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교원 정수 감축과 관련해 시·도교육청의 반발이 거세다. 울산교육청 노옥희 교육감은 지난 8월 13일 교원 정수 감축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교육부의 2022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1차 가배정 결과에 따르면 울산은 45명 줄어든 4,084명이 배정되어 최근 5년간 133명의 중등교사가 감소하게 되었다.

울산교육청의 중장기 계획에 따르면 중등 학생 수가 2022년, 2023년, 2024년까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교사 수를 감축하는 것은 교육여건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세종교육청의 상황은 더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최교진 교육감은 기고를 통해 신설 유치원 2곳에 13학급 증설 요인이 있으나 교육부가 오히려 14명을 줄이겠다고 하고, 초등도 신설학교 1곳을 포함 41개 학급이 늘어날 예정이라 60명 증원을 요청했지만 16명만 배정했을 뿐만 아니라 중등도 교원을 152명 늘려달라 했지만 5명만 증원됐다는 것이다.

교원이 부족하면 기간제 교사로 대체하기 때문에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학생수/학급수. OECD 기준 학급당 학생수는 특수교육 프로그램(특수학교,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이 제외됨. 출처: OECD 교육지표 2020

그동안 우리회를 비롯한 교육단체들은 학급당 학생 수 20명을 법제화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만들자는 것이다. 기재부나 교육부의 주장처럼 학령인구가 감소하니 교육재정을 낮추고 교사 수도 감축하자는 경제 논리로 교육을 바라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와 관련해 OECD 국가와 비교해 보면, 국·공립 사립을 망라해 초등, 중등 모두 학급별 학생수가 OECD 평균보다 많다. 특히, 우리나라가 교육의 롤 모델로 이야기하는 핀란드와는 뚜렷한 차이가 난다.

얼마 전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선진국으로 분류됐다. 경제만 선진국이 아니라 교육에서도 선진국이 되려면 현행 체제를 넘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학령인구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통계를 보면 아직도 학급당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과밀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이 34만 명이나 된다.

교육부는 임시방편으로 모듈러 교실을 활용해 부족한 교실을 대체하고 부족한 교사는 기간제 교사를 활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교육의 질에는 무관심해 보인다.

1990년대 초 일본과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일본은 건설 경기 부양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했고 북유럽 국가들은 교육에 대한 재정투자를 늘렸다. 그 결과 일본은 한동안 경기 침체로 잃어버린 30년을 보냈고, 북유럽 국가들은 교육재정을 늘려 경제유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교육은 당장 근시안적인 단순한 경제 개념으로 봐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성장은 결국 교육에 대한 투자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기재부와 교육부가 되길 바란다.

 

 

글 / 윤영상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


※ 이 칼럼은 <학부모신문>에 최초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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