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에서의 삶들이 어땠을지 여러분들은 상상이 가나요?
시설에서의 삶들이 어땠을지 여러분들은 상상이 가나요?
  • 정경애
  • 승인 2021.05.17 14: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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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S시설에서 직원들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해서 시설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인권유린 및 침해, 온갖 횡령 등등)한 일들을 세상에 알리려고 하면서 우리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투단에도 연대요청이 들어와 2020년 10월 어느 날 민주노총, S시설과 제1차 간담회를 했다.

10월이 되기 2~3달 전부터, 시설 직원들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는 이 얘기를 듣고서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생각이 났다. 누구에게도 묻지 못하고 혼자서 ‘왜? 본인들이 부당한 일을 당하니까 이러는 것 아니냐? 그동안에 자기들이 우리에게 행세한 행동들 모두 정당한가?’라며 끙끙 앓았지…. 너무나 힘이 들어 000님에게 전화를 걸어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다. 순간 울컥…….

간담회 때 솔직히 민주노총에 실망했다. 우리가 10년 동안 시설이 이렇다 저렇다고 계속해서 이야기했는데도 무시했건만, 정작 S시설 종사자들이 시설의 문제들을 알리고 조합원으로 가입하며 투쟁을 하니까 그들의 편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1차 간담회 때 내가 사고를 쳐버렸다. 우리는 S시설에 살았던 당사자들이다. 시설직원들에 의해서 폭력과 인권침해를 많이 당해왔다. 그래서 마음의 상처가 많다. 연대 요청하기 전에 먼저 사과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 안 그러면 같이 못 한다고 했다.

1차 간담회 때 과거에 대한 청산(‘사과가 먼저다’)을 하라고 얘기가 나온 후, 2021년 4월 23일 2차 간담회 자리를 가지면서 사과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사과하는 과정이 정말 쉽지가 않았을 텐데 감사하고,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했다.

시설 직원들을 보는 것이 굉장히 불편한 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간담회 때나 시설 관련된 집회 자리에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지만, 솔직히 싫다. 우리에게 시설 직원들은 감히 얼굴을 쳐다도 볼 수 없는 존재이다. 얼굴 본 것만 해도 겁에 질리는 그런 존재들인데 그랬기에 간담회 자리는 너무나도 어려운 자리였다. 정말 쉽지가 않았지…. 그냥 이야기만 하는데도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고 몸도 떨렸으니 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겠는가…?

그 자리에 함께한 탈시설 당사자들도 다 같은 마음이었을 터….

간담회 잠깐 쉬는 시간에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도 미안해하고 있다. 그때는 잘 모르고 그랬었다. 이해해달라”며 나에게 얘기했었다. 듣기가 많이 불편했다. 진심이 아니란 걸 잘 알기에…. 어릴 적부터 진심인 사람들을 못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설 직원들을 못 믿을 수밖에….

‘과연! 정말로 인권에 대해 잘 몰라서 우리에게 온갖 폭력에다가, 온갖 인권침해를 저질렀던가? 우리가 지켜보는 앞에서 자기들끼리 매일 음식 처먹는 것과 욕하고, 때리고 하는 일 등등…. 이런 것들이 나쁘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을 텐데…?’

만감이 교차했었다. 그들이 사과를 하는데도 전혀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물론 사과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이고 또 그래서 그 사과를 받아야 하는 것이겠지만….

그런데 말이다. 그들이 사과한다고 해서 과연 우리가 살기 싫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지난 나날아픈 기억들이 사라지고 없어질까? 죽어서까지도 절대 못 잊을 일들인데….

자립한 지 12년이 되었는데도 나에게 폭력을 가했던 가해자들의 얼굴 하나하나 기억을 하며 그들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내 마음과 온몸이 모두 다 기억하고 있고, 생각만 해도 너무 힘들고 화가 나서 치가 떨리는데? 용서가 될까?

그리고 또 지금도 시설에서 직원들에 의해, 또 관리 감독을 안 하고 무관심한 공무원들에 의해서 인권침해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살고 있을 사람들이 생각 난다.

단 한 번의 사과로 해결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4월 27일 경북지역 투쟁선포식에서 발언할 때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다. 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그때의 그 감정들이 그대로 솟구쳐 올라오는 바람에 눈물이 흘렀네…. 민망했다.

