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정상 등교가 어려운 상황에서 3월 새 학기를 맞는 학부모들은 설렘보다 걱정이 앞선다. 새내기 학부모 교실 등 학부모 대상 교육에서 주로 듣는 질문을 모아 10문 10답으로 정리해 보았다.

 

1. 아이가 소극적인 성격인데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할 수 있을까요?

새 학년에 올라가는 모든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공통적으로 걱정하시는 부분입니다. 친구들, 선생님과 잘 지내고 싶고 학교생활도 잘하고 싶은 바람은 소극적인 아이든 활발한 아이든 모두 마찬가지죠. 우선, 학부모 상담을 적극 활용해 보세요. 학교에서 잘 지내기를 바라면서 정작 자녀의 학교생활에 무관심한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데요, 학부모 상담은 초·중·고 모두 중요합니다. 1학기에는 자녀의 특성, 건강 상태, 생활 환경 등 교사가 교육 활동 시 알아두면 도움이 될 자녀의 정보를 전달하는 상담이고, 2학기에는 자녀가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듣고 가정에서 협력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는 상담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상담 주간에 원하는 시간대를 정해 전화 상담이 가능하니 직장을 다니시더라도 학부모 상담은 꼭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2. 예비 초등생 학부모인데 기본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초등 1학년 학부모들의 질문 중에 화장실, 젓가락질 등 일상생활에 관한 부분이 많아요. 어린이집·유치원에서는 교사가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챙겨줬지만 학교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수업하다 말고 화장실을 데려다주는 건 다른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건의를 받을 수 있고, 자녀도 다른 친구들 앞에서 낙인이 찍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일상생활 부분은 가정에서 습득시켜 보내시길 당부드려요.

한글을 떼고 가야 하는지, 어디까지 선행이 필요한지 등 학습에 관한 부분은 학교에서 당연히 담당해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학습 속도가 느린 부분에 대해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건 잘못된 것이니까요. 교육청별로 학습에 도움을 주는 교사나 도움센터 등 학습 도움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으니 이를 활용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3. 학교에 건의할 사항이 있을 땐 어떻게 해야 되나요?

건의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하시는 게 좋습니다. 교사에 대한 문제나 학교 운영에 관한 문제 제기 등을 할 때 다짜고짜 교무실이나 교장실로 전화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면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도 민원이 되고, 학부모가 아닌 민원인이 됩니다. 의견 제시와 민원의 차이는 공식적인 절차와 공공성에 있습니다. 내 자녀만을 위해서 공공의 규범을 무시하는 것은 건의라고 볼 수 없죠. 학급 사안은 학급의 학부모 대표에게, 학교 사안은 학부모 회장에게 건의해서 개인이 아닌 학부모들의 의견으로 공식적으로 제안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덧붙여, 학급 대표나 학부모회 임원은 회원인 학부모를 대표하는 사람이므로 개인이 아닌 공인입니다. 개인 정보 보호가 아닌 공인으로서 연락처를 홈페이지나 학부모 밴드에 공유하는 건 회원들에 의해 선출된 대표의 의무입니다.

 

4. 학부모회에 꼭 가입해야 하나요?

학부모회는 선택해서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입학하는 순간 의무적으로 그 학교의 회원이 되는 겁니다. 편의상 학생 한 명에 보호자 한 명으로 책정하므로 교육청이나 지자체 지원 사업 신청 시 학부모회 회원 수는 전교 학생 수와 동일하게 작성하면 됩니다.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는 학부모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다가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알아서 하겠거니 하며 활동을 줄입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많아지자 활동하는 학부모 수가 더 줄었습니다. 거꾸로 가야 바람직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에 가 보지 못할수록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져야 합니다. 중·고등학생 때는 초등학생 때보다 학교생활 규정에 엄격하게 적용을 받습니다. 상벌점제 같은 생활평점제와 각종 징계 규정, 생활교육위원회(기존의 선도위), 교권보호위원회 등을 제대로 알아야 자녀의 학교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과정, 입시제도 등 달라지는 교육 정책에 대한 정보도 학교를 통해 전달받고 교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식적인 채널이 아닌 카더라통신과 사교육 기관의 상술에 휩쓸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다행히 학부모회 운영도 비대면 활동이 늘어서 직장인도 참여하시기 수월해졌습니다.

