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위성 1만 2천 개, 천체관측에 큰 영향 미칠 듯

 

구상성단 M13 관측범위를 지나는 스타링크 인공위성 궤적(사선).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박영식 선임연구원 촬영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타링크 위성이 밤하늘 별 보기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영식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6월 22일 저녁 충북 괴산에서 구상성단 M13을 관측하면서, 스타링크 위성이 천체 관측을 방해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촬영 결과 M13 구상성단 관측 범위를 가로지르는 위성들이 8개의 궤적을 남겼음을 확인했다.

궤적을 남긴 위성은 스타링크(Starlink)-1418, 1447, 1351, 1451, 1403, 1457, 1441, 1433으로 밝혀졌다.

박영식 선임연구원의 사진은 구상성단 M13이다. 별 수십만 개가 밀집해 둥근 공 모양을 이루고 있어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구상성단이다. 여름철 별자리인 헤르쿨레스자리에 있으며, 아주 좋은 밤하늘을 만나면 맨눈으로도 볼 수 있어 별 보는 사람들이 반드시 찾는 대상이다.

스타링크 위성은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엑스(SpaceX)가 지상 500km~1200㎞의 지구 저궤도에 위성 1만 2천 기를 쏘아 올려 지구 어디에서든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스타링크 프로젝트 위성이다.

스타링크 프로젝트 위성들은 현재 700여 기가 쏘아 올려졌고, 그 위성들이 지구 저궤도에서 우리 머리 위를 돌고 있다.

 

지구 상공에 떠있는 스타링크 인공위성(약 538개)의 궤도를 STK(Satellite Tool Kit)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한 모습.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관측을 진행한 박영식 선임연구원은 “앞으로는 딥스카이 촬영 전 스타링크 위성이 대상을 지나는 시간을 미리 분석해야 할 것”이라며 “스페이스X가 대책 마련을 위해 스타링크 위성의 반사율을 낮추는 검은 도료가 코팅된 다크샛(DarkSat)과 반사방지 패널이 장착된 바이저샛(VisorSat)을 시험 발사했지만 이미 발사된 위성들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여전히 지상 망원경을 이용한 천체관측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촬영된 스타링크 인공위성들의 궤도를 분석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최진 연구원은 “스타링크 위성 중 일부는 지상 고도가 약 550km이므로, 다목적 실용위성 5호를 비롯하여 고도가 비슷한 다수의 위성들과의 충돌 위협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천문연맹(IAU)은 지난해 2월 보도자료를 통해 거대군집위성(Mega Satellite Constellation)이 천체관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입장을 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최근 천문학계에서는 천체 관측에 있어 거대군집위성의 영향을 우려해왔으며, ESO(유럽남방천문대,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는 이 군집위성이 천체관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결과 예상보다 밝은 군집위성의 반사광으로 인해 특히 지상의 광대역 탐사 망원경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고 밝혔다. 1년 동안 야간 관측을 기준으로 단순 추정한 결과 관측 이미지들 가운데 약 30%에서 최고 50%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외에도 군집위성 전파 전송 대역이 전파천문학 연구에서 많이 쓰이는 주파수와 중첩되므로 전파망원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국제천문연맹은 현재 인공위성의 밝기와 주파수 대역 등에 대한 국제적으로 합의된 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엔 우주 공간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COPUOS, The Committee on the Peaceful Uses of Outer Space) 등을 통해 군집위성이 천체 관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월 27일 밤 우리나라와 아시아 태평양 하늘을 돌고 있는 스타링크 위성 위치도. 출처 스타링크 누리집 갈무리

밤하늘은 사람들의 오랜 동경의 대상이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로 수 놓아진 하늘은 인류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사람들의 미래를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전기가 발명된 이후 인공조명으로 지구가 밝아지면서 별 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람들이 편리함을 위해 쏘아 올리는 위성들은 이제 밤하늘 별 보기에 방해가 될 만큼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참 고

□ 국제천문연맹(IAU)의 관련 보도자료(2020.02.12.) 원문 링크
https://www.iau.org/news/pressreleases/detail/iau2001/?fbclid=IwAR1ySLOYTcVFoWzpi3G9vKDpx2Iw-R1LYUwWrzPqFTRdXQbNBMsLLxq2lNE

□ 스타링크 위성 보기 링크 https://satellitemap.space/indexA.html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