내가 왜 이렇게 옛날의 일들을 잊지 못하는지 밑에 발언 내용을 봐주세요.

 

시설에 방문하는 사람들이나, 자원활동가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직원들에게

“이런 일을 하기에 쉽지가 않을 텐데 진짜 대단하군요.”

“나 같으면 못할 일인데 정말 착하고, 천사시네요…”

그 반면 우리에게는

“너희들은 좋겠다. 가만히 있어도 먹여주지, 씻겨주지, 입혀주지, 재워주지… 알아서 다 해주니까 천국이 따로 없겠구나… 정말로 행복한 줄 알아라! 나도 여기서 살아 봤으면 좋겠다”라고요….

시설직원들의 본 모습들을 못 봤으면 이런 얘기들을 제발 좀 하지 마세요. 부탁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이 좋고, 행복한 시설을 버리고 왜 시설 밖에서 지역사회에 나와서 살고 있는지 아시나요?

시설은 공포의 집입니다.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전혀 못 됩니다.

한 방에 많게는 12명~14명 정도 연령 상관없이 남자와 여자가 같이 살았고요.

추운 겨울에는 얼음물로도 목욕하고요. 여름은 일주일에 한 번에서 두 번만 했고, 옷 하나로 2주 정도 입은 적도 있었고요. 중증장애인들은 매일 차디찬 땅바닥에 얼굴을 맞대며 살아서 동상에 걸리고, 밥도 개밥으로 먹고, 속옷도 대소변이 묻은 걸 빨아서 돌려 입고, 밥숟가락 하나로, 칫솔 하나로 여러 명이 사용했고, 이불에 대소변 묻은 것을 그대로 덮고 자고요.

모든 것이 다 더럽게 살아왔지요….

많이 아파도 치료를 제대로 못 받아서 그렇게 한 명 두 명 죽어 나가고요….

직원들은 시에서 검사 나오거나, 손님이 오면 그동안  안하던 짓(보일러, 따신 물, 밥 등등)들을 하고, 괜히 잘해주는 척 태도가 180도로 바뀝니다.

그리고 제가 시설에 살면서 겪어왔던 일들도 얘기하겠습니다.

정말 수도 없이 매일 매일이 고문이었습니다. 어린 나이 4살 때 시설에 들어와서부터 늘~ 항상 미움과, 쌍욕들, 언어폭력, 신체적, 정신적 폭력, 거짓말로 뒤집어씌워 두들겨 맞고, 얼굴도 맞고, 발로 맨날 차이고, 기다란 작대기만 있으면 그게 곧 몽둥이가 되고, 엎드려뻗쳐, 돛단배 서기, 물고문, 머리 처박기, 벽보고 하루 종일 서 있기, 내가 꼴 보기 싫을 때면 컴컴한 옷방에 며칠 가두고, 밤을 새우면서까지 벽 보고 서있기(잠을 못잘 때도 많음), 밥 먹지 마! 거짓말하지 마라! 구석에 처박혀 있어!! 아무런 이유 없이 맞고, 또 벌서고… 그리고 밥을 먹고 있는데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밥그릇으로 내 머리를 때려 피가 흘러내리는데도 난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 피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밥을 먹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로 인해 많이 힘들었고요.

또 제가 18살부터 성인이 되었어도 성폭력을 당해왔습니다.

