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제주 강정 해군기지 정문에서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출발 선언식이 열렸다. 사진 오두희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이 경북·대구를 찾는다.

15일 제주 강정 해군기지를 출발한 문정현 신부와 봄바람 순례단은 서울에서 열리는 4월 30일 집회까지 전국을 순례하며 “위기의 시대에 작은 희망을 틔우며 다른 세상을 향해 값진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봄바람 순례단은 출발 선언문에서 “위기는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다. 다른 세상, 먼저 온 미래를 지금 여기서 살며 투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찾을 것”이라고 밝히며 ‘지금 당장 기후 정의,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 연습 말고 평화 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여정에 나섰다.

 

순례단은 40일 동안 평화와 생태, 노동, 인권 등 관련 투쟁 현장을 찾는다. 16일,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 촉구 행동에 이어 17일 부산에 도착해 ‘가덕도, 새만금, 제주2공항 3개 신공항 반대 기자회견’에 참여한다. 

19일부터는 경북·대구지역에서 불평등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의료공백으로 숨진 고 정유엽 학생 2주기를 맞아 19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경산 남매지에서 열리는 코로나19 희생자 추모제를 시작으로 21일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인접 주민 이주대책 요구 출근 투쟁, 대구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정규직 전환 투쟁에 연대한다.

22일에는 AIG 보험대리점 부당노동행위 규탄 선전전,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 현황과 혐오와 차별 간담회,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평등길1110> 공동체 상영회와 여성노동자 간담회에 참여한다. 24일에는 성주 소성리 평화행동에 함께한다.

봄바람 순례에 나선 문정현 신부와 활동가들은 20여년 전 ‘평화바람’이라는 이름으로 반전 평화를 외치며 전국을 유랑한 바 있다. 군산 미군기지 반대,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용산 참사, 제주 해군기지 반대 현장에서 투쟁하는 사람들 곁을 지키며 평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순례단은 “대리 권력에 우리의 힘을 맡겨두고 요청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 각자가 삶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힘을 스스로 실천하며 다른 세상을 선언할 것”이라며 “40일 순례에 함께해 달라”고 전했다. 

순례 길동무 참여 신청은 bit.ly/3KLgwin에서 한다. 순례 주요 일정은 https://bit.ly/3HW1gNI에서 확인할 수 있다. 

 


■ 3월 순례 일정

 

- 3월 15일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출발 기자회견(12시, 제주해군기지)
고용보장 없는 제주칼호텔 매각반대 투쟁 연대 방문(15시 30분, 제주 칼호텔)

- 3월 16일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 촉구 행동(10시, 핫핑크 돌핀스 제주 돌핀센터)

- 3월 17일
김해공항 도착(10시 30분, 김해공항)
가덕도, 새만금, 제주2공항 3개 신공항 반대 기자회견(11시 30분, 가덕도 대양전망대)
가덕도 현장 답사(13시~15시) /가덕도 신공항 반대 목요행동(18시30분, 부산 서면 놀이마루)

- 3월 18일
아프가니스탄 난민 울산정착관련 차별금지법 제정연대와 간담회(11시, 울산 북구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교육관)
불법파견, 범죄집단! 현대건설기계 기소 촉구! 검찰 규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서진 이엔지 약식 집회와 농성장 연대 방문 및 간담회(14시, 울산검찰청앞)

- 3월 19일
‘코로나 19로 인한 아픔의 추모제 기억, 연대, 애도’ 코로나19 의료공백으로 사망한 정유엽 2주기 추모식(14시, 경산 남매지)

- 3월 21일
월성 원자력 발전소 인접 주민 이주대책 요구 출근 투쟁(8시30분, 월성원자력홍보관)
대구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민간위탁 폐지! 정규직 전환 쟁취! 지지 방문

