입장을 제시했다. 공투단은 본 판결에 대해 “시설 인권유린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린 동시에, 공익제보에 나서면 다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평했다.

공투단은 “혜강행복한집 사태는 시설 설립자 세력이 인권유린 문제로 2심에서도 실형이 확정된 경북지역 첫 사례”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어,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가 2심에서도 인정된 것에 대해 “그간 법인 이사회와 운영권을 장악하며 공익제보자를 색출하고 탄압했던 설립자 일가의 횡포에 책임을 물은 결정”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판결의 의미에도 불구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2심 판결을 비판했다. 그 이유는, 정 씨의 처이자 사건의 공범인 사무국장 서 씨가 1심 징역형보다 감형된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사건 주도자들의 유죄 판결을 이끈 공익제보자가 2심에서도 벌금형을 받자, “공익제보자의 노력과 고통을 외면한 결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투단은 “공익제보자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고발에 나섰지만, 운영진들의 부당한 지시 아래 놓였다는 이유만으로 벌금 500만원 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 판결이 향후 유사한 범죄에서 공익제보를 위축시킬 것을 매우 우려하며, 특히 자신의 생계마저 위협받게 된 공익제보자에게 여전히 참담한 판결을 내린 재판부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혜강행복한집 사건은 지난 2019년 5월, 공익제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사건이 공론화되자, 설립자 일가는 공익제보자 직원을 색출하고 부당 해고를 하다 양형에 불리할 것에 대비해 복직 처리하는 등 탄압을 지속해 왔다. 이러한 탄압을 버텨가며 수사 과정에서 각종 증거자료와 진술을 제공하는 등 진실 규명을 위한 제보자의 노력이 ‘가해자 실형’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공투단은 “행정기관, 수사·사법기관 그 어느 곳도 제보자의 노력과 고통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익제보자가 갖은 위험을 감수하고 헌신적으로 노력해온 사실을 기억한다. 문제를 바로잡고자 나선 그의 용기에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뜻을 전했다.
 
한편 공투단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경주시 범죄 시설 봐주기 행정 국민 감사 청구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혜강행복한집 등 관내 반복되는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문제에 대하여 경주시의 ‘봐주기 행정’ 의혹을 규명하고 행정기관으로서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이에 공투단은 경주시 상대의 감사 청구를 추진해나가면서, 혜강행복한집 사태의 2심 판결이 확정된 만큼 경주시와 경상북도에 ▲학대시설 혜강행복한집 즉각 폐쇄,  ▲거주인 탈시설·자립생활 계획 수립·실행, ▲법인 즉각 해산 등을 촉구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이번 판결은 한국 사회에서 공익제보자가 놓은 위치를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라며, “공익제보의 가치와 그 노력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주시 범죄시설 봐주기 국민감사청구 서명운동' 모습. 한 참여자가 '인권유린, 범죄의 온상 혜강행복한집 당장 폐쇄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경주시 범죄시설 봐주기 국민감사청구 서명운동' 모습. 한 참여자가 '인권유린, 범죄의 온상 혜강행복한집 당장 폐쇄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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