 

5. 학부모 총회, 참석해야 하나요?

학부모 총회는 모든 학교가 반드시 실시해야 합니다. 전국 17개 교육청 중 경남, 대구, 대전을 제외한 14개 시·도교육청에는 학부모회 조례가 제정되어 학부모 총회를 필수로 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또한, 조례가 없는 지역이더라도 초·중등교육법에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위원은 학부모 대표 회의, 즉 총회에서 선출하도록 되어 있어 학부모 총회를 실시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대면 총회가 어려워 부득이 비대면 총회로 대신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2020년에는 설문 조사 참여식으로 하던 학교들이 그다음 해는 줌을 활용한 실시간 비대면 총회로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학교설명회 형태로 교사들이 진행하던 방식에서 학부모회가 주관하는 학교도 늘고 있습니다. 학부모 총회를 진행하는 시나리오를 제공하는 교육청도 있으니 학부모회 임원이라면 해당 교육청에 문의해 보세요.

학부모 총회는 학부모들의 최고 의결기구이자 1년에 한 번 있는 최대 행사입니다. 우리 학교 학부모회가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임원은 누구인지 등을 아는 것은 학부모의 권리입니다. 학부모 총회 참석이 활성화되기 위해 직장에서 학부모 활동을 유급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적 지원도 마련돼야 합니다.

 

6. 학부모 소통 채널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부모회 임원 교육 때마다 빠지지 않는 질문이 학부모 연락처 확보입니다. 학교는 ‘개인 정보 보호법’을 이유로 학부모들의 연락처를 알려 줄 수 없다는 입장만 강조해요.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첫째, 학교가 학년 초에 학교 운영에 필요한 학생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일괄적으로 승낙 받을 때 학부모회에도 제공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면 됩니다. 보존 기간은 1년으로 하고 해마다 가정통신문을 새로 받아 학부모회에 제공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둘째, 학부모회에서 학부모 총회 참석자들에게 직접 연락처를 받는 방법입니다. 대면 총회 시는 참석 등록부에 개인 정보 제공 동의 체크 란을 추가하고, 비대면 총회 시에는 온라인 설문 문항에 추가하면 됩니다. 단, 이 방법은 전교 학부모가 아닌 참석자 연락처만 받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셋째, 각 학급 담임교사가 학급별 단톡방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학부모들과 함께 소통방에 있기 곤란하면 개설만 해 주고 방을 나가면 됩니다. 학급별 단톡방만 잘 구성되면 학년 대표, 기능별 학부모 모임 및 대의원회 구성도 가능합니다. 넷째, 학부모회 밴드를 개설해 주소를 공유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학교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개인 연락처를 알려주지 못한다면 밴드 주소를 전교 학부모에게 문자로 공지해 달라고 요청하세요. 밴드는 원하는 사람만 가입하는 것이니 개인 정보 보호나 강제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시기 바랍니다. 학교와 학부모 간의 소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7. 직장맘인데 자녀의 비대면 수업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답변하기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현재 해결하기 가장 어려운 과제죠. 중·고생도 컴퓨터 앞에 하루 종일 집중하고 앉아 있기 어려운데 초등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서 출근하면서 자녀를 학원에 데려다주는 학부모가 많다고 합니다. 공교육 기관이 문을 닫을 때 사교육 기관이 틈새를 공략해 문을 여는 거죠. 일단, 학습 도움 인력 문제는 개인의 영역이 아닌 공공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공시설과 인프라를 이용해 학습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해야죠. 비대면 수업 때도 신청 학생들에게 도서실, 컴퓨터실 등을 개방하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마을공동체에서도 이런 노력이 있고요. 우리 학교, 우리 지역에도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 줄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퇴근 후 각 가정에서 할 일은 자녀와 대화 시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어른들은 그래도 사회생활을 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지만, 학생들은 비대면 상황이 길어질수록 점점 대화하는 방법도 잊게 됩니다. 매일 학교의 E-알리미를 확인하고 오늘 배운 수업들에 대한 얘기뿐만 아니라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지 물어봐 주세요. 친구들에게 잊혀질까봐 두려워하는 아이들, 나만 도태될까 봐 걱정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게 공부보다 중요합니다.

