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본부장 김태영)는 지난 3월 노동자들이 알아야 할 주요 주제들에 대해 대담과 토론 형식으로 정책교육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 ‘민주노총 경북TV’를 통해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의 주제는 기후위기와 그린뉴딜, 4차 산업혁명(디지털 전환), 일자리보장제, 노동정치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뉴스풀에서는 4개의 강의와 종합토론에 대해 다섯 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정책교육 영상 제작을 담당한 민주노총 경북본부 임순광 정책실장은 “기후위기와 그린뉴딜, 4차 산업혁명(디지털 전환), 일자리 보장제, 노동 정치를 주제로 정했다. 복지국가, 대기오염, 산업재해, 교육혁명, 인권, 재난 대응 등 여러 의제에 대해 추가 제작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상물들은 고화질로 제작되었기에 TV나 스크린으로 보셔도 문제가 없다”라며 “회의, 교육, 집회 등에서 적당한 길이만큼 주요 주제들에 대해 학습하고 노동자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면 좋을지 토론하고 함께 대안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첫 번째 주제는 〈세계 경제, 한국자본주의, 기후위기와 노동의 대응〉으로 경남연구원의 남종석 연구위원이 맡았다.

남종석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한국 자본주의의 전개, ▷데이터로 보는 경북 주요 제조업 업종별 현황, ▷그린뉴딜의 실체와 필요성, ▷에너지체제 전환의 산업 변화 효과와 노동의 대응으로 주제를 풀어갔다.

남종석 연구위원의 강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고용불안정성 증가, 실질임금 상승
자본의 경쟁 격화와 노동자에 대한 공격 강화

IMF 이후 한국 경제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 경제의 성장이며, 당시 한국경제의 성장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였다. 현재 한국의 자동화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생산성 향상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자본장비율, 즉 한 사람이 사용하는 기계의 양과 자본집약도가 빠르게 상승했으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기업과 소기업도 상승하면서 노동생산성도 가파르게 올라갔다.

노동생산성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도 OECD 주요국 중에서 동반 상승했다. 2019년도 구매력 기준 한국노동자의 구매력은 일본노동자보다 높고, 이탈리아, 스페인을 앞섰으며, 영국, 프랑스와의 격차도 줄어들었다. 이 시기 한국은 고용 불안정성이 증가하면서도, 실질임금 상승 즉 재화의 양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 수요도 감소하고 중국 경제의 성장률도 하락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것이 제조업인데, 제조업에서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과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수출 자체가 정체되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한국경제 성장이 정체하기 시작 제조업은 장기적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갔고 자동차산업도 2015년부터 정체된다. 경북 제조업은 자동차, 철강도 있지만, 전자, 전기가 경북의 주력이다. 이것은 세계 반도체 수요나 전자 수요의 변화에 따라 굉장히 불확실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에서 수탈성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 부분에서만 보면 대기업 적자 비율이 높아진다. 2019년 기준 19%가 적자이며, 2015년 한국 제조업 역사상 두 번째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기업들의 투자는 대폭 줄어들었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8~10% 투자율을 유지하다가 2016년부터 투자율이 5%로 떨어진다. 자본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2010년대 한국경제의 특징은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격이 심해지는 것이었다. 이 시기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쟁국들도 노동자에 대한 공격이 증대됐다.

한국자본주의는 설비투자와 자본 집약도 향상으로 성장해 왔으나, 2010년대를 넘어서면서 산업 분야의 구조조정, 비용 절감, 설비투자율이 절반가량 떨어지면서 신규 고용이 줄어들고,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이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경북, 산업 비중 제조업 45% 그중 44%가 전자, 전기
경북 위기, 수도권 집중과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가중

대구, 경북은 산업 비중은 제조업이 45%이고, 경북 역시 45%를 점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자, 전기가 전체 제조업의 44%로, 경북 전체의 22.4%가 전자, 전기이다.

경북의 경제 성장률을 보면 대체로 2008년도까지는 전국 경제 성장률보다 앞서는데, 자동차 산업이 굉장히 빨리 발전하고 있었고, 다른 부품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을 기점으로 전국 평균 성장률보다 경북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기 시작하여, 전국 평균 성장률이 2.5% 정도 보이는 데 반해 경북은 0%대의 성장률에 수렴된 상태이다. 이런 현상은 경북 외에도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현상으로 지방은 평균적으로 1%대를 10년 정도 유지하고 있고, 경기도가 5%대, 서울이 3.7%를 유지했다.

