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서울시는 사회서비스원 산하 성동종합재가센터를 개소하면서 장애인활동지원사를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했다.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와 돌봄 노동자 직접 고용을 통한 노동권 보장과 처우 개선은 정부의 사회서비스원 설립 추진 배경이었다. 장애인활동지원사는 공공부문 사회서비스 노동자로 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지원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민간 중개기관 소속 시간제 노동자가 거의 100% 달한다. 경북도 2022년 사회서비스원 개원을 준비하며 지난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서 2년째 일하고 있는 김정남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뉴스풀에 글을 보내왔다. _ 편집자주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전국의 사회서비스원 중에서 처음으로 종합재가센터에 장애인활동지원사를 정규직 월급제로 고용했다.

그 월급제 정규직 덕분에 나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입사 2년 동안 안정적으로 일한 것에 대해 너무나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내가 결재하는 단말기 바우처 시간에 따라 임금을 받던 민간 방식(시간제)에 비하면 월급제가 주는 안정감은 참 좋다. 매달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된다는 것은 많은 노동자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인에게도 마음에 맞지 않는 활동지원사가 있다면 미안해하지 않고 교체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이용인으로서는 어떤 서비스가 좋은지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정말 열심히 일하는데 갑자기 이용인이 내일부터 당장 나오지 말라고 기관에 통보하여 활동지원사의 교체를 요구하기도 한다.

서비스대상자가 요구할 때 센터에서는 활동지원사를 교체해 주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서비스하는 노동자로서는 내가 무얼 잘못했는지 모르는 채 상실감을 느끼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물론 민간 기관에서도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런 상황이 생기더라도 월급제라서 소득에 대한 걱정이 없으니 감사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이 자주 생긴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서 서비스를 받는 이용인은 다양하다. 짧은 시간 이용인, 장시간 이용인, 원거리에 있는 이용인……. 다인 서비스도 가능하므로, 활동지원사 동반 매칭으로 업무를 나눠서 배정할 수 있는 것은 대단히 좋은 점이다.

안정적인 월급, 다인 매칭 이외에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장점은 몇 가지가 더 있다. 그중에는 ▲60일 유급 병가 제도, ▲복지포인트 연 96만 원 지급, ▲건강검진비 30만 원 지원, ▲질병 휴직 제도, ▲자유로운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의 혜택은 민간에서 근무할 때 보다 훨씬 더 좋은 처우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홈페이지(http://seoul.pass.or.kr) 화면 갈무리. 

좋은 혜택에는 책임감도 따른다. 근무명령서에 업무 지시가 내려지기 때문에, 민원으로부터 감정노동의 사례가 발생했음에도 기관에서는 공공의 역할에 대한 부분만 강조하며 현장 노동자들의 어려움은 무시한 사례도 있다. 앞으로 돌봄 노동자들의 감정노동 부분은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무조건 다 해달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이용자 만족도를 위해 활동지원사는 자신을 희생하기도 한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돌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설립했다는데, 이러한 상황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지 않다 보니 감정노동에 내몰려도 참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원칙이지만 이용인들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직원들 간의 업무 분배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있다. 업무가 미숙하여 이용인에게 거부당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누구는 업무를 잘하니 관리자가 업무를 더 많이 배정하는 불공평이 존재한다. 관리자들의 어려움은 이해하나 현장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노동자들의 갈등은 결국 팀제 협력 서비스(다인 서비스) 노동에서 동료애를 붕괴시킬 만큼 어려움도 주고 있다.

우리 임금은 딱 서울형 생활임금(2021년 시간당 10,702원)만 적용되어 젊고 일을 열심히 하는 활동지원사들은 주 52시간의 제약으로 초과근무를 많이 할 수 없기에 소득이 부족하다고도 이야기한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근무평정으로 현장노동자를 평가하려고 한다. 돌봄의 좋은 질에 대한 표준화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비스 매칭 시간, 이용자 만족도 등이 포함된 근무평정 요소는 현장노동자들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대다수의 우리 노동자들은 노동자 개개인 간의 경쟁심을 불러일으켜 민간과 다를 바 없는 운영 방식의 길을 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성동종합재가센터 홍포 리플렛. 성동종합재가센터는 2019년 7월, 전국 최초로 장애인활동지원사를 월급제로 직접고용하고 활동지원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이미지 자료 출처=서울시사회서비스원

또한 서울시의회, 서울시 소속 공무원들의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수익구조에 대한 질타도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입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 긴급돌봄 중에도 질 좋은 공공의 돌봄을 고민하며, 현장에서 어려움을 기꺼이 감당했던 돌봄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긴급돌봄 매뉴얼도 만들었다. 그런데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최근에는 내부 정규직 직원들 대신 외부의 단기 인력을 활용한 긴급돌봄을 진행하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행태는 공공돌봄을 고민하는 현장노동자로서 보기에 너무나 안타깝다.

서울시는 사회서비스원법이 없는 상황에서 수익성 없는 사업을 계속하기 힘들다고 한다. 대 놓고 마이너스 방향으로 사서원 사업을 이끌어 가는 것은 아닌가 의심마저 들게 한다. 월급제 안정적인 정규직 노동자임에도 돌봄 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낮은 처우와 인식,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회서비스원을 비난하는 서울시의 태도는 현재 우리의 안정적인 지위가 유한할 것임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현장노동자들에게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될 건지가 지금 서울사서원 모든 노동자의 고민이다. 현 서울시장이 보편적 복지를 원하지 않는다는데 어떻게 해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공공에서 좋은 돌봄을, 민간이 할 수 없는 돌봄을 위해 우리는 존재하는데 그걸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가? 우리는 우리의 역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전국의 사회서비스원을, 더 나아가서는 이 땅의 모든 돌봄 노동자들의 처우를 견인해 가는 역할이 우리에게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글 / 김정남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장애인활동지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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