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달이 겨울철 별자리와 만나는 하늘 잔치 열린다

 

좀생이별(플레이아데스성단)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촬영 유종선
좀생이별(플레이아데스성단)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촬영 유종선

3월 8일은 음력 2월 초엿새로 좀생이별의 날인 ‘좀상날’이다. ‘좀상날’이 되면 좀생이별이 달을 뒤따르는 정도를 보며, 한 해의 풍흉을 가늠하고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공동체 놀이를 했다.

일제 강점기 초기까지도 방방곡곡 마을마다 좀상날 공동체 놀이를 했지만, 지금은 강릉 하평마을의 좀상날 행사로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매년 음력 2월 초엿새가 되면 강릉 하평마을에서는 사천하평답교놀이 등 좀상날 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

좀생이별은 황소자리 부근에 맨눈으로  보이는 약 6~7개의 별이 달 크기 4배 정도의 영역인 2° 내에 좀생이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좀생이별은 한자 문화권에서 28수 중 하나인 묘성(昴星)이라 했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이라 하고, 별 보는 사람들은 M45(메시에 목록 45번)라 한다.

일본에서는 같은 의미로 스바루(すばる, 昴)라 하고, 고대왕국인 페르시아에서는 소라야(Soraya)라고 부른다.

그리스신화에 따르면 플레이아데스는 티탄 족의 아틀라스(Atlas)와 바다의 님프인 플레이오네(Pleione) 사이에 태어난 딸들로, ‘아틀라스(또는 플레이오네)의 일곱 자매’라는 뜻이다.

좀생이별에 관한 기록은 약 5,000년 전의 중국 문헌에도 나타난다. 기원전 750년경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에도 묘사되어 있다.

또한, 기원전 700년경 헤시오도스의 작품에서도 확인된다. 기원전 750년경 구약성서에는 선지자 아모스의 언급에도 나타난다.

 

좀생이별 M45는 산개성단으로 대략 500개가 넘는 어두운 별들이 모여 있다. 이 별들은 태양 나이의 약 5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젊은 별들로 모두 밝은 청백색을 띤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 7개는 알키오네(Alcyone), 아틀라스(Atlas), 엘렉트라(Electra), 마이아(Maia), 메로페(Merope), 타이케타(Taygeta), 플레이오네(Pleione)이다.

이들 중 가장 밝은 7개의 별은 약 7광년 정도의 영역에 있다. 그중 가장 밝은 알키오네(Alcyone)는 2.8등급이고, 플레이오네(Pleione)는 5.1등급이다. 이 별들은 태양보다 40배~1000배 정도의 질량을 가진다. 최근 성단 내부에 작은 질량을 가진 어두운 갈색왜성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별 주위의 푸른빛은 별에서 나온 빛이 성간먼지 알갱이에 반사된 것이다. 수소가스 내부에 존재하는 먼지들이 별빛을 산란(반사) 시키는 것이다.

망원경의 오랜 노출로 촬영한 사진에서는 성운 전체를 휘감고 있는 반사성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반사성운(NGC 1435)은 메로페(Merope) 근처에서 특히 밝게 빛난다.

 

3월 8일부터 3월 12일까지 달과 겨울철 별자리의 만남 그림
3월 8일부터 3월 12일까지 달과 겨울철 별자리의 만남 그림

봄이 되면서 해가 지면 카시오페이아가 북서쪽으로 지고, 북두칠성이 북동쪽에서 떠오른다.

‘좀상날’을 전후로 달이 겨울철 별자리와 만나는 하늘 잔치가 열린다. 달은 일주일 동안 초승달에서 반달로 바뀌고, 황소자리와 쌍둥이자리를 지나면서 겨울철 별자리를 보낸다.

좀상날인 3월 8일, 초승달이 왼쪽에 황소자리에서 가장 밝은 알데바란(Aldebaran)과 오른쪽에 더 가까운 좀생이별인 플레이아데스 사이를 지난다.

3월 9일 플레이아데스를 지난 달은 황소자리의 플레이아데스, 알데바란, 황소자리 베타별인 작은 엘나스를 잇는 삼각형 내부를 지난다.

3월 10일의 달은 황소자리의 두 뿔, 베타별인 작은 엘나스와 희미한 제타별의 중간 지점에 머무른다.

3월 11일 저녁 어두워진 후 남쪽 하늘에 높이 떠오른 달과 쌍둥이자리의 별들을 볼 수 있다. 그 방향에서 직각으로 마차부자리 카펠라와 작은개자리 프로키온 사이의 중앙에서 밝게 빛난다.

3월 12일 밤에는 달이 쌍둥이자리 폴룩스와 가까이 지나며 카스토르와 함께 높이 떠 밤하늘을 가로지른다. 그 시간 쌍둥이자리 아래에서는 작은개자리 프로키온과 큰개자리 시리우스와 서쪽으로 기우는 오리온자리를 함께 볼 수 있다.

좀상날 달과 좀생이별의 거리를 보며 풍흉을 가늠해 보고, 달과 겨울철 별자리가 벌이는 하늘 잔치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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