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0시, 신경주역으로 통합 재편되며 운영 중단

 

27일 23시 16분, 부전역에서 동대구역으로 가는 경주역 마지막 기차인 무궁화호 1796 열차가 역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김용식

28일 0시, 경주역이 문을 닫았다.

12월 28일 동해남부선과 중앙선이 새 노선으로 운행을 시작하면서 경주역과 함께 운영되던 서경주역, 안강역, 건천역, 불국사역도 문을 닫았다.

경주역의 폐쇄는 3차 국가철도망 구축 사업에 따라 단선으로 운행되던 동해남부선과 중앙선이 복선전철로 새롭게 운행을 시작하면서 단행됐다.*

경주역이 문을 닫으면서, 기존 경주역을 출발해 불국사역~호계역~태화강역으로 가던 무궁화호의 운행도 중단되었다. 불국사역, 안강역, 건천역, 서경주역과 함께 나원역, 모화역, 사방역, 입실역, 모량역, 아화역 등 17개의 역이 함께 문을 닫은 것이다.

 

경주역 폐역을 앞두고 역사를 정리하던 직원 한 분은 “103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짐을 싸고 있으니 마음이 종잡을 수가 없다”며 경주의 역사에 대해 간략히 들려주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경주역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10월 31일 대구-경주-불국사 노선의 경편철도 경동선(慶東線)에 속한 역으로 조선철도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사철(私鐵)로 시작했다.

당시 운행하던 열차는 협궤열차(궤간 762mm)였다. 일제강점기 총독부의 조선철도 12년 계획의 하나로 1928년 7월 1일 국유철도로 매수하면서 지금과 같은 운영 형식을 띠게 되었다.

당시의 경주역은 지금의 위치인 경주시 성동동이 아닌 현재 서라벌문화회관(경주시 사정동)이 있는 장소였다.

1936년 12월 1일 철도 노선을 표준궤도(궤간 1,435mm)로 개량하면서 경주역도 현재의 장소로 이전 신축하여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28일 0시를 앞두고 무재해를 염원하는 깃발과 한국철도공사, 태극기 순서로 하강식이 진행되고 있다.
28일 0시를 앞두고 무재해를 염원하는 깃발과 한국철도공사, 태극기 순서로 하강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김용식

경주역은 문을 닫지만, 지역에서는 ‘경주역사와 역 광장’ 부지를 활용한 경주역 문화플랫폼 조성 사업을 통해 문화, 체험, 전시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현재의 모습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으로 보이니,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지 경주 시내 중심가에서 가까운 경주역을 방문해 주시기 바란다.

27일 밤, 23시 16분 동대구행 열차가 경주역을 떠나며, 경주역은 천년고도 경주에 또 하나의 역사가 되었다.

 


* 새로운 노선 개통으로 28일부터 경주역은 KTX와 SRT가 정차하던 신경주역으로 통합되고, 신설된 아화역(서면 심곡리), 안강역(안강읍 갑산리), 서경주역(현곡면 하구리)이 운영을 시작했다. 동해남부선의 무궁화호는 신경주역에서 하루 51회, 서경주역 12회, 아화역 8회, 안강역 12회 정차한다. 중앙선은 신경주역에서 6회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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