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345kV 송전탑 건설 과정의 인권침해와 폭력에 대해 경찰청장도 사과했다! 한전도 무릎꿇고 사과하라!”

 

삼평리 평화회관에 빛바랜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07년, 산업자원부는 한전이 추진하는 345kV 북경남 분기 송전선로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청도 삼평리 할머니들은 2009년 청도 풍각 송전탑 공사 저지 연대를 시작으로 2014년 청도 구간 마지막 송전탑 저지 투쟁까지 공사 현장에서 혼신을 다해 싸웠다. 

그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한 폭력과 인권침해, 한전의 공동체 파괴 시도가 자행됐다.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에 나섰던 주민들은 범법자로 내몰리며 마을에서 고립됐다. 송전탑 건설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마을회관 매각을 결정했다.  

2019년 6월 송전탑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삼평리 평화회관으로 이사 오던 날, 담장에 벽화를 그리면 할머니들 마음이 환해질 것 같다고 김춘화 할머니가 말했다. 그리고 두 해가 지났다. 

코로나19로 마을은 더욱 조용해졌다. 2012년부터 해마다 열었던 성탄 예배도 지난 겨울에는 코로나19로 열지 못했다. 

볕이 쨍한 유월 어느 날, 미술 활동을 하는 김기현, 유정애 씨가 삼평리 평화회관을 찾았다. 빛바랜 현수막을 떼고, 사포로 벽에 번진 검은 이끼를 모두 긁어냈다. 그들은 이날 벽 전체 밑칠 작업을 마무리했다. 

무더위에 고생할까 봐, 쌍둥이 네 이은주 부녀회장님이 말복 지나고 페인팅 작업을 했으면 했다. 8월 말복 이후로 예정된 벽화 페인팅은 작업 참가자를 모집해 하룻 동안 진행할 계획이다.

작업 장소가 도로와 인접하여 참여자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송전선로 아래로 푸르게 벼가 자란다. 김춘화 할머니가 삼평리를 기억하는 이들을 향해 꽃같은 웃음을 건넨다. 꽃으로, 땀으로, 웃음으로 응답하자.

 

ⓒ김연주
ⓒ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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