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16일, 19일 경북미디어센터 뉴스풀 편집위원과 운영위원이 사드기지가 있는 소성리를 찾았다. 소성리 주민 및 평화지킴이의 평화행동에 참여하고 취재했다.

추석 이틀 전 9월 19일, 백광순 어머님이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어디로 가시는 걸까? 밭이었다. 광순 어머님은 차례상에 올릴 나물거리를 하러 왔다. 따님도 따라나섰다.

소성리의 추석 전 풍경이 여느 시골과 달라 보이진 않았다. 광순 어머님 댁을 방문해 인터뷰했다.

박규란 어머님은 고구마 순을 다듬고 계셨다. 아드님이 전화를 했다. 오늘도 마을회관에 나가 계신지 궁금했나 보다.

규란 어머님께 꾸꿍꾸꿍가를 들려달라고 했더니 도금연 어머님이 원조라신다. 꾸꿍꾸꿍가의 원조 도금연 어머님 댁으로 출발했다. 금연 어머님이 반갑게 문을 열고 맞으신다.

추석을 앞둔 소성리에도 평화는 찾아왔다. 하지만 바람처럼 잠시 스쳐 갈 뿐인 평화다. 사나흘 전만 해도 이곳은 전쟁터와 마찬가지였다.

 

사진=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9월 15일, 소성리 평화행동. 사진=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9월 15일, 소성리 진밭에선 매일 평화행동이 이어진다.

평화행동이 끝나고 소성리 사드 상황실인 마을회관 앞마당에 어둠이 내려왔다. 별이 하늘을 수놓기 시작하고 소성리는 새벽의 침묵이 깊어갔다.

어디서 새벽을 깨우는 차량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경찰을 실은 버스가 줄지어 마을회관 앞을 지나 올라갔다.

소성리 주민들과 평화지킴이들도 움직이기 시작하고 소성리 어머님들도 나와 계셨다.

평화시위를 시작하기도 전에 어김없이 경찰의 경고방송이 나온다. 평화를 불러일으키는 타종 소리와 함께 사드기지 물자 수송을 막는 평화시위가 시작되었다.

경찰 무리가 이동한다. 시위장에는 긴장감이 돌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주민과 평화지킴이들을 경찰 무리가 에워싸 버렸다.

경고방송이 이어지면서 우두머리가 무언가 지시를 하고 경찰 작전이 시작되었다. 평화지킴이를 끌어내고 주민들을 짐짝처럼 들고나갔다.

 

‘작전 완료!’

모두 끌려나간 길 위로 미군 물자, 공사 물자를 실은 차들이 개선장군처럼 올라왔다.

마을회관 앞마당으로 쫓겨난 소성리 주민과 평화지킴이들이 정리 집회를 한다.

정리 집회를 마무리하고 조영삼 열사 4주기 추모 위령제가 이어졌다. 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조영삼 열사는, 2017년 9월 20일 한반도 평화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실천하며 살았던, 길지 않은 생을 마감했다.

원불교 위령제 형식으로 진행된 추모제에 열사의 부인과 아들이 함께 했고 평화지킴이들은 추모의 마음을 이어갔다.

사드 쫓아내는 그날이 오기를 염원하는 노랫소리가, 마을회관을 시작으로 사드기지를 거쳐 다시 온 마을을, 온 마음을 감돌아들었다.

추석 이틀 전, 평화지킴이들이 소성리 마을회관 곳곳을 청소하고 있다. 경찰도 빠져나간 소성리는 평화로운 시골 마을처럼 보이지만, 사드기지가 철거되기 전까진 잠시 스쳐 가는 평화일 뿐이다.

소성리, 사드가 앗아간 일상… 평화… 소성리 어머님의 노랫가락이 귓가에 맴돈다. 삶의 애환을 담았던 노랫가락은 평화에 대한 염원을 품고 다시 태어났다. 꾸꿍 꾸꿍 꾸꿍 꾸꿍….

어머님의 노래는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파아란 아우성이 되고, 평화 연대를 기다리는 파아란 손짓이 되었다.

 

 

영상 및 사진 촬영 : 김연주, 김동창, 김용식, 이용기, 권정훈
영상 내래이션 : 김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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