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산재 사망 사건과 ‘산재 왕국 포스코’ 지우기
포항제철소 산재 사망 사건과 ‘산재 왕국 포스코’ 지우기
  • 김용식
  • 승인 2021.03.3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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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 “재해를 입은 사람은 용역사 직원” 맨 먼저 내세워
포스코, 사망 재해에도 “상시 가동 설비라 정비 중 기계를 멈출 수 없었다”
고용노동부, 재해 발생 설비 임대차 계약 사실을 앞세워 ‘포스코 지우기 맞장구’

 

사고 직후 포항의 한 병원에 차려진 엄oo 노동자의 빈소
사고 직후 포항의 한 병원에 차려진 엄oo 노동자의 빈소

지난 16일 9시 48분경 포스코 포항제철소 라임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석회소성설비에 머리가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났다.

산업재해가 발생한 곳은 포스코의 포항제철소였다. 하지만, 사후 처리 과정에서 포스코가 지워졌다.

숨진 노동자는 포스코와 설비 임대차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포스코케미칼에 인력을 파견하는 ㈜포엔빌 소속의 용역노동자였다.

사고는 생석회를 구워서 ‘인’, ‘황’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석회소성설비의 더스트 함을 수동 기계에서 자동기계로 교체하던 중 발생했다. 넷이서 작업에 참여했으나 사고를 당한 노동자는 다른 세 명과 달리 반대편에서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포스코케미칼 민경준 대표이사는 사과문에서 ‘용역사 직원이 사망한 안전사고’라고 했다. 포스코는 산업재해 발생 직후 “협력회사에서 발생한 사고라 직접 밝힐 내용이 없다”고 했다. 협력회사에서 난 사고이니 직접 밝힐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케미칼 용역회사 사고내용 개요 보고서 자료. 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가 사내에 전파한 포스코케미칼 용역회사 사고 내용 개요 보고서. 자료제공=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는 <포스코케미칼 용역회사 사고 내용 개요 보고서>에서 ‘사고가 발생한 kiln 설비는 상시 가동 설비로 정기 수리 중에만 정지하는 설비’라고 강조했다. 이어 ‘4명 1조 작업 중 재해자가 반대편으로 혼자 이동하여 작업하다 재해 발생’했다며, 작업자 혼자 간 것이 문제인 듯 지적했다.

사고 직후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케미칼 사망사고 동향 보고(사망 1명)’이란 제목의 사건 경위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서 고용노동부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에서 ㈜포스코로부터 ‘석회소성설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포스코케미칼의 하청업체인 ㈜포엔빌 소속 근로자가 사망했다”고 했다. 이어 ‘계약관계에 대해서는 계약서 확인 등을 통해 추가로 사실관계 확인 예정’이라 덧붙였다.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기도 전에 고용노동부는 사건 보고와 직접 관련이 없는 석회소성설비 임대차 계약 관계를 최초 보고에 담아 이번 사고에서 포스코 지우기에 맞장구를 친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도 인정했듯 석회소성 설비는 상시 가동 설비로 포스코케미칼이 가동 중단을 임의로 할 수 없다. 오직 포스코만이 가동 중단을 결정할 수 있는 설비이다.

 

고용노동부의 포스코케미칼 사망사고 동향 보고(사망 1명) 보고서. 자료제공=정의당 강은미 의원실

포스코케미칼은 2020년 12월 말 현재 61.26%의 주식을 보유한 포스코가 최대주주이다. 특수관계에 있는 포항공대가 4.14%, 국민연금공단이 11.7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인 포스코 지배 아래 있다.

최정우 현 포스코 회장은 2018년 7월 포스코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전인, 2018년 2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포스코켐텍, 현재 포스코케미칼의 대표이사였다.

포스코 산재 사망사고는 예견된 일이었다. 포스코에서는 지난 반년이 채 되지 않는 동안 포항과 광양제철소 등에서 모두 6명의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숨졌다.

지난해 11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 사고가 나 포스코와 협력업체 노동자 4명이 숨졌다. 12월에는 포항제철소에서 집진기 배관 보강공사를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숨졌다. 지난 2월에는 포항제철소에서 컨베이어 롤러 교체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이 기계에 몸이 끼면서 숨졌다.

포스코에서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잇따르면서 국회가 2월 22일로 산재 청문회를 열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17일부터 4월 13일까지 8주간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대상으로 근로감독관과 안전보건공단 전문가 40명을 투입해 특별근로감독 계획을 발표하고 진행 중이었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반에 대한 감독’과 ‘정비・수리 등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비정형 작업을 대상으로 밀착특별감독을 실시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특별근로감독이 진행 중에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포항지부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17일 “포스코 앞에 아무것도 아닌 노동부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포스코 감싸기에 급급한 고용노동부를 문제 삼기도 했다.

산업재해 사망사고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가 포스코 지우기에 나선다면 산재 왕국 포스코는 계속될 것이다. 산업현장의 노동재해 예방을 위한 고용노동부의 태도 변화가 절실하다.

 

3월 17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서 열린 금속노조 포항지부 기자회견. 사진제공=금속노조 포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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