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113주년을 맞아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경주 시내 구 신라백화점 앞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경주여성노동자회, 민주노총경주지부, 전국여성노조경북지부, 포항여성회 등 15개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이 참여한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3시 STOP 경주공동행동(이하 경주공동행동)’이 주최했다.

경주공동행동은 2019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가 약 33%로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라고 밝히며 ▲코로나19로 인한 여성 해고 중단·여성 고용 확대·성차별 없는 채용, ▲돌봄 노동자 고용안정과 임금 보장, ▲돌봄 공적 책임 강화, ▲비정규직 차별 중단과 사각지대 여성 노동자 권리 보장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서 최해술 민주노총 경주지부장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여성 노동자 열 명 중 네 명은 화장실조차 맘 편히 못 가서 먹는 것조차 제재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권이 법과 행정을 바꾸도록 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불안정한 여성노동자 고용 실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용식 경북노동인권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해고, 정직, 시간 단축 관련 상담 191건 가운데 여성이 70%였다”라며 “여성노동자는 코로나19 피해 당사자다. 재난은 낮은 곳으로부터 차오른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공동행동은 2020년 남성 취업자 수가 8만 2000명이 줄어든 한편 여성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3만 7000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방역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면서 대표적인 여성 집중 직종인 대면 서비스업(숙박·음식·도소매 등) 여성 노동자들이 생계 위협과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고,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주공동행동은 “노동시장 안에서 여성의 노동은 저임금, 비정규직, 중소영세사업장, 시간제 일자리, 비공식 일자리, 등 취약한 부분에 집중돼 있다”며 여성 노동자들이 “경제 위기의 타격을 더욱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돌봄 노동 저평가에 대한 비판과 고용안정 요구도 잇따랐다. 김종한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공동대표는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노동자들은 일을 못 하면 급여 받지 못하는 시간제 노동자다. 노동 환경이 다 다르고 처우도 열악하다. 시간제 노동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영자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북지부장은 “코로나 사태에도 꿋꿋이 학교 돌봄 현장을 지켰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 돌봄 강화’ 아닌 지자체 이관으로 ‘돌봄 민간 위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학교 돌봄 정착을 위해 국가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돌봄전담사도 전일제 상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공동행동은 “아이·노인·환자·장애인 등에 대한 돌봄 서비스가 필수 노동임에도 공적 돌봄 시스템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라며 “감염병 위기 속에 돌봄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혼란은 돌봄 노동자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20년 20대 여성의 자살 시도 증가와 관련해 “거리 두기로 인한 고립이 경제적 사회적 자원이 취약한 집단에게 더 큰 타격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주공동행동은 “코로나19와 함께한 1년 동안 위기는 여성에게 더욱 가혹했다”라며 “여성노동자에게 강요하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이어 경주공동행동은 약 한 시간 동안 성별 임금격차 피켓 인증샷 찍기, 스티커 설문, 여성의 날 기념 포토존 사진 촬영 등 캠페인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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