우리는 남자와 여자 같이 살아오면서도 성이란 것을 잘 모른 채 살아왔던 나에게 어떻게 한 줄 아십니까? “너 19금 했지? 어떻게 했어? 어떻게 했는지 나(직원)한테 보여줘 봐!!” 저는 무슨 말인지를 모른 채 “안 했는데요. 몰라요. 진짜 안 했어요.”라며 울면서 대답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밤새도록 두들겨 맞아가며 돛단배를 섰답니다. 너무 괴로워서 “예 했어요.”라고 하면 “뭘 어떻게 했는데? 보여줘 봐!!”라며 옆에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아이에게 시켜 억지로 내 몸을 만지게 했습니다. 그리곤 알몸(성인 몸)으로 밖에 내쫓곤 했습니다. 밤마다 매일 반복되었습니다. 어느 날에는 같이 살고 있었던 비장애인 오빠가 우리 방에 놀러 왔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런 짓을 했습니다. 정말 싫었고, 억울했고, 너무나 힘들었고, 원통하고, 분했습니다. 그러면서까지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한 번만 봐주세요.”라며 울며 손이 뜨겁도록 빌고, 또 빌었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빌었을까요? 그건 바로 잠을 못 자게 해서였습니다. 밤새도록 벌을 받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변함없이 밤새도록 2~3일 정도 이어 벌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옥보다 더한 나날들이었지요…. 매일 밤이 무서웠습니다. 마음속으로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죽을병에 걸려서 죽어버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도대체 뭘 잘못을 했길래 이러는 건지……?? 그 어린 나이에 견뎌야 했던 고통의 나날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런데도 내게는 그 누구 하나 내 옆에 없었고, 날 믿어주는 사람,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 한 명도 없었습니다. 죽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죽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 3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지만 그리 쉽게 안 되더군요. 죽지 못해서 이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너무나도 슬프고, 괴로웠습니다. 매일 밤 소리 없이 울고, 또 울고, 또 울었습니다. 아파도 말도 못 한 채 혼자서 끙끙 앓았고, 혼자 아프고, 아팠습니다. 또 내 마음이 썩어 문드러져도 혼자서 참고, 참아왔습니다. 저는 그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시설!! 아니 시설직원이라 하면 내 몸이 먼저 반응을 하여 뇌가 저리고요. 몸도 마음도 떨리고, 반감도 아주 큽니다.

그리고 또!! 매일 저녁이면 여러 방에 있던 직원들이 내가 있는 방으로 모여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것도 우리가 보고 있는 코앞에서 자기들끼리 처먹고, 가끔은 먹고 남은 찌꺼기들은 우리에게 줬습니다. 이런 일이 제가 퇴소한 날까지이랬습니다. 생전 보지도, 먹지도 못한 음식들을 본 식구들은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요? 그 모습을 보다 못해 말했습니다. 그러지 말아 달라고, 싫다고, 제발 우리가 안 보이는 곳에서 먹어달라고 2~3번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제 말을 깡그리 무시한 채 처먹더군요. 저는 두 주먹을 꽉~ 쥐며, 화가 나는데도 말은 못 하고 얼마나 참아야 했는지 모릅니다. 우리도 당연히 먹어야 할 음식마저도 차별을 받았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우리는 사람이 아닙니까?

우리는 그저 직원들의 말 한마디에 순종하며 이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지? 누가 왜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이럴 거면 시설을 왜 만드셨습니까? 당신들의 돈벌이가 되라고 만드셨습니까? 우리도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당신들만이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중합니다.

우리에게 시설은 행복하고, 안락하고, 따뜻한 집이 아닙니다. 딱딱하고, 차가운 방 하나에 여러 명을 가둬서 살게 하는 말 그대로 동물원이나 감옥과 같은 곳이죠… 온통 가식적이고, 폐쇄된 공간에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권리도 없이 동물처럼 평생 살아가는 게 사람이 사는 겁니까? 아프면 아프다고 말도 못 하고, 이렇게 고통을 받으며 힘들게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아무 말도 못 한 채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왔는지 여러분들은 상상이 가시나요?

경북도청과 경산시청, 그리고 시설직원들이 돈을 벌고, 웃고, 배가 부를 동안 우리는 그렇게 그렇게 피눈물을 흘리며 지옥보다 더한 하루하루를 살아왔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시설에서 살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가 왜 돈이 되고 동물 취급받으며 억울하게 살아야 하는지 또 이렇게 살다가 무연고자가 되어 이름조차도 사라져버리는. 시설이란 곳이 이렇습니다. 시설에서 안 살아본 사람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우리의 마음을 알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할 얘기들이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 모든 것의 책임은 도청과 경산시에서 져야 합니다. 정말 우리가 겪어왔던 심리적, 정신적, 신체적으로 피해보상도 받아야 합니다. 그동안에 일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이를 빠드득빠드득 갑니다. 그래서 시설은 없애야만 합니다. 투쟁~!!!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 많이 힘들고, 괴롭지만 그래도 시설이 어떤 곳이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만천하에 알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로 쓰는 겁니다.

시설은요. 절대로 살 수가 없는 집입니다. 그렇기에 시설은 꼭 없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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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아 2021-05-17 15:07:16
너무 힘드셨겠어요...기사 읽고 저도 눈물이 납니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써서 시설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일들을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는 하시는 일 다 잘 되시기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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