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돌보는 양육자들의 외로움을 생각해요

 

영국, ‘외로움 장관’ 임명. 2018년 각종 매체에 보도된 뉴스 기사였다. 외로움은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는 것과 같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외로움은 개인의 주관적인 감정으로 사회적 관계가 부족하거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할 때 느낄 수 있다. 외로움을 느끼는 강도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다. 외향적인 사람과 내성적인 사람, 각각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 관계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외로움이란 감정은 수면 부족과 인지능력 및 창의력 저하, 우울로 이어져 부정적 결과를 갖고 온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외로움은 자칫 고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도 커진다. 이미 유럽, 미국에선 외로움이 개인 문제에서 이웃과 사회로 전파되는 속도가 빨라 질병으로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 국민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중은 20.5%였다. 2018년보다 4.5% 포인트 상승했다. 성별로는 여자(21.5%)가 남자(19.6%)보다 더 외롭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60대와 40대가 사회적 고립감을 상대적으로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 : 웰빙지표 6년 만에 악화… 국민 20% ‘외롭다’ / 연합뉴스, 2020.6.18. 정수연 기자

 

외로움은 인간이 가진 오래된 감정이다. 현대인의 외로움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가져왔고, 관계의 결핍을 불러 인간의 본능을 억제하게 한다. 사회적 관계는 인간의 본능이다. 관계 본능을 억압하고 산다는 것은 부정적 정서를 불러일으키고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에서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스킨십, 대면으로 확인 가능한 따듯함이 사라지고 있기에 이후 우리 사회가 어떤 결과를 갖고 올지 아무도 모른다. 나도 SNS로 취미나 동호회, 취향이 같은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어서 대면 관계로 만남을 선택하는 것이 줄어들고 있다.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생물학적, 사회적 필요였으나 이제 시대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우리는 적응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사회적 관계 욕구를 충족하라는 신호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혼자가 되는 것을 피하고, 감정을 나누지 않으면 외로움을 느끼게 되어 있다. 혼자가 편한 사람도 있고 여럿이 좋은 사람도 있지만, 삶이 건강해지려면 사회적 관계를 이룰 사람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아이도 어른도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느끼고 기다리는 사람, 만날 사람이 있어야 삶에 목적이 생긴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정에서 장애 자녀만 돌보다가 자살한 부모가 3명이나 발생하고, 활동에 답답함을 느낀 3명의 장애인이 투신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정신건강에 취약한 몇몇이 겪는 일이 아니다.

누구라도 외로움과 우울감으로 고립이라는 심리적 상태를 갖게 되면 부정적 정서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5인 집합 금지라는 초강력 행정지침이 작년 12월 25일 이후 해가 바뀐 지금까지 90일 정도 이어오고 있다.

직장 생활하면서 외출을 하고 직장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들 외에, 가정에서 아동을 돌보고, 장애 자녀를 돌봐야 하는 가정이나 어머니, 부모, 시설에 있는 사람들 경우 심리적 부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클 것이다.

필자도 작년부터 이어진 사적 모임 규제로 인해 한 달여를 집에서 지내는데 우울감과 나 스스로 비난하게 되는 부정적 심리상태를 경험하고 있다. 이런 부분도 남자와 여자의 사회적 역할에 따른 차이로 결국엔 차별로 느껴진다.

정부는 정책을 펼 때 가장 힘든 사람들이 누구일지, 과연 어떤 결과를 갖고 올지 예측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정신건강을 위해 여러 활동이나 지침이 전문가들에 의해 나오긴 하지만 이미 외로움을 갖고 있는 경우 스스로 움직임을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는 노력과 주위에서 서로 격려하고 안부를 묻는 정성이 서로 필요하다.

지금은 정책이 좀 더 섬세하게 만들어지고 실천되어야 한다. 정신건강을 위해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길 기대한다.

 

글 _ 김신애 울진사회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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