경북의 지역 총생산(GRDP)은 파동이 매우 크다. 이는 경북이 전기, 전자 업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지역총생산 GRDP의 변동을 보면 일정하게 하락 추세가 있으면 쭉 그냥 하락하는데, 경북의 경기변동은 파동이 크고, 철강 산업도 좋지 않다.

철강의 수요는 기계, 자동차, 조선인데, 2010년대 조선 산업 붕괴가 있었고 이는 세계적 추세였다. 2019년부터 조금 살아나다 코로나19로 다시 정체 국면으로 들어갔다.

자동차도 현대자동차는 생산량 유지하나, GM대우, 삼성르노, 쌍용 모두 생산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철강 수요가 감소했다. 이것이 포항 철강, 금속 등 지역의 불황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래에 더 큰 불안 요소는 제조업 신규 투자의 대부분이 경기도에 집중되는 점이다. 2008년 이후 수도권 투자제한이 풀리면서,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매입, 한국해양조선이 만들어졌는데, 연구 개발 기능이 울산에서 서울로 옮겨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동차, 조선 산업도 전장화된다. 전기 자동차가 자율주행차가 되면서 핵심적인 부품이 소프트웨어와 전장부품이 되는 것처럼, 자율 선박, 항공 산업 대부분이 소프트웨어가 굉장히 주요해진다.

이러한 현상을 시스템통합이라고 표현하는데, 풍력발전, 재생에너지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이 부문의 거의 90%가 서울,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어 (지역 차원에서는) 장기적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만들어 낸다.

철강 산업은 기술 변화 주기가 빠른 전자 산업과 달리 기술이 표준화되었고, 노동자들의 숙련도 차이가 크다. 한국은 새로운 공법과 노동자들의 숙련도로 인해 세계 1위가 됐다.

특히, 새로운 공법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개선했고, 포항제철의 엔지니어들이 현대제철로 많이 가면서 한국이 가지고 있는 (철강 분야의) 기술적 경쟁력을 높였다.

철강 산업 역시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가 감소하면서 매출은 마이너스였지만, 수익성은 20%로 대기업 평균 영업이익율 3%, 현대자동차 5%보다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철강 산업과 같이 노동자 숙련도에 영향을 받으며 기술적 대체가 빠르지 않은 기술을 장수명 기술이라 한다. 하지만, 세계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매출이 감소하고, 중간재 수요가 줄면서 제철 산업의 공급기업, 협력기업들은 힘든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한국,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 4위 이산화탄소 배출 상승률 1위
그린뉴딜, 지구온난화 위험, 산업 경쟁력 고려 등 복합요인 작용
 

지속가능한 지구의 생태계가 붕괴되는 기후변화 임계점을 과거에는 2°C 봤는데, 현재는 1.5°C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18년 우리나라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IPCC에서 1.5°C 특별보고서가 채택된 것이다.

적어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지구에서 흡수하는 탄소와 인간이 생산해내는 탄소가 중립 되는 순탄소재로 가지 못하게 된다면 지구생태계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략 인간이 거주하는 거주 지역의 13% 정도가 수면 아래로 잠긴다.

그 후 다양한 형태의 재난들이 닥치면서, 20세기 전 세계가 만들어낸 민주주의, 보건, 식량 공급 등 이 모든 시스템을 위기로 만들며, 문명 자체를 위기로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

유럽에서 독일이 환경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유럽이 2019년부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IPCC의 발표에 따라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폰 데어 라이엔 유럽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2019년 취임하며 에너지 분야에 1조 유로, 한화 1,300조 원의 투자계획 발표했다. 2020년 4월에는 이에 따르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탄소국경세’ 부과와 같은 규제 방안을 발표하는 등 화석 연료 사용에 대해 패널티를 강화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IPCC 변화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것은 균등화 발전원가인데, 한국은 석탄 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이 여전히 단가가 싸게 나온다.

