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 이후 “해고” 혜강행복한집 최상섭 전 사무국장 ‘명예로운 퇴임식’
경북공익제보자모임 결성, 공익제보자 지원 활동 나선다

 

사진=박정미
사진=박정미

2일, 경북지역 공익제보자들의 모임에서는 공익신고에 나섰다가 해고된 최상섭 혜강행복한집 전 사무국장의 ‘명예로운 퇴임식’을 열었다.

경북시민인권연대(준) 김신애 대표는 “최상섭 님께서는 혜강행복한집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인권침해와 운영 비리에 대한 고발에 나섰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가 공익신고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불합리함으로 인해 공범으로 몰리면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해고되었기에 그 부당함을 널리 알리고, 인권보장에 헌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다”라며 ‘명예로운 퇴임식’을 갖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시설 거주 장애인 중 발달장애인이 70% 이상인 상황에서 시설 종사자가 공익신고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인권침해를 알릴 수 없고, 폐쇄적인 시설에서 운영 비리를 알 수 있는 사람은 관련 협조자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공익신고를 한 사람을 공범으로 처벌한다면, 누가 신고를 하겠냐”라며, “공익신고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예로운 퇴임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경북지역 공익제보자들의 울타리 역할을 할 ‘경북공익제보자모임’을 결성하여 활동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어 최상섭 전 사무국장을 경북공익제보자모임의 대표로 선출하고, 함께 공익신고에 나섰던 동료 권혜경 씨를 간사로 선임했다.

최상섭 전 사무국장은 “공익신고 후 처벌을 받게 되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는데, 내가 여기저기에 얼굴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안 좋은 메시지로 전달될 것 같아 공익제보자 모임을 해오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렇지만 나 같은 사람이 더 있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 공익신고에 나섰다가 피해를 당하신 분들을 만나고, 구제방법을 알려드리게 되더라. 부족하지만 지역에서 공익신고에 나섰다가 피해를 당하신 분들을 만나고 지원하는 일을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대표를 맡게 됐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상섭 대표의 '경북공익신고자모임' 활동방향 설명
‘경북공익신고자모임’ 활동 방향을 설명하는 최상섭 대표

최상섭 전 사무국장은 2018년 공익신고 후 함께 공익신고에 나섰던 동료 세 명과 함께 1차 해고되었다.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한 끝에 복직했으나, 법원이 운영 비리에 협력한 공범으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면서 선고 당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외에도 시설 측으로부터 여러 건의 고발이 이어지면서 최 전 사무국장은 수차례 경찰과 검찰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경북공익제보자모임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기로 하고, 지역에서 공익제보에 나선 사람들을 지원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해나가기로 했다.

또한, 전국 단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익제보자, 내부고발자들의 모임과 연대하여 하반기 정기국회를 앞두고 공익제보자 보호 제도의 문제점을 알려내는 활동과 함께 법 개정을 통해 공익제보자들이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활동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지역에서는 도와 각 시군의 공익신고자 보호에 관한 조례 제정 또는 개정 운동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