- 3월 22일
AIG 어드바이저 보험대리점 관리자 갑질및 부당행위 규탄 선전전(10시 30분, 대구 범어네거리)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 현황과 혐오와 차별에 대한 간담회(13시, 경북대학교 교육관 111호)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_내일을 여는 극장 with 여성노동자 <평등길1110> 공동체 상영및 간담회(16시 대구 여성노동자회 1층 카페)

- 3월 23일
송전탑이 세워진 마을 둘러보기(15시, 밀양)
봄바람과 함께 하는 밀양 청도 탈핵 탈송전탑 집회(18시 30분, 영남루 계단)

- 3월 24일
불법사드기지 공사에 저항하는 소성리 평화행동(6시 30분, 소성리)

- 3월 25일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과 간담회(11시, 전주)
새만금 신공항 반대 전북도청 집회 후 국민의 힘 전북도당까지 행진(14시, 전북도청)

- 3월 26일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 수라갯벌 걷기(10시, 군산공항 앞)
하제마을 미군공여 반대, 팽나무 지키기 팽팽문화제(14시, 하제팽나무)

- 3월 28일
영광한빛핵발전소 영구폐쇄를 위한 행동(10시 30분, 영광군청)

- 3월 29일
광주 망월동 518묘역 방문(10시, 광주)
문정현신부님과 함께 하는 “다른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광주 시민사회 좌담회(14시, YMCA 무진관)

- 3월 30일
팽목항과 목포 신항을 둘러보며 세월호 기억하기(10시30분, 팽목항)
순례 코스 : 팽목항-기억의 숲- 점심식사-목포신항(2시)- 간담회

- 3월 31일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 평화로운 저항, 농성 지지방문과 간담회(하동군청)

※ 현장 연대 일정은 계속 업데이트 예정

문의 : 딸기 010-9735-0408, 오이 010-2612-2322

후원 : 농협 301-0390-7008-93 문정현

 

■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 출발 선언문

 

지금 당장 기후정의! 차별을 끊고 평등으로!

전쟁 연습 말고 평화 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천만 비정규직의 시대,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한 시대, 기후위기로 생태계 균형이 흔들리는 시대, 평화보다는 전쟁을 연습하는 시대. 누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을 위기의 시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기는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습니다. 가장 힘없는 곳에서부터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공항 또 짓는다고 갯벌을, 섬을 파괴합니다. 서울에 더 많은 전력을 보내기 위해 시골 마을은 온통 송전탑에 둘러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들이 거리로 나앉고 있습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외침에는 여전히 ‘나중에’라고 합니다. 기후재난으로 위협받는 사람들의 권리는, 기업의 이윤 앞에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비는 최고치를 경신해 55조에 육박하고 세계 6위의 군사력을 자랑하며 분쟁지역에 무기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위기는 가까이 있는데, 정치는 너무나 한가하게 서로를 헐뜯는 것에만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누가 덜 나쁜가를 두고 서로 경쟁할 뿐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외침에 화답하는 정치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기의 시대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틔우며 다른 세상을 향해 값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위기가 불평등하게 도래할 때 그 불평등을 깨트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만이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지 않습니다. 위기를 직면하고 다른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다른 세상을, 먼저 온 미래를, 지금 여기서 살며  투쟁하는 사람들 속에서 찾고자 합니다. 노동의 존엄을 찾는 사람들, 차별을 넘어 온전한 나 자신을 찾는 사람들, 인간과 자연의 연결을 회복하려는 사람들, 경제 성장이 아니라 삶의 성숙을 일구는 사람들, 전쟁연습이 아니라 평화를 연습하는 사람들, 기후위기 현장에서 정의로운 전환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  투쟁하며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며 멈추지 말고 만나 보자고,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누가 권력을 잡던, 대리 권력에 우리의 힘을 맡겨 두고 요청하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 각자가 삶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힘을 스스로 실천하며 다른 세상을 선언하려 합니다. 3월 15일 제주에서 출발해 4월 30일 서울로 향하는 그 길에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과 함께하는 길동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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