하지만, 미국 같은 경우는 발전에서 KW 당 비용이 2015년부터 재생에너지, 태양광하고 풍력발전이 이미 똑같아지거나 단가가 더 싸지고 있다. 원자력이 제일 비싸고 석탄 발전, 가스 발전 그리고 태양광 발전과 풍력, 재생에너지 순이다.

또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9년 동안 단가가 80% 감소하면서, 재생에너지의 효율성도 올랐다. 이러한 결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대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나리오가 나온 것이다.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의 주요 시장은 중국, 미국, 유럽이며, 아시아 전체 재생에너지의 절반을 생산하는 중국과 유럽, 미국의 환경기준 강화 추세 등은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 4위 이산화탄소 배출 상승률 1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진국으로서 국제적 책임, 지구온난화의 위험, 한국 산업의 경쟁력 고려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그린뉴딜이 의제화되었다.

그린뉴딜, 노동은 협약의 주체가 아니라 복지의 대상
우리 산업, “장기적 구조조정에 들어가”

일반적으로 뉴딜(NEW-DEAL)이라고 했을 땐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현재의 사회적, 구조적 위기에 대한 처방을 말한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은 투기자본 억압 즉 금융자본을 완전히 억압하고, ‘와그너법’을 통해서 노동조합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복지국가를 통해서 완전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은 생산과정에서의 복종, 이것이 타협이다.

하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디지털뉴딜, 그린뉴딜은 기업들의 자본, 산업적 축적에 필요한 변화의 측면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적 계약이란, 노동을 주체화시키면서 협상을 통해서 계약을 하는 것인데 그 계약에서 노동은 빠져있다. 사회적 뉴딜 고용안전망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사회적 뉴딜은 노동을 복지의 대상으로 본다. 대등한 협약의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권에 대한 언급이 없다.

우리나라는 석탄 67%, 재생에너지는 8%이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가 23%에 이른다.

에너지 체계가 전환되면, 전기, 수소 자동차는 연료전지로, 자율선박 등의 경우 대형은 암모니아, 소형은 수소 추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조선 산업은 중위기술 산업으로 우리가 기술 수준이 따라잡힐 가능성이 가장 큰 업종이다.

특히, 조선분야는 중국이 가장 빨리 따라오는 분야로, 에너지 체계와 생산체계가 바뀌면 첨단산업이 되어 기술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발전 산업 역시 풍력 등 설계, 제조 역량에서 늦지만 한국의 제조 역량이 높기 때문에 철강 중공업부분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은 계속 감소하면서 구조조정이 도래할 것이다. 사회안전망 강화 실업보험 기간 연장, 특수고용 등 사회안전망에 포함하고, 신규 분야 노동력 재교육 등이 필요하다.

경북의 경제 성장률이 0%에 수렴했고, 핵심 원인 중 하나가 산업의 45%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정체이다. 주력인 자동차 부품산업, 철강 산업, 그래도 전자 산업은 그나마 나은데, 전자 산업은 신규 투자가 안 이루어지는 문제가 있다. 철강 산업 등 구조조정을 하는데, 2018년도 그리고 2020년도가 더 안 좋아졌고, 그 결과로 한계 기업들이 훨씬 더 많아졌다.

그린뉴딜과 구조조정, 이 두 가지는 우리 산업이 장기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경제는 이제 2.5%가 잠재성장률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모두 투하해도 전국적으로 2.5%라는 것이다. 지역은 거의 1.5%이고, 1.5% 성장률이라는 것은 한계기업이 계속 나온다.

그동안 노동조합 운동은 구조조정을 하면 원직, 복직 투쟁을 했는데, 한계 기업이 는다는 것은 원직, 복직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제는 산업구조의 재편과 관련된 측면에 나서야 하는데, 문제는 우리가 그만큼의 안전망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피해는 노동자 개인의 몫이 된다. 특히, 대기업들이 원직, 복직에 대해서 굉장히 투쟁하는데 그 이유는 사내 복지가 워낙 높고 사회적 복지가 굉장히 약하기 때문이다. 해고되면 지위가 완전히 바뀐다. 우리 사회의 복지 시스템을 사내 복지 중심에서 사회적인 복지 중심으로 바꿔 가야 한다.

대기업 노동자들도 동의하고, 민주노총이 주도해야 한다.

기후위기 변화는 생존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