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기

 

어떤 돌아오기의 끝에는 달라진 게 없지


때 묻은 손톱도 늘어진 주름도 변함없이 내 것이라는

어떤 돌아오기는 자꾸만 눈곱 낀 거울을 들이밀지


어떤 돌아오기의 끝에는 그래도 달라진 게 없지


때 묻은 손톱도 늘어진 주름도 변함없이 내 것인데

거울을 들여다보면, 거울을 들고 있는 내가 보이지


어떤 돌아오기의 끝에는


거울을 돌아선 사람이 보이지

때 묻은 손톱을 영영 늘어진 주름을 돌아설 수 없는


곳으로


돌아온 사람의

눈곱을 닦아주지

 

 

- 2021년 12월 3일, 경산시의 대형 장애인 거주시설인 성락원의 거주인 학대 사건을 규탄하고 시설 폐쇄 및 장애인의 지역사회에 함께 살 권리를 선포하는 시민들의 기자회견이 성락원 입구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경산시청에서 성락원으로 이어진 행진을 마치고, 활동가 ‘아리’가 성락원과 그 앞에 모인 시민들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사진, _ 김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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