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제정 위해, 부산에서 국회까지 ‘30일의 도보행진’ 나서
“차별금지법 백만 보 앞으로” 구호 외치며 500km 걷는다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30일의 도보행진 #1110평등길” 부산 출정식. 사진=차별금지법제정연대

12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미류와 종걸 활동가는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30일의 도보행진 #1110평등길” 부산 출정식을 열고, 부산시청에서 국회까지 30일간의 도보 행진에 나섰다.

미류, 종걸 활동가는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및 국회의 조속한 법안심사를 촉구하며 다음 달 10일까지 30일 동안 국회까지 약 500km, 백만보를 걸을 예정이다.

두 활동가는 12일 부산시청을 출발하여 밀양, 청도, 대구, 칠곡, 김천, 대전, 청주, 천안, 수원을 거쳐 오는 11월 10일 국회에 도착한다.

이들은 걷는 동안 각 지역에서 법 제정 촉구 간담회, 추모식,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회의 연내 법 제정을 촉구해 나갈 계획이다.

행진에 앞서 종걸 활동가는 “오늘 부산에서 서울까지 평등길 500km를 출발한다. 차별금지법제정을 위한 14년 여정 속에서 시민들은 또 한 걸음 평등을 향해 내딛는다. 10만 행동을 통한 국민 동의 청원심사가 11월 10일까지”라며, “한 달 남은 지금, 국회는 더 이상 ‘차별해 달라’는 소수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평등을 요구하고, 존엄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절대다수 시민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1월 10일 서울까지 한 달 동안 각자의 삶 속에서 ‘#평등길1110’에 함께 힘 보태 달라. 차별금지법 제정을 백만 보 앞당겨 연내 제정 쟁취하자”고 밝혔다.

 

“30일의 도보행진 #1110 평등길” 나서는 미류, 종걸 활동가. 사진=차별금지법제정연대
‘30일의 도보행진 #평등길1110’에 나서는 미류, 종걸 활동가. 사진=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지난 6월 11일 차별금지법 제정 10만 행동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완료되었다. 국회법상 국민동의 청원의 심사기한은 90일이다. 하지만, 국회는 특별한 사유 없이 심사기한 9월 11일을 넘겨 60일을 연장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국회가 스스로 정한 심사기한 90일을 어기고 60일을 연장한 상황에서, 11월 10일까지 법안심사를 마칠 것을 촉구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도보행진 이름을 ‘#평등길1110’으로 정했다.

이날 부산시청에서 열린 도보행진 출정식 외에도 서울, 춘천, 원주, 충남, 경남, 울산, 광주, 전북, 경기, 제주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경북과 대구 구간은 10월 16일부터 10월 23일 충북 영동의 추풍령역까지 8일간 일정으로 진행한다. 행진단은 10월 15일 오후 4시경 경북 청도에 도착한다.

도보행진은 매일 오전 8시경 출발하여 오후 4시경 마무리되는 일정으로 하루 약 20km를 걷는다.

경북과 대구 구간 ‘#평등길1110’에 함께 할 사람은 각 구간 담당자(경북 청도: 김용식 010-3345-3600 / 대구: 서창호 010-8191-7744 / 경북 칠곡~김천: 최인혁 010-5874-8027)에게 문의하면 된다.

 

◆ 경북·대구 구간 도보행진 일정 ◆

2021.10.15.(금) 경남 밀양 - 경북 청도
밀주교 -> 밀양중 -> 밀양대공원 -> 상동역 -> 유호출장소

2021.10.16.(토) 경북 청도 / 18km
청도 신거역->청도역->청도군청->유등연지->목림교차로

2021.10.17.(일) 경북 청도-대구 / 15.1km
청도 목림교차로->삼산리회관(점심)->대구 스파밸리

2021.10.18.(월) 대구 / 휴식

2021.10.19.(화) 대구 / 19.3km 
대구 스파밸리->대구은행네거리->경북대북문(기자회견, 점심)->만평네거리

2021.10.20.(수) 대구-경북 칠곡 / 19km 
만평역->대구보건대(점심)->신동역(점심)->연화역

2021.10.21.(목) 경북 칠곡 / 18km 
칠곡 연화역->왜관역->약목역(점심)-> 보손보건진료소  

2021.10.22.(금) 경북 칠곡-경북 김천 / 21km
칠곡 보손보건진료소->김천남면우체국(점심)->김천역

2021.10.23.(토) 경북 김천-충북 영동 / 16km  
김천역->김천대->태화보건진료소(점심)->영동 추풍령역

* 출발 오전 9시(긴 구간의 경우 오전 8시) -> 12시 또는 1시 점심 -> 오후 5시 안에 도착


 