 

8.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할까 봐 걱정돼요.

학교를 못 가는 상황에서도 학교 폭력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학교 폭력은 아이들 마음속의 화와 우울감이 쌓여서 표출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우울감을 겪는 아이들도 늘고 있고요. 2020년 학교 폭력 피해를 입은 유형을 조사했더니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 사이버 폭력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학교 폭력은 누구든 피해 학생이 될 수도, 가해 학생이 될 수도 있어요. 이번엔 내 자녀가 피해 학생이지만 다음엔 가해 학생으로 신고될 수도 있음을 감안해 무조건 학교 폭력으로 접수하는 일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20년 3월부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교가 아닌 교육지원청으로 가서 심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전담기구’에서 학교 자체 해결을 할지 말지 여부만 결정할 수 있어요. 교사나 전담기구는 일체 화해나 중재 등 개입을 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연락처도 알려줄 수 없게 되어 있고요. 현행법이 그렇습니다. 심지어 신고 즉시 가해와 피해 학생을 분리시키는 것으로 법이 개정되어서 사안 조사를 하기도 전에 피해 추정 학생이 원하면 가해 추정 학생은 수업에 최장 3일간 출석할 수가 없습니다. 학교 자체 해결 제도가 시행되었지만 아무리 경미한 사안이라도 피해 학생 측에서 요청하면 교육지원청의 심의위원회로 접수됩니다. 심각한 폭력은 당연히 그에 적합한 조치를 받아야 하지만, 경미한 사안들 대부분은 학생들 간의 갈등이 학부모 싸움으로 번진 경우입니다. 학생들은 서로 화해를 했는데 학부모들 간에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심의위원회 이후 행정심판, 행정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건 쟤를 전학 보내라는 것이 아니라 다시 예전처럼 친구로 지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상급 학교에서, 마을에서 계속 만나게 되고 성인이 되어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갈 우리 아이들입니다.

학교가 사법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으로 바로 서고, 교실과 마을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포용력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9. 아이가 하루 종일 스마트폰과 게임에 빠져 살아요.

해마다 스마트폰 과의존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원격수업 때문에 디지털 기기를 멀리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아닌 슬기롭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검색하시면 연령별 예방 교육 자료 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유해 사이트 관리 어플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자녀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함께 얘기하고 사용 수칙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가 좋아하는 유튜버나 즐겨 보는 채널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화하면서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길잡이가 되어 주세요.

게임도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기보다 자녀가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함께 해 보고 “이런 게임은 너무 폭력적이니 다른 걸 해 보자”고 권유해 보세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보고 모방하는 학교 폭력 사례가 많이 접수됩니다. 여기에 등장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나 ‘딱지치기’를 해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은 이 게임의 벌칙이 ‘죽거나 맞는 것’인 줄 알고 있습니다.

게임에 몰입한 아이들은 다른 것으로 그 시간을 채워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친구와 함께 놀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가족이 함께 노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10. 안전공제회가 무엇이고 어떻게 신청해야 하나요?

학교 교육 활동 중에 다쳐서 치료비가 발생되면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험회사처럼 실제 사용한 비용(비급여 항목 제외)을 지급해 주는 제도입니다. 독감, 아토피 등 질병은 해당이 안 되고 친구들과 놀다가 다치거나 혼자 실수로 다치는 것 등 상해 부분이 해당됩니다. 학교 수업 중일 때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 점심시간, 야외 체험학습, 그리고 등하교 시간에 발생한 사고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 실손보험을 가입하셨어도 중복해서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안전공제회를 신청하면 학교나 교사에게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으니 안심하고 신청하세요. 사고 발생 시 담임교사나 보건실에 반드시 기록을 남겨야 학교에서 사고 통지를 할 수 있습니다. 등하교 시에 다쳤어도 반드시 담임교사에 문자를 남겨 두시는 게 좋습니다. 학교에서 사고 접수만 해 주면 그다음 과정부터는 학부모가 직접 안전공제회 사이트에서 진행하시면 됩니다. ‘경상북도 학교안전공제회’ 식으로 검색해 각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안전공제회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세한 절차가 안내되어 있습니다.

 

정리 :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회


※ 이 글은 <학부모신문>에 최초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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