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백조자리 X-1 블랙홀, 알려진 것보다 더 멀고 더 무겁다.

 

백조자리 X-1 쌍성계 상상도(국제전파천문연구센터, ICRAR).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백조자리 X-1 쌍성계 상상도(국제전파천문연구센터, ICRAR).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19일, 한국천문연구원은 백조자리 X-1 블랙홀 정체에 대해 새로운 연구결과를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발표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지구로부터 백조자리 X-1 블랙홀까지의 거리는 기존에 알려졌던 약 6천1백 광년보다 먼 약 7천2백 광년 떨어져 있고,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21배로 기존에 알려진 질량보다 약 50% 무겁다는 것을 알아냈다”라고 밝혔다.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백조자리(Cygnus)에서 발견된 첫 번째 엑스선 천체라는 뜻으로, 1964년 고층 대기 관측 로켓에 실린 엑스선 검출기를 통해 처음 발견한 블랙홀로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블랙홀이다.

백조자리 X-1은 블랙홀과 청색 초거성이 동반성으로 쌍성계를 이루고 있는데, 반성으로부터 강한 중력을 가진 블랙홀로 유입되는 물질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빛의 속도에 가까운 빠른 제트와 강력한 엑스선을 방출한다.

이번 연구는 대한민국의 한국천문연구원과 호주, 미국, 중국 등 총 26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10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 Very Long Baseline Array)로 백조자리 X-1 블랙홀을 정밀 측정하였다.

 

백조자리 X-1 쌍성계의 최적 공전궤도 모델과 제트 분출 이미지.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백조자리 X-1 쌍성계의 최적 공전궤도 모델과 제트 분출 이미지.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국제공동연구팀은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A)를 이용해 백조자리 X-1 블랙홀에서 나오는 전파 신호를 관측하고, 지구의 공전궤도를 한 변으로 하는 삼각측정법을 통해 이번 연구결과를 이끌어냈다.

이번 연구는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백조자리 X-1 블랙홀에 대해 그동안 알려졌던 가설보다 1천1백만 광년 더 먼 곳에 있으며, 더 무거운 블랙홀임을 알게 됨으로써, 무거운 별이 진화해 블랙홀이 되기까지의 형성과 성장 과정을 새롭게 밝히는 증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별은 블랙홀이 되기 전까지 항성풍을 통해 외부로 질량을 잃게 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60배의 달하는 무거운 별이 중력 붕괴해 형성된 것이며, 항성풍으로 인한 질량 손실이 상대적으로 더 적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정태현 박사(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는 “이번 연구에서 천문연은 전파간섭계를 활용한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정밀 위치 측정법 고안에 기여했다”며, “앞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4개 주파수 대역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n VLBI Network)을 활용해 백조자리 X-3 등 블랙홀 관측 연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의 변도영, 정태현, 김정숙 박사가 참여했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지 2월 18일 자에 게재됐다.

 

백조자리 X-1의 위치와 삼각시차 거리 측정법(국제전파천문연구센터, ICRAR).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백조자리 X-1의 위치와 삼각시차 거리 측정법(국제전파천문연구센터, ICRAR).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거리⋅질량 재규명 관련 영상 링크 

http://210.110.233.66:8081/api.link/3d_baLMLHL_eTOQN_g~~.mp4

□ 백조자리 X-1 블랙홀 영상 국영문 대본 링크
http://210.110.233.66:8081/api.link/3d_baLMLHL3eTOIP-g~~.hwp

 


[참고] 용어 설명

□ 백조자리 X-1(Cygnus X-1) : 백조자리에 있는 대표적인 X선 천체이다. 백조자리 X-1은 1964년에 발견된 최초의 블랙홀로 확인된 X선 천체이다. 백조자리 X-1은 지구로부터 약 7200 광년 떨어져 있으며 쌍성계를 이루고 있다.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동반성은 HDE226868로 불리는 청색 초거성이고, 블랙홀과의 거리는 약 0.2AU로 매우 가까우며 5.6일의 아주 짧은 주기로 동반성을 돌고 있다.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강착 원반은 동반성의 항성풍으로부터 물질이 유입되어 형성된다. 유입된 물질들이 수백만 K로 가열돼 뜨거운 기체 원반에서 X선을 내뿜는다고 알려져 있다. 1974년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과 킵 손(Kip Stephen Thorne)은 백조자리 X-1의 정체를 두고 내기를 하였다. 스티븐 호킹은 백조자리 X-1이 블랙홀이 아니라 했고, 킵 손은 맞다는 것에 걸었다. X선 천문학의 발전으로 백조자리 X-1 관측 자료를 통해 블랙홀의 존재를 입증하자 1990년 스티븐 호킹은 내기에 졌음을 인정했다.

□ 별 질량 블랙홀(stellar mass blackhole) : 별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에서 얻은 에너지로 빛을 낸다. 또한 그 에너지에 의한 밖으로 퍼지려는 압력으로 인해 자신의 무게에서 나오는 중력을 이겨내고 있다. 그런데 별의 핵융합 연료를 다 소비하면 더 이상 자신의 무게를 이겨낼 수가 없다. 그러면 질량이 태양의 20배가 넘는 무거운 별들은 중심핵이 엄청난 압력으로 수축하여 단숨에 블랙홀이 된다.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 후 무거운 별의 일생 중 마지막 단계에 탄생하는 블랙홀을‘별질량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별 질량 블랙’홀보다 훨씬 무거운 블랙홀도 존재한다.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hole)’이라 불리는 이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100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른다. 이 블랙홀은 대부분 은하의 중심에 존재하는데, 그 만들어지는 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청색초거성 : 무거운 질량(태양 질량의 약 10배~100배)의 별(주계열성)에서 진화해 표면온도가 10,000~50,000K 로 매우 뜨겁고, 광도(별이 방출하는 시간 단위당 에너지)가 태양의 10,000배에서 100만 배에 이르는 높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별이다.

□ 초장기선 전파망원경배열(VLBA, Very Long Baseline Array) : 미국의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 관측망이다. VLBI는 수백~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으로 동시에 같은 천체를 관측하여 전파망원경 사이의 거리에 해당하는 구경을 가진 거대한 가상의 망원경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이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높은 해상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VLBI를 이용하면 허블 우주망원경, 스바루 망원경 등 대형 광학망원경보다 수십 배 이상의 높은 해상도로 천체를 관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VLBA 간섭계는 총 10개의 지름 25m의 전파망원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안테나의 전체 배열 길이는 약 8,000km 로서 0.3~90GHz 주파수에서 고분해능으로 먼 우주의 다양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n VLBI Network) :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KVN은 서울 연세대, 울산 울산대, 제주 중문에 설치된 21m 전파망원경 3기로 구성된 VLBI 관측망이다. 지난 2019년 4월 10일 사상 최초로 블랙홀을 관측한 EHT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각 망원경의 거리는 305km~478km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밀리미터 영역의 4개 주파수 전파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KVN은 3기를 연결한 간섭계뿐만 아니라 각각의 단일 망원경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 East Asian VLBI Network)은 한국의 VLBI 관측망인 KVN, 일본의 VERA, 중국의 CVN 등 3개국 21개 망원경을 연결한 최대 5000km 정도의 거대 관측망이다. (KVN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pByWmKi8s7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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