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3월 새 학기부터 초등 1ㆍ2학년 매일 등교 발표

 

전례 없는 코로나19 유행으로 2020 년 학교는 대혼란을 겪었다. 개학을 연기하고, 온라인으로 개학을 하고, 감염병의 유행 정도에 따라 학교에 출석하는 학생 수를 조절하고, 하루하루 감염병에 대응하느라 1년이 흘렀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서 학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학교는 교육과정에 의한 학습뿐 아니라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사회성을 키워나가는 곳이다. 코로나19로 학교는 학습도,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만남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학력 격차뿐 아니라 돌봄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교육부는 올해 3월에는 학교 문을 열겠다고 한다. 여전히 코로나 상황은 어렵지만 학교 문을 연다면 학교 안에서 생활 방역을 해가면서 학교의 역할도 회복해 나가야 한다.

 

3월부터 초등 1~2 매일 등교, 학교 안 감염 적어

교육부는 2021년 1월 28일 ‘2021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 3월 새 학기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은 매일 등교 ▲ 11월 3주 2022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없이 시행 ▲ 등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초 · 중 · 고교는 학교당 3∼5명, 유치원은 1명 생활지도 인력 5만 명 배치 ▲ 학생 수 30명 이상인 초등 1∼3학년 과밀학급에 한시적으로 기간제 교사 약 2천 명 배치 등을 담고 있다. 초등 1~2학년 매일 등교를 결정한 이유는 ‘10세 미만의 코로나19 발병률이 낮았다는 방역적인 면, 초등 저학년의 대면 수업의 효과가 좋다는 교육적인 면, 돌봄에 대한 사회적 수요 확대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작년 12월 학술지에 ‘학교 재개 후의 코로나19 아동(Children with COVID-19 after Reopening of Schools, South Korea)’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서 지난해 5월 1일~7월 1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만 3~18세 아동 · 청소년 127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학교에서 감염된 사례는 3명(2.4%)에 그쳤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를 폐쇄하는 이점은 제한적인 반면 개인과 사회 전체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며 “소아 · 청소년의 코로나19 전파는 가정, 학원 및 과외, 다중 이용 시설과 더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경북도교육청은 2월 15일 ‘경북 도내 학생 코로나19 발생 감염경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년 동안 경북에서 발생한 학생 확진자 224명의 감염 경로를 분석한 결과, 가족 간 감염이 134명(59.8%)으로 가장 많았고 학교에서 감염된 비율은 12명(5.4%)이라고 밝혔다.

 

등교 수업 확대 찬성 78%

우리회는 교육 연대체와 함께 강득구(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실시한 ‘등교 수업 확대 관련 온라인 설문 조사에 참여하였다. 설문조사는 2021 년 1월 28일부터 1월 29일까지 수도권(서울 · 경기 · 인천) 지역의 교원(교사 · 수석교사 · 교감 · 교장 · 교육전문직원 등), 학부모(유 · 초 · 중 · 고), 학생(중 · 고교생) 10,000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 중 학부모는 6,379명이었다.

 

자료 이미지 출처=학부모신문

조사 결과 ‘등교 확대 동의 여부’에 대해서 전체의 78%가 동의하였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책임 등교’에 대한 질문에는 74%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설문조사에는 초등 1~2학년 기초학력 전담 교사 배치, 돌봄이 필요한 학생 우선 등교, 학부모의 수요에 따른 등교선택권에 관한 문항도 있었다. 학생, 학부모, 교원들은 등교 수업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등교수업이 한편 반가우면서도 불안한 마음도 있다.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와 학습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주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코로나 이후 학교는 달라져야 한다

코로나 이후 학교는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한다. 학교는 팬데믹 상황에서 문을 닫는 것 외에 손쓸 방도가 없었다. 학교는 여전히 밀집도가 높아 접촉을 막는 방법이 우선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감염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학교의 밀집도를 낮추는 방안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학급당 학생 수를 낮추는 것이다.

우리회를 비롯해 교육단체들이 수십 년간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재정적인 여건을 들어 귀담아듣지 않았다. 감염병은 교육 환경의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일상이 어렵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더 이상 학급당 학생 수를 낮추는 것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3월에 등교수업이 이루어지더라도 등교하지 않고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겠다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방역 당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조정하고 단계에 따라 학교 안 밀집도를 조정한다고 하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은 크다. 감염의 위험을 안고 학교에 보내야 하는 건지, 코로나 종식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학교에 가면서 생활 방역하는 것이 나은 지 판단이 서지 않는 상황이다. 학교 안 방역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의 개인 생활 방역과 자율적으로 학교 차원에서 방역에 필요한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감염병의 전국적 유행이 아니라면 학교가 있는 지역교육청 단위에서 감염병의 변화에 따른 발 빠른 대응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제까지 지역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정부의 지침에만 의존해서 감염병 대응이 이루어지다 보니 자율적인 판단력이 떨어졌던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는 온라인 수업을 학교 안으로 들여놨다. 앞으로는 교실 안에서 얼굴을 마주 보고 수업을 하는 것과 함께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것이 병행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가 유행하자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도 수업시수로 인정했지만, 온라인 수업의 질에 대해서는 대책이 부족했다.

서울혁신교육지구 학부모 네트워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2020년 9월/학부모 2,630명)에서도 학부모들은 온라인 수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으로 ‘과제 및 질문에 대한 쌍방향 피드백’ (38.4%), ‘교사 · 학생 간의 소통 · 교감 등 사회성 함양’(20.5%)을 들었다. 교사의 교육 자료, 피드백 여부, 전달 방법에 따라 학생의 수업 참여도가 다르다는 문항에는 89%가 그렇다고 답했다.

실시간으로 교사와 학생이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접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플랫폼을 만들고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글 / 박이선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부회장


※ 이 칼럼은 <학부모신문>에 최초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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