하나,  함께 걷는 평등길은 유튜브와 함께! : 매일 6시간, 총 500km 평등길
차별금지법제정연대유튜브계정 ‘구독하기’ 버튼을눌러주세요!
http://bit.ly/equalityact-youtube

둘, 함께 걷는 여기, #평등길1110
각자의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우리의 걸음으로 함께 걷는 평등길을 만들어요!
step 1. 도보행진 기간 동안 각자의 일상에서 걷는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주세요.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뱃지, 무지개 깃발 등과 함께해도 좋아요.)

step 2. #평등길1110 해시태그를 달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공유해주세요.

셋, 후원하기
우리은행 1006-201-507617 차별금지법제정연대

 

- 미류, 종걸 활동가 입장문 -

2021년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도보 행진을 시작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10만 행동의 열기가 국회로 넘쳐흐르던 6월을 기억합니다. 청원이 열리자 순식간에 차오르던 동의와, 10만을 앞두고 새로고침을 누르며 설레던 마음들에 응답하며 국회도 조금씩 움직이는 듯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박주민 권인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평등법안 3개와, 지난해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안까지, 4개의 법안을 비교 검토하는 일이 시작될 거라는 기대를 놓지 않았습니다.

국회에 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된 것이 2007년입니다. 14년의 시간 동안 국회는 출발선에서 한걸음 물러나기만 반복했습니다. 차별금지법안에서 일부 차별금지 사유를 삭제해 차별을 허락하는가 하면, 수십 명의 의원들이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했다가 스스로 철회했습니다. 14년의 시간 동안 국회가 만든 풍경이 무엇인지 보십시오. 인권과 평등의 원칙이 무너지고, 사회구성원 누군가들에 꼬리표를 붙이며 공공연히 모욕하고 혐오하는 문화가 확산되었습니다. 일을 구하기는 어려웠고 쫓겨나기는 쉬었습니다. 국회가 뒷걸음질 치는 동안 누군가들의 삶이 벼랑으로 내몰렸습니다.

차별로 숨 막힐 듯한 세상에서, 서로의 존엄을 지켜주는 연대가 숨 쉴 자리를 만들어왔습니다. 집회와 행진과 축제의 장에서, 집과 학교와 일터와 거리에서, 조금씩 다른 길을 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부고가 전해질 때마다 먼저 용기 내 서로의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기만 기다리는 세상에 맞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그려왔습니다. 10만 행동은 저마다의 용기와 간절한 연대가 틔운 새로운 시간이었고 이제 국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국회는 4개의 법안을 탁자 위에 올리지도 않았습니다. 90일의 기간 동안 국민동의청원을 심사하도록 한 국회법도 무시했습니다. 11월 10일까지 심사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통지만 있었을 뿐, 언제 어떻게 시작할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는 겁니까. 차별을 금지해야 할 이유를 모른다면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고, 차별을 금지할 방법을 모른다면 정당의 자격이 없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헌법상 평등권 실현을 위한 국회의 책무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말과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행동 사이에 은하수가 있어 오작교 놓아주기라도 기다리는 겁니까. 입법기관의 책무를 시민들에게 떠넘기며 회피하지 마십시오.

10만 행동에 응답하는 법안심사를 11월 10일까지 마칠 것을 요구합니다. 2021년 정기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합니다. 국회는 누군가의 삶을 나중으로 미룰 권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도보행진을 시작합니다. 10월 12일 부산에서 출발해, 11월 10일 서울 국회 앞까지, 출발선에서 미적대는 국회가 걸음을 떼도록 촉구하며 30일을 걷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100만 보 앞으로 당겨보자며 겁 없이 시작합니다. 차별에 지지 않고 평등의 길을 내왔던 사람들, 평등의 감각을 나누며 길을 넓혀온 사람들을 기억하고 또 기대며 갑니다.

부탁합니다. 30일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걸으며 평등길을 이어주십시오.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소수의 눈치를 보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이 오히려 소수인 것처럼 외면하는 국회를 향해 소리쳐주십시오. #평등길1110 해시태그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주십시오. 2021년, 차별금지법을 제정합시다.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활동가 이종걸,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미류 드림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